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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흥미꺼리/취재 뒷담화

오딧세이의 아쉬운 출시, 혼다는 한국에 최선을 다하는가

수입차의 적극적인 진출 탓인지 현대차가 해외 시장에 눈을 떴기 때문인지 국내 도로도 더 이상 '천편일률적'이라는 표현이 걸맞지 않게 됐다. 이제 강남 도로에는 국산차보다 수입차가 더 많이 눈에 띈다. 


그러나 눈을 조금만 돌려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MPV시장, 소형 트럭시장은 아직도 현대기아가 독식하고 있다. 해외 업체들이 내놓은 차들은 가격차가 너무 커서 대부분 들여올 생각도 못했다.


한미FTA가 많은 것을 바꿔놨다. 도요타가 시에나를 한국시장에 내놓기로 결심한 것도 FTA 덕이다. 도요타의 시에나의 판매 목표는 월 30대로 소박한 것이었지만 결과는 월 60대 이상. 극히 일부지만 조금 나은 상품성에 이천만원 넘는 돈을 기꺼이 내는 소비층이 있는 것을 발견한 셈이다. 


의외로 준수한 성적을 거둔 것을 보고는 혼다도 적극적으로 시장에 동참했다. 역시 미국시장에서 들여오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아 월 30대도 넘지 못했다. 


 혼다, 꿈과 추억을 파는 회사


일본과 북미시장에서 '혼다' 이미지는 '파워오브드림', 즉 꿈을 추구하는 기업이고 그 힘을 믿는 회사다. 60년대 최초의 차를 만들고는 얼마 되지도 않아 F1에 참가, 간간이 우승까지했던 바로 그 회사. 터보엔진으로 나홀로 서킷을 질주하던 모습. 미국의 친환경 규제를 혼자만 극복했던 사건, 그런 일들이 오롯이 북미 소비자들의 기억에 남겨져 있다. 잔디깎이 엔진에서 비행기 엔진까지 모든 것을 도맡아 하는 회사. 그런 이미지, 기술 추구에 대한 로망과 추억이 밑바탕에 깔려서야 나오는 것이 바로 오딧세이에 대한 무한 신뢰다. 

1965년형 혼다 F1 머신. 최초로 일본이 F1에 우승하게 한 자동차다.


더구나 최근 북미 시장에서는 그동안 혼다가 빠져있던 지나친 부드러움, 패밀리카에 대한 '올인'을 지양하고 다시 '강한 회사'의 이미지를 되찾겠다는 전략까지 내놓고 있다. 슈퍼카 NSX를 다시 내놓고, F1에도 다시 진출한다. 당연히 당장 돈은 안되는 투자지만 혼다 전체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위한 장기 전략이다. 프리미엄은 단순히 고급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성능이든 로망이든 꿈이든 돈을 더 낼 수 있게 하면 그게 프리미엄이고 혼다자동차가 잘 해내는 분야다. 


 한국시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반면 한국의 혼다코리아는 어떤가. 첫단추를 너무 쉽게 끼웠다. 아무 밑바탕 없이 혼다 어코드와 CR-V로 달콤한 맛만 톡톡히 본게 전부다. 그저그런 성능을 갖추고, 조금 못생기고 조금 싼차. 일본차 위기가 찾아오는 것과 동시에 중고가치가 폭락했던 회사. 가격을 올렸다 내렸다 하는 불안정한 판매망. 한국 소비자들의 혼다에 대한 추억도 그게 전부다. 


지금의 혼다가 새로 내놓은 오딧세이를 보면 앞으로의 길은 더욱 험난해 보인다. 최근 혼다가 미국에 내놓은 2014년형 오딧세이는 충돌방지 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판도라 인터넷 라디오, 진공청소기 기능 등이 새로 들어갔다. 대단한 기능이 아닐지 몰라도 소비자들에게 해줄 이야기 꺼리가 된다. 그러나 국내 들여온 모델들은 이 기능들이 모두 빠졌다. 그러고도 가격은 오히려 500만원 이상 더 비싸다. 

