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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아이폰

20만원대 27인치 고해상도(2560x1440) 모니터를 구입하다

최근 우리나라의 27인치 LCD모니터 가격이 깜짝 놀랄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LG와 삼성에서 나온 27인치 제품도 불과 34만원 정도 합니다.

 

상당수 제품이 스피커도 달려있고 USB도 지원이 되는 등 가정에서 일반용으로 쓰기에는 꽤 편리하게 잘 만들어졌습니다.

 

쇼핑몰 검색 사이트인 에누리에서 검색해보면 이렇게 나옵니다.

 

http://www.enuri.com/view/Listmp3.jsp?cate=040522&islist=

 

◆ 모니터 많기도 하네. 대체 어떤 점을 살펴야 하나

 

하지만 여기서 나온 모니터 중 TN패널을 이용하는 모델도 있는데, 이건 비록 응답속도가 조금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아무리 막눈이라도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화질이 떨어지고 시야각도 좁으니 제외 하시는게 좋겠습니다.

 

최소한 IPS(S-IPS)혹은 VA(MVA)를 사용한 제품을 사셔야 합니다. P-IPS도 좋다고는 하지만 아직 27인치가 없습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해상도입니다.

 

삼성과 LG의 저가모델은 대부분 가로 1920픽셀 정도의 해상도를 갖고 있는데, 이 정도 되는 모니터라면 비록 제 아무리 화면이 27인치로 커지더라도 글씨도 따라서 커지기 때문에 정작 화면에 들어가는 창들이나 정보의 수는 24인치와 별반 다르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가로 해상도 2560, 세로 해상도 1440의 모니터를 구입하게 된 겁니다. 이렇게 사용하면 인터넷 익스플로러나 크롬으로 네이버 창을 3개 나란히 띄워놔도 볼만 합니다.

 

이런 초 고해상도의 모니터들은 삼성이나 LG에서 나오면 약 120만원을 넘게 됩니다.

 

어떤 브랜드를 선택했나

 

델에서 나온 U2713이라는 제품이 이런 해상도 모니터 치고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제품인데, 이 역시 최저가가 77만원 정도 합니다.

 

그래서 제가 구입한 제품은 아치바코리아라는 회사의 심미안이라는 제품입니다.

 

제가 아치바코리아 제품을 선택한 이유는 오로지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제품 산지 얼마 안돼서 회사가 망하면 곤란하니까요.

 

알고 보면 웨스턴디지털 하드디스크를 수입하는 회사로, 전혀 외국회사가 아닌 토종 한국 수입업체입니다.

 

선택한 제품은 QH270-IPSBS LITE라는 제품으로 가격은 25만원 남짓 하는 제품입니다. 이런 저가 모델은 대부분 회사가 LG에서 생산한 후 B급으로 분류된 제품을 받아다가 생산하는 제품입니다.

모든 LCD공장은 생산한 제품 중 10~20%, 심한 경우는 50% 이상까지도 불량이 발생합니다. 불량의 정도가 심한 경우는 폐기하게 되지요.

 

그러나 ‘제미니급’이라고 해서 제품에 큰 하자는 없지만 잘 보이지 않는 불량화소가 있거나 한 사소한 문제라면 LG 디스플레이는 이 제품을 내다 팝니다. LG전자 품질 기준에는 미치지 못해도, 품질 기준이 낮은 브랜드는 이걸 받아주니까요.

 

저가 브랜드는 싸게 나오는 LCD 패널을 받아다가 그대로 조립하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그나마 제조사에서 AD컨버터라는 것을 만들어 붙였어야 하는데, 요즘은 아예 디지털 입력을 받기 때문에 AD컨버터도 없이 다이렉트로 바이패스하는 방식을 쓴다고 합니다. 화면에 글씨가 나오는 OSD는 아예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바이패스하면 원가가 낮아지는 동시에 화질은 오히려 좋아진다고 하니 화질을 중시하는 분들께는 장점이 될 수도 있을겁니다.

