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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기아 쏘렌토R (XM)

쏘렌토R…숨죽이는 기능(?) 나왔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제조사들은 차량 출력을 높이는데만 노력을 하는 것으로 알기 쉽지만, 기아차는 오히려 출력을 낮추는 기능을 내세워 눈길을 끕니다.

아시다시피 기아 쏘렌토R은 출시때부터 획기적인 차였습니다. 엔진이나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부터 시작해 상품성으로는 따를 차가 없는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러다보니 현재 계약대수만 2만대가 넘을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이에 질세라 한지붕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 출시일정을 앞당겨 다음달 1일 '싼타페 더 스타일'을 출시하며 쏘렌토에 빼앗기는 고객을 잡겠다고 나섰습니다. 싼타페 더 스타일은 엔진과 변속기가 같기 때문에 엔진힘과 연비 등에서 쏘렌토R과 동일한 스펙을 보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기아자동차는 쏘렌토의 판매를 개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쏘렌토R 2.0'모델을 내놓으면서 '엑티브 에코 시스템'이라는 '연비 운전 유도 기능'을 새로 장착했습니다.

쏘렌토 R 2.0의 '액티브 에코 시스템'은 무엇?

24일부터 판매 개시한 쏘렌토R 2.0 모델은 2.0리터 디젤엔진으로 공인연비가 리터당 15km을 냅니다. 그러다보니 국내 판매되는 전 SUV 모델 중 유일하게 1등급을 받은 차입니다. 엔진 힘도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40.0kg·m로 수입차와 비교해도 오히려 우월합니다.

기존 쏘렌토 2.2리터 엔진에서 200마력에 14.1km/l로 상당한 힘과 연비가 나왔던 것도 놀라웠지만, 2.0리터로 이 정도를 뽑아낸다면, 그에 못지 않게 놀라운 일입니다.

예전에 2.2리터 모델을 시승해보니 실제 주행 연비도 공인 연비에 떨어지지 않는 수준이었지만, 한가지 흠이 있다면 마인드 컨트롤이 쉽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주행감각이 꽤 탄탄한데다 배기음을 부각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서인지 이른바 '밟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차였기 때문입니다. 나도 모르게 급가속 감속을 반복하며 한참 밟다보면 연비가 10km/l 이하로 내려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쏘렌토 R 2.0 모델에서 '엑티브 에코 시스템'이 등장한 배경은 이런데 있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이 시스템은 기존 '경제운전 안내 시스템'과 달리 단순히 '경제 운전 상태'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연료 소모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엔진과 변속기, 에어컨 작동 등이 스스로 조절되는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이 시스템이 작동되면 엔진 토크를 낮춰 불필요한 가속을 줄이고 연료의 완전연소를 유도하게 된다고 기아차 측은 밝히고 있습니다. 또 최고 속도도 140km/h로 제한됩니다. 기아차 측은 이 시스템 작동만으로 주행연비를 11%까지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연비 10km/l 를 내던 운전자는 이 시스템만으로 11.1km/l까지 향상된다고 하니 그 말대로라면 모든 차에 의무 장착해야 마땅할 일입니다. 물론 차체에 비해 엔진 힘이 넘치는 일부 차종에만 가능한일이겠지요.

그래도 출력을 줄이면 언덕에서는 어려움이 생기지 않을까 궁금했는데요. 기아차측은 "자동으로 언덕길 주행을 인식해 액티브 에코 모드가 해제된다"고 말하더군요. 정확한 것은 시승을 해봐야 알겠지만, 일단 여러가지가 고려된 것 같기는 합니다.

쏘렌토R 2.0의 가격은 개별소비세 환원 기준으로 LX 2536만원~3290만원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기아차에서 쏘렌토 2.0을 내놓으면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점은 고무적입니다. 왜냐하면 싼타페 더 스타일의 출시에 발맞춰 경쟁적으로 상품성을 개선한 듯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건전한 경쟁은 결국 소비자들의 이익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