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기쁜 소식이 전해졌네요.
강원도 인제에 인제 오토테마파크라는 레이싱 서킷이 생긴다는 소식입니다. 탑라이더가 직접 다녀왔지요.
시공 및 운영업체인 인제오토피아 측은 이 레이싱 서킷을 가리켜 "독일 뉘르부르크링과 같이 험로로 구성된 레이싱 서킷"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사실 그건 심하게 오버하는 것 같아요.
뉘르부르크링은 험로라고는 하지만 총 길이 21km가 넘는 서킷이고, 여기는 3.98km에 불과하니 말이죠.
서킷 길이 3.98km의 의미
영암 F1 서킷은 5.615km에 달해 국내 최대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매우 긴 서킷에 속하는데요. 직접 가서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서킷이 길면 한바퀴 돌아오는 시간이 오래걸려 긴장감이 오히려 적어지는 면이 있습니다. 이례적인 최단 서킷인
모나코(3.3km) F1이 가장 재미있다고 일컫는 것도 서킷이 짧은데 그 이유가 있습니다.
굳이 F1 최고속도를 볼 필요는 없죠. 짧으면 차가 빨리 돌아오고 경기장 전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더 재미있을 수 있는겁니다.
그래서 인제의 3.98km라는 길이는 여러가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우선 서킷이 최소한 3.9km를 넘어야만 F1 경기를 유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초 4km가 조금 넘는 길이로 설계를 했던데 갑자기 3.98km라는 조금 겸손한(?) 길이로 줄어든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코너를 조금씩만 크게 돌려도 20m 정도는 충분히 뽑아낼 수 있을텐데 이 정도면 일부러 낮춘것이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제가 적극적으로 F1을 겨냥하기는 어려움이 있었을겁니다. 전남이 역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인 F1을, 그동안 모터스포츠 불모지인 한국에 알리느라 비용만 엄청나게 소비한 경기를, 스포츠 열기가 무르익자 낼름 빼앗아 오겠다는 이미지를 줘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4km가 넘는 서킷이라면 당연히 F1을 겨냥하는 느낌이 들 것이고,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그래서 일부러 길이를 조금 줄인게 아닐까 추측 해봅니다.
서킷 고저차
서킷의 고저차는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다이내믹한 경기를 위해서는 도움이 되는 요소입니다.
저 출력차는 내리막을 이용해 추월이 이뤄지고, 오르막에서는 고 출력차의 추월이 가능해지니 재미있어지죠. 또한 언덕이 넘어가는 곳에 사고가 있어도 파악이 힘들어서 연쇄 충돌 사고가 일어나기 쉽습니다. 재미있는 반면 위험하기도 한 셈이죠.
그런데 인제 서킷의 고저차는 영암에 비해 매우 심하다고 합니다.
최대 고저차는 무려 40미터에 달하고 각도는 오르막이 12도 내리막이 9도로 FIA 규정을 간신히 만족 시킨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서킷이 일부러 재미있게 만들려고 한 것이냐, 혹은 지형을 제대로 깎지 못해 불필요한 고저차가 생긴 것이냐 일텐데요.
관광 버스를 타고 서킷을 두바퀴 돌아보긴 했지만, 아직은 쌩쌩 달려보지 못했으니 어떨지 궁금하네요.
호텔, 콘도가 같이 지어져
사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여러 서킷들은 '달랑' 지어졌습니다. 그러다보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죠.
영암 서킷만 해도 주변에 특급호텔 하나도 없고, 광주, 목포로 한참을 이동해야 숙박시설을 만날 수가 있는 열악한 구조죠. 그러다보니 경기가 치뤄질때면 자동차들로 아수라장이 되구요.
거기까지 간 팬들도 "밤에 대체 뭘하나"라면서 멀뚱대기 일쑤입니다.
영암 서킷의 입지 선정 과정에서 가장 황당한 점은 서킷 가운데 나중에 도시가 지어질거라고 생각했다는 겁니다.
