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아마 모두들 봄놀이 다녀오셨을겁니다.
여의도 윤중로를 다녀오신 분들도 계실거고, 보라매공원이나 가산 벚꽃 십리길을 선택한 분들도 계시겠지요.
하지만 길이 무척 막혔을겁니다. 가는데 걸리는 시간 1시간, 주차하는데 걸리는 시간 1시간. 주차하고 벚꽃 있는데까지 걷는데 1시간.
어쩌면, 3시간 걸려서 고생하고 나서야 기진맥진 해서 꽃을 마주하고...
그러고 나서 또 2~3시간씩 걸려서 돌아오셨을겁니다.
5~6시간 차안에 있고, 1시간 벚꽃 봤다면... 벚꽃놀이가 아니라 차안에 갇히기 놀이를 하고 온거 아닐까요.
저는 참 알찬 토요일을 보냈습니다. 벚꽃 놀이 다운 벚꽃놀이도 했구요.
늦은 2시에 강남에서 출발해서 가산 벚꽃 십리길을 모두 돌고, 보라매 공원을 산책하고, 여의도 윤중로에 들렀다가, 홍대에도 갔다가, 시청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왕십리에서 수상한 고객들이라는 영화도 봤습니다.
어떻게 가능했냐구요. 바로 스쿠터 덕분입니다.
여친님을 뒤에 태우고 함께 달려 온 가산동 벚꽃 십리길 입니다.
아 가산동도 벚꽃이 활짝 폈네요.
제가 타고 있는 스쿠터는 야마하의 125cc급입니다.
스타일도 괜찮지만 성능도 굉장히 우수합니다. 스쿠터 특유의 편리함은 물론이고 가속력도 우수해서 시속 100km로 달려도 별 부담이 없습니다.
머플러나 엔진 등 뜨거운 부분은 플라스틱 커버로 덮여있어서 다리가 데는 일도 없을 것 같습니다.
키를 빼면 락을 눌러서 뚜껑을 닫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요. 키 머리부분에 있는 독특한 꼭지를 끼워서 돌리면 다시 열립니다.
이렇게 막아두면 도난당할 걱정이나 키 구멍에 짖궂은 장난치는 경우도 줄어들겁니다.
여튼 다시 오빠 달려~
해서 보라매 공원~
보라매 공원에는 강아지를 데리고 나온 분들도 많았고
신기한 헬기도 있었고.
당연히 벚꽃도 몇그루 있었습니다.
호수공원이라는게 이런 곳이군요. 분수가 멋진데 이날은 못봤네요.
호수가에서는 할아버지들의 잼 콘서트가 있었습니다.
요즘 세시봉 때문인지 통기타가 그렇게 인기라지요.
더블 통기타에 트럼펫 섹소폰, 거기에 더블 아코디언까지!
대단한 6인조 공연이었습니다. ^^
아래 영상을 보시면 아실겁니다.
벌써 물안에 들어간 꼬마들도 있었습니다. 보기 좋더라구요.
다음은 여의도로 이동.
차가 너무 많아서 끔찍할 정도였는데요. 주차할 곳은 당연히 없었구요.
하지만 여의도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돼 있어서 완전히 스쿠터를 위한 길이더군요. 비록 자전거 전용도로로 스쿠터를 몰고 들어가는 몰상식한 짓을 하지믄 않았지만, 그래도 오른쪽에 여유가 있으니 훨씬 수월하고 편하게 다닐 수 있었어요.
스쿠터 트렁크에 헬멧을 넣고, 음료수를 꺼내서 들고갑니다.
국회의사당 앞에서 느긋하게 드러눕기도 했구요.
사람들 구경하는것도 재밌었구요.
윤중로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많기는 정말 많네요.
국회 주변에는 이런 차를 탄 분들이 순찰을 돌면서 사람들을 귀가시키고 있더군요. 요즘 말 많은 CT&T의 전기차 아닌가요?
여의도라고 해서 사람들이 미어터지기만 하는건 아니구요. 군데군데 쉴만한 곳도 눈에 띕니다.
꽃은 50% 정도 핀것 같았어요. 다음주까지는 계속 벚꽃이 날리겠네요.
이렇게 사람들이 많아도 모두 밝은 표정이니 참 대단한 한국인들입니다.
홍대입구에 있는 유명한 라면을 먹으러 가자해서 다리를 건너기로 했습니다.
이곳은 106라면입니다. 파는 음식이라곤 달랑 라면 3종류 밖에 없지만 독특하고 훌륭한 맛으로 인해서 인기가 대단한 라면집입니다.
이 라면집 이름은 106라면. 24시간 운영되는 라면집입니다. 거의 발디딜틈이 없죠. 20분쯤 줄서서야 먹을 수 있었습니다.
사진에 나온 것은 부대찌개 라면인 0라면과 매생이라면인 6라면 입니다.
그런데 CGV무료 티켓이 손에 들려있군요. 돌발적으로 영화를 보러가기로 했습니다. 왕십리 CGV에 마침 시간이 적당한 영화를 하네요.
만약에 차를 가져왔다면 오는데도 한참, 주차하는데도 한참, 주차해놓고도 불안불안, 딱지는 떼지 않을까, 누가 긁지는 않을까 고민했겠죠.
홍대에서 왕십리까지 영화를 보러갈 생각도 못했을거구요.
야마하 스쿠터. 홍대에 너무 잘 어울리는 바이크가 아닌가 생각됐습니다. 참 편하고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어요.
여튼 출발.
지인분이 보내주신 카페라테 기프티콘 쿠폰이 있네요.
역시 돌발적으로 시청에 있는 스타벅스에 바이크를 세우고 한잔 마시고 가기로 했습니다.
날씨도 쌀쌀한테 고소한 카페라테는 정말 감동적이더군요.
시청에서 왕십리까지 온 시간은 불과 30분이 안되네요.
1시간을 예상하고 왔는데, 시간이 너무 남아요.
여유롭게 왕십리의 여러곳을 둘러보고, 벼르고 있던 이마트에서 아이쇼핑도 했습니다.
혹시 써보신 분들 계시면 어떤지 말씀해주세요.
이날 스쿠터에 넣은 기름은 달랑 5천원.
저 스쿠터는 비교적 성능이 우수한 편이고 비싼 편이어서, 250만원 정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이 정도면 적당한 것 같습니다. 50cc는 너무 안나가서 스트레스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고 사진만 올려도 참 정신없이 긴 하루였네요.
너무 길게 적었지만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겁니다.
아름다운 봄날, 자동차는 잠시 주차장에 넣어두고 연비 좋고 편리한 스쿠터 한번쯤 몰고 나오는게 어떨까 하는겁니다. 컨버터블은 꿈도 못꿀 정도의 시원한 개방감은 물론. 편리하고 절약되고, 무엇보다 친환경적이니까요. 더구나 여자친구의 따스한 백허그는 덤이랄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