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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흥미꺼리/오늘의 사진

그레이아나토미 '닥터 쉐퍼드', 포르쉐타고 르망 24시…아름다운 도전

혹시 그레이 아나토미라는 미국드라마 알고 계신가 모르겠네요.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서 한때는 국내서도 미국 방송작가협회의 파업을 맹비난(다음편이 안나오니까) 할 정도로 인기였지요.


캐서린 헤이글 같은 걸출한 영화배우가 톱스타이자 영화제작자로 올라서는 계기가 되기도 했구요.


그 그레이 아나토미를 보면서 저는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바로 맥드리미라는 별명을 가진 주인공 닥터 쉐퍼드가 포르쉐를 타는 장면이었습니다.


시즌4였던가요. 닥터쉐퍼드는 방황을 겪게 되는데 그 해결책으로 포르쉐 카이엔을 타고 해변 도로를 질주합니다. 이 모습은 항공촬영을 통해 등장하는데, 원래 이 드라마는 에피소드 중 단 한번도 스튜디오를 벗어나지 않는 드라마로 유명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외 촬영을, 그것도 항공촬영까지 했다니 대단히 중요한 영상이었던것이고, 시청자의 뇌리에도 깊이 박히는 영상이었습니다.


미국인들 얘기를 들어보면 포르쉐의 쉐~ 혹은 샤~ 하는 발음이 고급스럽고 좋다고 하더라구요. 쉐퍼드의 쉐 발음이 이와 비슷하기도 하고. 이미지도 잘 들어맞는 것 같아요. 저런 멋있는 남자가 타는차라니. 그런 느낌도 들었구요. 


그레이 아나토미에서 닥터쉐퍼드 역할의 패트릭뎀시(왼쪽)와 레이서로 출전한 모습(오른쪽)


아니나 다를까. 포르쉐 모터스포츠는 21일 헐리웃 스타이자 레이서인 패트릭뎀시를 후원한다고 밝혔습니다. 포르쉐 모터스포츠가 뜬금없이 왜 패트릭뎀시를 후원하나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알고보면 패트릭뎀시가 그동안 레이싱팀을 만들고 레이서 활동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포르쉐는 지난 14일 패트릭뎀시의 첫번째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으며 프랑스 르망 샤르트 서킷에서 개최되는 르망24시 레이스가 끝나는 대로 관련 영상을 추가 공개한다는 계획입니다. 뎀시와 2명의 드라이버들은 포르쉐 911(997) GT3 RSR를 타고 이 대회에 출전합니다. 


패트릭뎀시가 레이스에 출전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 인기 의학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Grey's anatomy)의 주인공이며 트랜스포머 등에도 출연했던 미국 최고의 드라마 배우이자 영화배우로 일컫어지니까요. 


뎀시는 '뎀시 델 피에로 레이싱팀(Dempsey Del Piero Racing)'의 오너이자 선수로 활약중이며 22일(현지시간)부터 '르망 24시'에 출전합니다. '뎀시 델 피에로 레이싱'팀은 미국르망시리즈(ALMS)에 출전해왔고 이제는 세계 최고 내구 레이스인 르망 24시에 출전한다고 하니, 그냥 영화배우가 얼굴 알리기 위해 레이스를 좀 해보는 정도는 훨씬 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차를 자세히 보면 옆면에 무슨 커피 로고가 있네요. 이게 뭐냐면 최근 패트릭뎀시가 인수한 커피 전문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 시에틀을 본거지로 하는 국제적인 커피 브랜드 툴리스 커피(Tully's Coffee) 체인은 일본 등 일부 지역에서는 스타벅스와 쌍벽을 이루는 커피숍이라고도 일컫어지는데요. 


지난해 10월에 이 회사가 파산하면서 커피숍들이 줄줄이 문을 닫게 됐더랬습니다. 당연히 올초 인수전이 벌어졌는데 뎀시의 상대는 다름아닌 스타벅스컨소시엄이었습니다.


스타벅스는 이 중 절반의 커피숍만 유지하고 나머지는 필리핀계인 애그리너처에 넘긴다는 계획이었던 반면, 뎀시 측은 모든 커피숍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법정에서는 일자리 유지 등을 이유로 900만 달러(스타벅스보다 100만달러 적은 금액) 남짓을 써낸 뎀시 측 손을 들어주게 됐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패트릭뎀시는 지난 1월 이 회사를 인수하게 됐습니다. 뎀시는 본인이 시에틀을 무척 사랑하며 일자리가 사라지는걸 두고 볼 수 없어서 인수하게 됐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레이스카 또한 툴리스 커피의 로고로 가득 채운거지요. 


그러고보면 그는 커피를, 시에틀을, 레이스를, 포르쉐를 사랑해온거지요.


단순히 보면 한 연예인의 레이스 경기 참가에 불과하겠지만, 이 차를 보면 자신이 사랑하는건 꼭 이루고 지키겠다는 그의 삶의 여정이 드러나 보이는 것 같아 참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르망 24시 경기, 지금 달리고 있나요. 진정 아름다운 도전, 패트릭뎀시의 르망 24시 경기 완주를 응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