전남도측 발표에 따르면 영암 서킷을 모나코와 같은 <도심형 서킷>이라고 하더라구요. 관계자는 공식 발표 자리에서 "모나코는 도심이 있는곳에 서킷이 지어진 것이지만, 영암 서킷은 서킷이 있는 곳에 도시가 지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ㅠㅠ F1만 유치하면 뭔가 저절로 될 것이라고 착각했던 거죠.
태백도 뭐 상황은 비슷합니다. 콘도와 호텔이 가깝다고는 하지만 적어도 1시간을 운전해서 가야 호텔이 나오죠.
그런데 인제오토테마파크는 호텔과 콘도가 동시에 지어지고 있습니다.
134실 규모의 호텔과 118실의 콘도미니엄이 함께 건설됩니다.
호텔과 콘도는 경주장 VIP룸 처럼 거의 대부분의 객실에서 TV화면에서 중계되는 영상과 순위표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발코니에서 경주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합니다.
설마 진짜 그렇게 될까 했는데, 공사 현장을 보면 정말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과연 서킷이 운영되지 않는때는 여기에 누가 와서 잘까 싶은 우려도 있지만, 이런 시설을 만든다는 생각 자체가 칭찬할 만한 기쁜 일이네요.
서킷 설계 우수해
전남 서킷이 나쁘게 만들어졌다는 건 아닌데...
아니, 아무리 좋게 말하려 해도 잘 만들지 못했습니다.
왜냐면 전남의 관중석은 경기장을 등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시면 메인스텐드 관중석이 서킷 안쪽의 빨간색(START라 쓰여진 부분)인데요.
그러다보니 거의 대부분 경기가 등뒤에서 벌어집니다. 관중석에 앉아도 어차피 보이는게 없으니 망원경은 필요가 없어요.
이 경기장은 (아마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관중석으로 건너는 육교가 마련돼 있는데 이 육교에 가려서 진입하는 차도 볼 수 없는건 황당할 정도죠.
이렇게 가려져 있는데 무슨 경기를 보나요 ㅠㅠ
이런 이상한 관중석이 만들어진 데도 사연이 있습니다.
세상의 거의 대부분 서킷에는 경주차가 들어갈 수 있는 지하터널이 있는데요. 왜냐면 안쪽에 피트워크(경주차 정비소)를 만들어야 바깥쪽에 피트워크를 바라볼 수 있는 그랜드 스텐드를 짓거든요.
영암은 건설 당시 시간이 촉박하고 비용이 부족해 지하터널을 만들지 못했죠. 때문에 피트를 서킷 바깥쪽에 지을 수 밖에 없었는데. 그러다보니 그랜드 스텐드가 서킷 안쪽에 들어가고, 스텐드에서 바깥쪽을 보도록 만드는 기형적인 서킷이 되고 말았습니다.
반면 인제의 그랜드 스탠드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대부분의 경기가 눈앞에서 펼쳐지죠.
호텔과 콘도미니엄의 위치도 더 없이 좋네요.
영암은 상설시는 그랜드 스텐드를 이용할 수 없게 돼 있지만, 인제 경기장은 일부만 개장 했을 때도 그랜드 스텐드를 활용 할 수 있습니다.
임시 사용 허가는 10월부터
공사는 꽤 진척 됐더군요. 아직 갈길이 멀어보이긴 했습니다만, 서킷 형태만 놓고 보면 어느 정도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포장만 해서 차가 달리도록 하는게 우선이라면 금방이라도 할 수 있겠더라구요.
인제오토피아 측도 앞으로 4개월 후인 올해 10월에 서킷을 임시 개방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아마 공식적인 대회를 연다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업체들에 빌려주면서 수익을 올려보겠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이날 행사에도 포르쉐 공식 수입원 슈투트가르트스포츠카에서 와서 '언제 오픈하느냐'면서 적극적으로 물어보던데, 아마 박스터 출시 행사 등 조만간 이 서킷에서 했으면 하는 눈치였
한국 모터스포츠에 미치는 영향
서킷하나가 한국 모터스포츠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서둘러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움직임이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거리도 서울에서 불과 1시간 남짓.
여기 7만석의 관람석이 있구요. 카트 경주장, 모터스포츠 체험관이 갖춰진 점도 매력적입니다.
