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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할리 데이비슨 라이더들도 기아 K5에 와글와글

할리데이비슨 라이더들을 직접 만나 보신적이 있나요? 저는 지난 주말에 그들과 함께 "2010 할리데이비슨 오너 그룹 코리아 랠리"에 살짝 참가했습니다.

직접 만나본 할리 라이더들의 모습은 기다란 두건에 가죽점퍼와 가죽장화, 썬글래스... 사회에선 보기 힘든 패션이지만, 영화에서 보던 모습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거야 말로 터프가이의 상징인 것 같습니다. 

이 분들은 참 독특한 캐릭터를 갖고 있습니다. 3천만원이 넘는 오토바이에 수백만원 하는 옷을 사입는것만 봐도 분명 다들 상당한 부자인데, 행동은 마치 집도 절도 없는 자유로운 영혼처럼 합니다. 

외국인들도 한국으로 놀러와서 같이 드라이빙을 즐깁니다. 물론 시속 60km로 느긋하게요. 이 외국인에게 오늘 기분이 어때요? 라고 질문하자 "F**KING GOOOOOD!!"이라고 답합니다. 이들은 미친 사람들처럼 환호성을 지릅니다. 어찌보면 어린애 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세상과 담쌓고 자기 세계에 빠져사는 사람들 같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다른 것에는 도통 관심 없을 것만 같았던 이분들도 빠져 들었던게 있었습니다.

바로 기아 K5였습니다. 

기아차는 홍보를 위해 16일 강원도 태백에서 개최된 할리데이비슨 오너 그룹(HOG) 랠리에 다양한 차종을 전시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K5, K7, 스포티지R, 모하비 등이 전시되었고, 신청을 받아 행사 중간 짬짬이 이들 차종을 시승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K5는 아직 양산차가 아니어서 시승을 할 수 없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K5쪽에 몰려들었습니다. 

그런데 시승을 원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늦게 온 참가자들은 시승을 해볼 수 조차 없었습니다. 




경쟁률을 뚫고 K5  곁에서 사진 찍는데 성공. ㅋㅋ



야외에서 본 K5는 전혀 다른 차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색달랐습니다. 

몇군데 조금 어색했던 조립 부분도 이제 어느 정도 완성도가 높아진 것 같았습니다. 

어색하다고 느껴졌던 휠도 이제 좀 괜찮아 보이네요.

물론 아직 양산 모델은 아니고, 연구소에서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시험생산 모델이기 때문에 자세히 뜯어보면 사소하나마 문제점을 볼 수 있었습니다. 최종 양산 모델에서는 완벽한 차량이 나오길 정말 간절히 바랍니다. 


실내도 자세히 보니 참 재미있는 구석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저 공기 토출구 부분을 유심히 봐주세요. 저 선은 어디선가 많이 본것 같지 않나요.


기아 Kee 콘셉트카에서 처음 등장한 형상을 조금 완화한 것이 바로 K7 헤드램프 속의 간접 발광식 미등의 형상인데요.

공기 토출구 모양이나 대시보드의 형상이 바로 이 선을 따온 것 같네요. 이 선과 호랑이 이빨이 함께 상호작용하며 기아의 캐릭터 라인이 되겠다는거죠.

의미 없는 선이 아니라 모두 의미있는 선으로 디자인을 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운전석에 앉아서 버튼 쪽을 찍었더니 위 사진과 같이 거의 평평하게 찍힐 정도였습니다. 상당 각도 운전석쪽으로 기울어 있는 것이죠.

오디오는 디맨전(Dimension). 과거 크리에이티브라고 하는 사운드블래스터를 만들던 회사가 최근 들어 PC-Fi로 갑자기 고가오디오를 제치고 '뜨는 브랜드'가 됐지요.

기아차의 핸들 디자인은 현대차에 비해 역시 굉장히 좋습니다. 

실내에선 몰랐는데, 실외로 나와서 보니 윗부분은 깊은 나무결이 살아있는 우드 트림이었습니다. 물론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곳에 우드를 이용하면 고급스럽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핸들의 손이 닿는 부분은 그립감을 높이기 위해 형상과 가죽 소재를 매우 잘 선택하고 만들었습니다. 국산차 답지 않게 착 달라붙는 느낌이 듭니다. 

다만 핸들에 버튼이 너무 많은 것은 감점. 버튼의 위치가 그립 부위와 멀리 떨어진 점은 칭찬할만 하지만, 저 버튼이 다 핸들위에 있어야만 하는가는 좀 의문입니다. 물론 주요버튼들이 모두 눈에 보이기 때문에 더 편리하게 이용하실 분들도 있으리라 봅니다.


마치 진짜 가죽같은 느낌의 대시보드 테두리입니다. 박음질과 스티치를 자세히 보면, 실제로 한치의 오차도 없이 박아서 만들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시트보다 훨씬 정밀하게 만들어져있습니다. 아무리 봐도 희한합니다.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이렇게 만들 수 있었죠?

헤드램프에 동그란 램프 테두리가 들어있군요. 미등을 켜면 더 동그라미에 불이 들어오게 할 모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어두운데서 봤을 때 BMW와 헷깔리지 않을까요? 동그라미가 하나라서 괜찮은가 쩝.

값비싼 차야 리얼우드와 리얼 가죽으로 바르면 되지만, K5 실내에 얼마나 많은 돈을 들일 수 있었겠어요. 이 차는 정해진 재료로 이렇게 고급스런 실내를 만들어 냈다니 참 놀랄 따름입니다.

기어노브도 정말 놀랍게 짧습니다. 노브가 짧으면 차가 스포티해 보이지요.

노브가 짧은 동시에 유럽차들이 그렇듯 가운데 센터 콘솔을 굉장히 높게 올렸습니다. 이건 요즘 정말 세계적인 유행입니다. 스포티해 보이거든요. 그런데, 국산차 중에 이렇게 센터콘솔이 높은 차는 거의 없지 않던가요?

시트도 여태 본 국산차 중 가장 버킷시트에 가까운 것 같았습니다. 중형세단이 아니라 중형 스포츠세단의 느낌이 강합니다.

미안한 얘기지만, 저 한글이 가득한 버튼들은 한글 폰트가 아니었다면 조금 더 예뻤을 것 같아요. 한글 폰트를 개발하는 분들이 조금만 더 분발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날 기아차 관계자들은 "RV에 인기가 많을 줄 알고 왔는데, 혹시나 하고 가져온 K5가 예상보다 인기가 많아서 놀랐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할리 데이비슨을 타는 사람들은 정말 다른 사람들인줄 알았는데, 저와 비슷한 면이 있어서 놀랐습니다.

기대도 안했던 K5와의 만남? 그건 더 없이 놀랍고 기쁜 일이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