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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흥미꺼리/취재 뒷담화

일본차 뜨고 독일차 하락?…기사도 내맘대로?

일부 성의없는 기자들로 인해 허술한 보도자료 몇줄만으로 기사를 마음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여러가지 예가 있지만, 오늘 다시 한번 깜짝 놀랐습니다.

여러 매체에서 '일본차 뜨고 독일차 하락'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기 때문입니다.

일본차 기살고 독일차 기죽어<5월 수입 신규등록 >
아시아투데이 경제 | 2009.06.09 (화) 오전 11:30
'기 죽는' 독일차와 '기 사는' 일본차
아크로팬 생활/문화 | 2009.06.09 (화) 오전 11:05
수입 신규등록 일본차 늘고 독일차 줄어
경향신문 생활/문화 | 2009.06.09 (화) 오전 10:54
수입 명암 ‘일본차 상승, 독일차 하락’
모닝뉴스 경제 | 2009.06.09 (화) 오전 10:40


중간에는 "골프와 비틀 등을 내세운 폭스바겐의 실적이 좋지 않다"고 돼 있습니다.

제가 그동안 적어온 것(없어서 못팔고 있다)과 정 반대의 기사가 나온셈인데요.

어찌된 일인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위 기사 내용은 하나같이

"중고차사이트 카즈(http://www.carz.co.kr)가 발표한 5월 수입 신규등록현황에 따르면 "이라고 시작합니다.

그러나 사실 카즈는 중고차 정보 사이트일뿐, 수입차 신규등록현황을 직접 발표할 수 있는 업체가 아닙니다. 수입차 신규등록현황은 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하는 자료로, 카즈는 이를 이용해 사실이 아닌 보도자료를 만들어 배포한 것입니다.

그나마 내용이 사실이면 문제가 없을텐데 사실인지 여부를 살펴보겠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독일차'는 BMW,아우디,메르세데스-벤츠,폭스바겐,포르쉐를 합친것이고
'일본차'는 혼다, 렉서스, 닛산, 인피니티, 미쓰비시를 합친 것입니다.


독일차의 판매대수가 줄지 않았다는 것을 그래프를 통해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차가 예년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는 점도 보실 수 있을것입니다.

작년12월까지 독일차와 엇비슷한 판매대수까지 발전했던 일본차가 지난 몇개월만에 독일차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치까지 내려왔습니다. 지난달 약간 상승을 했다고 하지만, 예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입니다.

이같은 원인은 가격인상과 물량 부족에 있습니다. 유로화도 30% 이상 올랐다고 합니다만, 일본은 환율의 급등으로 인해 크게는 두배(100%)까지 환율이 올랐습니다. 팔수록 손해다 보니 수입을 거의 하지 않거나 가격을 인상해 난관을 헤쳐가려 하고 있으나, 한번 낮은 가격을 맛본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을 쉽게 지불할 리 없습니다.

독일차 중에도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의 판매 대수가 크게 줄어든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골프 6세대 판매를 앞두고 5세대가 판매 완료됐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E클래스가 신모델 출시를 앞두고 더 이상 수입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보도자료를 믿지 마세요

업체는 사실여부와 관계 없이 자기 업체의 이름이 보도되길 바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중고차 정보사이트 카즈의 경우는 다양한 정보를 보내오는데, 그 내용은 "이게 사실이면 좋고 아니면 말고"하는 식입니다.

물론 노이즈 마케팅도 효과적인 방안으로 언급되는 현대사회에서 업체가 그런식으로 보도자료를 만드는것에 대해 나무랄 수는 없을겁니다. 어떻게든 업체 이름을 알리는 것이 홍보 담당자가 할 일이니까요.

그러나 언론이라면 적어도 그걸 그대로 받아써서는 안됩니다. 최소한 사실확인을 하고, 사회적으로 어떤 파급을 미칠것인지, 소비자에게는 어떤 그릇된 선입견을 심어주게 될 것인지를 곰곰히 생각해보고 글을 옮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