한국은 이제 제대로 된 스포츠카를 직접 만들게 됐구요. 세계의 스포츠카 메이커가 탐내는 시장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그동안 자동차 경주장의 건설을 목마르게 기대하고 있었고, 제대로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는 대회가 열린다면 관심 가질 업체들도 수두룩 합니다.
따라서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서킷이 개장하면 여러 업체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할 것이 분명하고, 모터스포츠의 저변이 자연스레 늘어날 것입니다.
더구나 인제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오면 몸 달아 할 곳이 많습니다.
우선 그동안 유야무야 있는 둥 없는둥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도깨비 서킷, 안산 서킷이 태도를 바꿔가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안산시와 채권단이 서로 "너네가 돈 주기 전에 오픈은 불가능해"라면서 서로를 옭죄고 있었는데요. 그러면서도 쉬쉬 하면서 서로 각자 행사를 치뤄왔지요.
이제 전향적으로 오픈을 먼저 하고 그 돈을 나눠서 갖도록 하자, 는 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임대료가 4천만원에 달한다고 해서 미쳔나보다 하고 있기는 합니다. 조만간 정신 차리고 제대로 가격을 책정해주겠죠.
영암도 그동안은 일반인들에게 개방을 한다고 하면서 이 핑계 저 핑계로 참여가 힘들게 돼 있었습니다. 돈 몇푼 되지 않는거 받으려고 위험을 무릅쓰기 싫다는 것이겠죠.
회장님만 혼자 타신다는 용인 에버랜드 서킷도 이제 더 이상 오픈을 미루면 안되겠죠. 회장님은 지는걸 무척 싫어하시니까요.
어쨌건 제 생각은 여기까지구요.
아래는 탑라이더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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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오토피아는 4일, 작년 2월 준공에 들어간 자동차 복합문화관광시설 '인제오토테마파크'가 27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내년 4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 인제오토피아 공사는 토목 공정의 90% 이상이 진행된 상태며 트랙 노면과 방호벽 등이 완성되는 올 10월부터는 임시 사용허가를 받아 주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인제오토테마파크 준공 현장 |
미국의 유명 서킷 디자이너인 '앨런 윌슨'이 설계한 인제오토피아 서킷은 강원도의 험난한 산간지대에 위치해 지금까지 국내 서킷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급격한 고저차와 다양한 코너로 구성돼 다이내믹한 경주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구간 별 오르막 경사가 가장 높은 곳은 12º, 내리막 경사가 가장 낮은 곳은 -9º에 달한다.
여기에 서킷 전구간의 고저차를 고려해 트랙과 배리어 사이에 충분한 안전지대를 확보해 전문 레이서는 물론 일반인도 충돌에 대한 걱정 없이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성수기 트랙주행 수요가 많을 것을 감안해 레이싱 트랙을 남ㆍ북 코스로 나누어 동시에 두 개의 행사가 가능하도록 준공된다.
▲ 인제오토테마파크 준공 현장 |
인제오토테마파크는 수도권의 자동차, 바이크 마니아를 겨냥한 복합 관광시설이다. 국제대회가 가능한 국내 상설경기장 중 가장 긴 3.98km의 서킷과, 7만석의 관람석, 카트 경주장, 모터스포츠 체험관, 134실 규모의 호텔과 118실의 콘도미니엄이 함께 건설된다.
특히, 호텔과 콘도는 경주장 VIP룸 처럼 거의 대부분의 객실에서 TV화면에서 중계되는 영상과 순위표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룸서비스를 받으며 발코니에서 경주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으며, 전용 통로를 통해 패독과 레이스콘트롤, VIP룸 등으로 이동할 수 있게 했다.
▲ 인제오토테마파크 조감도 |
인제오토피아 김도형 운영본부장은 “현재 공정은 계획대비 111%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올해 안에 트랙을 임시 개장해 일반에 공개하고 나머지 시설들은 내년 봄에 맞추어 모두 완료하게 될 것”이라며 “자동차주행 뿐만 아니라, 휴양, 자전거, 바이크, 카트, 테마파크 등 모터스포츠를 테마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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