제품을 사기 전까지 이렇게 저렴한 제품을 사도 괜찮을까. 설마 이게 좋은 제품일리가 없어. 사진을 다뤄야 하는데, 이 모니터는 색깔도 제멋대로겠지. 120만원짜리 삼성모니터를 사야하나… 하고 수도 없이 고민했습니다.

 

 

◆ 그래서 샀냐고…

 

휴우 서론이 길었지요.

 

이제 본론. 모니터 자랑을 하려 합니다.

 

아치바 모니터.

 

박스는 LCD모니터 답게 얍실하게 생겼습니다.

 

묵직하긴 하지만 뭐 호들갑 떨 정도는 아닙니다. 스피커를 포함하지 않은 모델이라 좀 더 가벼운 것 같습니다. 10W 스피커가 포함된 모델도 가격이 똑같습니다.

 

 

가장 우려 했던 것은 전면에 강화유리가 있다는 것인데요.

 

역시 우려했던 대로였습니다.

 

거울처럼 반사가 되는거죠.

 


처음 보는 순간, 우아 진짜 심하다 X됐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연결하고 나니 기우였습니다.

 

화면에서 빛이 나오면 거울처럼 빛나는건 사라지고,

광택이 오히려 색을 진하게 보이는 효과가 있는 듯했습니다.

 

 

지금 제가 있는 영상 편집용 PC 자리 인데요.

 

왼쪽이 삼성전자에서 나온 TN패널 사용한 24인치 모니터(1920x1280). 오른쪽이 심미안 27인치 2560x1440 입니다.

 

양쪽 모두 동일한 사이즈 창을 4개씩 띄워서 비교하고 있는데,

 

오른쪽은 4개 창이 모두 여유 있게 떠 있지만,

같은 사이즈로 왼편에 놓고 보니 창들이 서로 겹쳐서 아주 머리까지 복잡해집니다.

 

자세히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좀 어둡게 찍었습니다)

 


이렇게 복잡한 상태로 일이 잘 될 리 없습니다. 무조건 모니터는 다른거 볼 것 없이 크고 해상도가 높은걸 사야 합니다.

 

또, 색상까지 잘 맞으면 금상첨화겠는데, 이 제품은 색상을 조절하는 장치가 전혀 없어 PC에서 다이렉트로 받는데다 패널은 LG패널이어서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으니 좋습니다.

 

위는 삼성이고, 아래는 심미안입니다.

 

 

삼성 24인치 모니터는 화면에 꽉 차있는데,

그걸 27인치 심미안 쪽에 옮기니 이렇게 여유가 있습니다.

 

참, 그런데 이 사진으로는 느낌만 보셔야지 화질을 직접 비교하시면 안됩니다. 왜냐면 삼성 모니터는 VGA케이블로, 심미안은 DVI 케이블로 연결돼 있어서 원래 소스신호와 케이블 자체에서 엄청난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이 사진으로는 심미안의 화질이 삼성전자 제품에 비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저 삼성전자 제품은 TN제품이어서 실제 화질도 떨어지긴 합니다.

 

나란히 놓고 보면 이런 차이.

 

 

둘의 화질 차이는 죽은 나무와 산 나무 차이. 차분한 람보르기니와 슝슝 튀어나가는 람보르기니의 차이입니다.

 

 

결론

 

새 모니터는 아예 생각의 개념을 바꿔주는 차이가 납니다. 물론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라 해서 24인치에서 27인치로 오는게, 19인치에서 24인치로 오는 것만큼의 감동은 아니겠습니다만 그래도 굉장합니다.

 

불과 25만원 내고 2560x1440의 세계로 들어 온 것은 감동적입니다. 특히 IPS의 광시야각의 경험이나, 색상이 sRGB와 잘 맞아떨어지는 것도 놀라운 수준입니다.

 

물론 제가 산 심미안을 특별히 추천하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120만원짜리 고가 LCD모니터의 조립품질이나 고 퀄리티가 꼭 필요한게 아니라면 19인치 모니터를 사는것 보다, 20만원 남짓의 27인치 저가 모니터를 사는것도 괜찮다는겁니다.

 

아유 쓸데없이 길었던건 아닌가 모르겠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