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말씀드리지만 지난 8일로 그동안 몸담았던 자동차 매체 '탑라이더'를 떠났습니다.
90년 중반에 제가 다니던 학교에는 커다란 호수 곁에 나즈막한 산이 있는데, 여기 드러누우면 흐드러지는 벚꽃 사이로 호수에 비춰진 햇볕이 그렇게 눈부시게 예뻤어요. 구름 떠가는 파란 하늘을 보면서 진정한 행복을 느꼈고, 난 나중에 일 따위 안하고 꼭 백수나 노숙자가 되고 말테다! 다짐 했는데 마침내 이렇게 백수(?)가 됐어요. 만세!
처음 '탑라이더'라는 신생 매체에 들어설때는 이름도 싫고, 디자인도 싫고... 하여간 모든게 다 싫어서 전부 바꾸고 싶었는데, 그리 많은걸 바꾸지 못한 채 벌써 2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났네요. 그래도 처음 '탑라이더'라는 이름을 말할 때 쭈뼛댔던 것이 우스운 기억으로 여겨질 정도로 정도 꽤 들었고 입에도 착 붙어버렸는데, 정들면 이별이라고 이렇게 떠나게 됐어요.
탑라이더 다니는 동안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일들을 죄다 겪었는데요. 아름다운 아내와 결혼도 했고, 아이도 태어났고, (둘째는 다음주에 나오구요) 좋은 선후배, 동료들도 만났습니다. 무엇보다, 아무것도 아닌 제가 뭘하든 도와주시는 분들이 이리 많다는 것도 정말 놀랍고 감사한 경험이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면 뭘 하냐 궁금하실텐데요. 물론 거창한 목표를 세워놓긴 했지요. '나 스스로 해보겠다'라는게 바로 그 계획입니다.
아 물론 혼자는 아닙니다. 여러분들 모두 도와주시면 할 수 있는 자신이 있다는거죠.
그저 돈벌기 위해 돈 버는거, 회사를 위해 일하는거, 스트레스로 뒷골 잡는거... 이런건 이제 그만하려구요.
이제 나 자신을 위해서 글도 쓰고, 사진도 찍고, 아기도 키우고, 아내와 데이트도 하면서 기쁘고 행복한 삶을 살겁니다.
무엇보다, 나와 남이 좋은일,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지금…
가슴이 쿵쾅쿵쾅 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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