한술 더 떠 일본 등 북미를 제외한 시장에 판매하는 오딧세이는 지난해 5세대로 풀체인지 됐다. LED 주간 주행등과 LCD계기반을 갖추는 등 첨단 이미지를 더했고, 산뜻하고 공격적인 디자인, 2열에는 다리까지 펼쳐지는 리크라이닝 시트를 더해 상품성을 크게 향상 시켰다. 무엇보다 2.4리터 엔진에 CVT를 장착해 연비도 14km/l(일본기준, 한국보다 높게 나옴)에 달한다. 3.5리터 엔진을 장착한 미국 버전(연비 9.1km/l)에 비해 훨씬 경쟁력 있는 세팅이다. 가격도 미국 모델에 비해 천만원가량 싸다. 


물론 한국을 위한 차를 맞춤 생산해 들여오는게 쉬운 결정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한국시장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세계 시장에서 일본차를 위협하는 현대차의 본진이다. 단언컨대 구색 맞추기 식으로 차를 내놔서는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 한국 시장에서도 다양하고 경쟁력 있는 MPV를 만나고 싶다. 그러기 위해 부디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혼다를 기대해 본다. 



-참고: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는 '아덧시'에 가깝게 발음하고, 우리 외래어 표기법은 '오디세이'가 맞는 표기법이지만 이 글에선 혼다가 내놓은 '오딧세이'로 표기했다.


혼다 오딧세이의 북미/한국용 할로겐 헤드램프

혼다 오딧세이의 아시아 시장용 헤드램프



오딧세이 북미/한국형



오딧세이 일본/태국형



오딧세이 북미/한국형 실내

오딧세이 일본/태국형 실내

오딧세이 북미/한국형


오딧세이 일본/태국형 실내


오딧세이 일본/태국형









  • hondaya 2014.02.24 01:39

    헐~ 역시 시승기는 여러 기자분이 적은걸 읽어야 겠네요.
    이런 지적 좋군요
    1000만원이면 FTA 가격부분 먹고도 남을거 같은데, 왜 안들여 왔을까요?
    방사능? or 우핸들?
    혼다차 요즘 가격을 보면 볼보를 따라가는거 같은 안습이 듭니다
    어코드 3.5 가격 좀만 낮쳐서 합리적으로 내놓으면 벌써 샀을텐데

  • Sean Kim 2014.02.25 23:51

    미국용 하고 아시아용 Odyssey 는 차가 다른걸로 알고있습니다. Accord 처럼 말이죠.
    미국에서 만드는 가격이 많이 싸기 때문에 아마도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은가 싶네요. 관세도 없고(?). 이건 Sienna 도 같지 않을까요. 물론 한국에 들어오는 Odyssey 가 풀옵션이 아닌건 좀 의아 하긴 하네요. 미국에서도 Odyssey 풀옵션이 $45000 이니 한국에 들어가면 5천은 넘지 않을까요?

    • 미국에서 가져오면 관세도 없는데다 가솔린 차의 경우 배기가스 인증 및 OBD 시스템을 그대로 인정해주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유리합니다.

      시에나는 특이하게 미국에서 생산해서 미국에만 판매하던 차입니다. 일본은 물론 다른 나라에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한미 FTA로 인해 특이한 수혜(?)를 받았죠.

      그런데 이상하게 시에나는 램프를 LED로 교체하고 일본인들이 좋아할만한 전자 장비들을 좀 더 넣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오딧세이의 서스펜션이 더 마음에 들었지만 우리나라 승합차 승객들은 시에나를 더 좋아할 것 같기도 합니다.

      반면 오딧세이는 아시아권에선 기존 4세대까지 스윙도어를 달았고 미국 시장엔 걸맞지 않는 형태였는데 이번 5세대가 되면서 슬라이딩 도어를 달고 상품성이 너무 좋아져서 미국에 내놔도 잘 팔릴 것 같아 보입니다. 조금만 신경써서 좌핸들(우핸들?)도 달아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한국에 들어온 중간급 오딧세이의 가격이 5290만원입니다. 미국과 같은 가격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경쟁력 있는 가격이라고는 할 수 없겠네요.

  • 기현 2014.03.03 13:44

    혼다는..
    한국에..생산기지를 갖추고..제대로 한판승부를 벌일생각이 아니라면 어려울듯..

    어차피 도요타는
    렉서스..도 있고, 도요타의 네임밸류만으로도 가능하고

    닛산은
    RSM에 부품만 팔아도 되고..
    르노가 힘들면 닛산차가져와서 팔아도 되고..

    제일 어중간한 일본브랜드가 혼다 같음...

    한국사람들..혼다와 현대.. 차만봐서는 구분도 못함

  • BlogIcon 흥려박씨 2015.01.10 15:07

    잘 읽었씁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