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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흥미꺼리/취재 뒷담화

현대차, 기아차 노조 파업…지나친걸까, 당연한걸까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 파업에 대한 글을 Q&A형식으로 묶었습니다. 이 내용은 9월에 TBN 라디오를 통해 전국 방송됐습니다.



Q.현대자동차 노조에 이어 21일 기아자동차 노조가 부분파업에 돌입했다면서요. 이번엔 어떤 요구사항이 있었나요?


일단 현대차가 사상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만큼 그 이득을 사측과 노측이 나눠야 한다는게 근로자들의 주장입니다.일반론적으로는 맞는 얘기인데, 좀 지나치다는 의견도 있긴 합니다.


지난해 현대차 직원들 임금 수령액이 연간 9400만원이었거든요. 이게 평균입니다. 이보다 많이 받는 사람들도 있고 적게 받는 사람도 있는거죠.


이번 노조의 요구는 총 180개 항목인데요. 여기에는 기본급이 13만원 정도 인상돼야 하고, 상여금은 50%올려서 800%를 줘야 한다는겁니다. 결과적으로는 평균연봉을 약 1억원 정도로 하라 이런 얘기죠.


그리고 현대차 전체 순익의 30%도 노조에 달라고 합니다. 회사측은 수익은 해외에서 더 많이 벌어들였고 그 돈도 모두 현지법인에 가있는데 그걸 왜 너네가 달라고 하냐. 이러면서 반발하지요.


그것뿐 아니라 대학에 들어간 자녀뿐 아니라 못 들어간 자녀는 등록금을 대주는 대신 1000만원을 현금으로 달라, 1년 이상 근무한 조합원의 전 자녀에 대해서 중,고,대학 입학금과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라 뭐 이런 식의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Q. 어휴 연봉 1억에 1년만 근무해도 전자녀 중고대학을 공짜로? 대단한 복지네요. 좀 과한것 아닌가요?


좀 문제가 있어 보이죠. 그런데 여기서 좀 살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평균연봉이 1억을 달라고 하는데, 이 사람들 평균 근속 년수가 17년씩 되거든요. 17년 넘게 국내 최대의 대기업에 근무하면서 1억 받는게 그렇게 많은건가 싶기도 합니다. 


Q. 전직원의 평균근속년수가 17년요? 그런 직장은 처음보네요. 


네 사람을 자르지 않는거예요. 그리고 새로 뽑지도 않는거죠. 어지간한 회사는 나이든 사람이 생산성 떨어진다고 자르고 어린사람을 뽑는데, 현대차는 노조가 탄탄하게 막아서 정년을 확고하게 보장해주고 있죠. 사측도 생산직에 신입사원을 뽑는 대신 말 잘듣고 저렴한 협력업체 직원으로 이를 채우고 있지요.


그런데 현대차 연구원들 얘기를 들어보면 최근 발전한 현대기아차의 노하우는 이 장기근속한 현대차 생산직 직원들이 상당부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설계만 한다고 되는게 아니고, 불량없이 조립이 가능한지 여부는 이 분들이 더 잘안다고 해요. 20년 넘은 근로자들을 보면 자동차 만드는 장인이라고 할 수 있는거죠.


Q. 어떻게 보면 꿈의 직장이긴 한데, 더 많이 받으려고 파업까지 한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곱게 보지는 않는것 같아요.


사실 귀족노조가 억대연봉을 받는다고 우리가 막 욕하고 그러죠.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억대연봉 당연하게 여겨지잖아요. 최근 후배 한명이 유명한 금융업체에 애널리스트로 들어갔는데, 이 친구 거의 신입인데도 연수입이 1억원 넘어요. 


금융권에 있는 사람들이 1억 넘는 연봉을 받으면 이해하면서 생산직에 있는 사람이 1억원 넘게 받으면 뭔가 잘못된 것 같고, 그런 심리가 있는데요. 어쩌면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를 차별하는 마음이 우리 마음속에 있는게 아닌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Q. 하지만 현대차가 파업하게 되면 어려움을 겪게 될 영세업체들도 많고 파급이 크잖아요. 얼른 좋은 결과로 마무리 짓기를 바랍니다.


네 양쪽이 모두 나름 이유야 있겠지만 한걸음씩만 양보해서 다른 업장이나 소비자들, 우리나라 전체에도 피해가 최소화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