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용기자의 AboutCar

일산화탄소 유입에 관한 이슈가 다시 대두되네요.


지난해 10월 그랜저에서 일산화탄소가 유입된다는 제보가 여러차례 있었고, 탑라이더가 가장 먼저 기사화하기도 했지요.


이 사안 때문에 국토부에서 이례적으로 여러 차들의 실내 일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고 개선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었습니다. 어쩐지 그랜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국토부가 나서서 변호해주는 느낌도 들긴 했었지요.


당시기사: 국토부, "그랜저∙벤츠E클래스∙K5 실내 일산화탄소 농도 높다"


이후 현대차가 올해 1월 배기가스 배출구 부근 기밀도를 높이고 외기 흡입량을 늘리는 조치를 취하면서 이 문제는 일단락 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김기태PD가 주축으로 운영되는 '오토뷰'라는 자동차 매체에서 벨로스터 터보의 실내로 일산화탄소가 유입된다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 문제가 다시 불거지게 됐네요.


관련기사: 벨로스터 터보, 배기가스 유입방지 솔루션 적용 그 이후


그런데 여기는 가장 중요한게 빠졌습니다.


어떻게 실험했는가, 왜 일산화탄소가 들어오나, 어떻게 하면 안들어오나


지금 그 얘기를 하려 합니다.


1. 왜 일산화탄소가 들어오나


모든 자동차 배기가스에는 반드시 일산화탄소가 들어있는데요. 그 일산화탄소의 양은 매년 줄어들어 앞으로는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낮춰지게 됩니다...... 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산화탄소의 양은 여전히 인체에 나쁜 영향을 끼칠만한 수준입니다.


배기가스가 실내로 조금만 들어오더라도 일산화탄소를 마시게 된다는 것인데요.


배기가스가 실내로 들어오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것과 달리 기밀성이 떨어져서 구멍을 통해 들어오는게 아니라 그 반대로 기밀성이 높아서 실내로 들어오는 겁니다. 따라서 구멍을 막는 방식으로 하는 땜질식 처방은 그리 큰 효과를 볼 수 없습니다.


이게 뭔소리냐. 구멍이 있어야 가스가 들어오지. 연탄가스도 구멍 있으면 새들어오는건데. 생각 하실 수 있겠는데요.



자동차의 일산화 탄소는 실내 기압 강하로 인해 들어옵니다.



고속으로 달리는 자동차의 주변에는 공기 흐름이 빨라지며 저기압이 발생하는데, 이때 차의 모든 틈을 통해 공기가 빨려나갑니다.


문제가 되는 일부 차종에선 시속 100km 정도의 속도에서는 별다른 느낌이 없지만 시속 200km를 넘어 달리면 민감한 경우 귀가 멍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실내의 공기가 점차 빨려나가 실내에 저기압이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차를 감속하게 되면 오히려 밀폐된 차량 실내에 형성 된 저기압이 진공효과를 일으켜 주변 공기를 끌어 들이게 됩니다. 이때 배기가스가 실내로 조금 유입되는데, 이 과정을 반복하게 되면 일산화탄소가 실내로 점점 더 많이 유입됩니다.



2. 오토뷰 시험은 어떻게 했는가.


오토뷰의 시험 결과를 보면 어떻게 주행 했을 때 일산화 탄소가 들어오는가에 대한 언급이 없죠. 이게 핵심인데 말이죠.


이 시험은 사실 모 유명 동호회 회장이 주축이 돼서 진행한 겁니다. 저도 이분을 만난적이 있고, 같이 일산화탄소 유입 시험도 했습니다.


이번 오토뷰 시험을 어떻게 했는지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이분이 시험하는 과정을 몇차례 지켜본 결과를 말씀드리면, 계기반상 시속 200km으로 5분 가량 달리기도 했고, 시속 60km로 감속하기도 하는 등 차를 정말 가혹하게 운행한 결과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겁니다. 일상적으로 자주 일어나지는 않지만, 가끔 일어나는 경우도 안전하게 만들어달라는 얘기죠.


또, 오토뷰에 따르면 시험은 차량 공조장치의 스위치를 내기순환(외부 공기를 막음)으로 한 상태로 진행됐습니다. 바로 이게 핵심입니다.



3. 어떻게 하면  배기가스가 안들어올까


위에서 보시다시피 배기가스는 속도가 최소한 시속 100km를 초과해 달렸을때, 공조장치 스위치를 내기순환으로 했을때만 들어옵니다.


현대기아차가 차 만드는 역사가 그리 길지 않고, 시속 200km로 그나마 안정감있게 달릴 수 있는 차를 만든건 정말 몇년 안됐죠. 때문에 기밀도를 높이는 기술은 향상됐지만, 그렇게 하면 차량 내 기압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현대 그랜저의 배기가스 유입 문제가 발생하고 나서는 현대차는 수개월간 범퍼 구멍에 본드칠을 하는 등의 엉뚱한 삽질을 한참 하더니 결국 안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특단의 조치를 취합니다.



공조장치를 내부순환으로 하더라도 고속으로 달리면 전면부를 통해 외부 공기가 조금씩 새 들어오도록 고친 겁니다. 이로 인해 차량 내부는 고속에서도 밀폐상태가 아니게 됐고, 빨려나간 공기만큼 새 공기가 유입돼 실내가 저기압 상태가 되는걸 막습니다. 당연히 배기가스를 끌어들이는 진공효과도 발생하지 않구요.


그런데 이 장치는 그랜저나 K7 등 고급차에만 적용됩니다. 아반떼를 베이스로 만든 벨로스터를 비롯, 여러분들 대부분이 타는 국산차에는 이 기능이 없습니다.


그럼 여러분들은 궁금하실겁니다. 현대기아차에서 이것을 장착해주지 않으면 배기가스를 먹고 살아야 한다는 말이냐.


그래선 안되겠죠. 여러분들이 만약 시속 120km 이상의 고속으로 달린다면 반드시! 공기를 내기순환이 아니라 외기유입 모드로 바꿔주셔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조치로도 트렁크내부에 일산화탄소가 유입되는 것은 막기 힘듭니다. 그렇다고 해서 스키스루를 열거나 왜건형 차량은 일산화탄소가 들어오는거냐 생각하기 쉽지만, 스키스루를 열면 저기압이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트렁크 배기가스 유입이 크게 줄어듭니다. 왜건형 차량도 마찬가지로 선반을 열어두면 배기가스를 끌어들이지 않고, 선반을 닫은 상태라면 배기가스는 트렁크 안에 갇혀있게 됩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건 이런저런거 생각하지 않고도 차량 내부에 배기가스가 유입되지 않는 차를 제조사가 만들어주는거겠죠. 현대기아차도 원가 절감 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 국민의 건강까지 생각하는 제조사가 돼 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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