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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7000만~1억원

재규어 XF를 타보니

재규어 XF는 XJ와 X타입의 중간에 들어서는 중간 모델로 기존 S타입을 대치하는 차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 아우디 A6와 같은 급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재규어 XK나 애쉬턴 마틴을 연상케하는 수려한 곡선은 유명 자동차 디자이너 이안 컬럼의 작품입니다. 전통적으로 이어내려온 재규어의 디자인은 찾기 어렵지만 클래식과 모던의 결합이라는 면에서는 공통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실내에 들어서면 깜짝

  

  

기자들도 처음 실내에 들어서면 대부분 놀랍니다. 변속 레버가 있어야 할 위치에 아무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시동을 걸고나면 오디오 볼륨조절장치같이 생긴 동그란 변속레버가 스르륵 올라옵니다. 이 레버를 돌려 D모드로 옮긴 후 엑셀을 밟으면 저절로 주차 브레이크가 해제되고 차가 전진합니다.

조수석앞 콘솔박스를 여는 버튼도 특이합니다. 나무로 된 대시보드의 특정부위에 작은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는데, 이를 건드리면 덜컥하고 열립니다. 그러나 좌우로 스치는 정도로는 열리지 않는것이 신기합니다.

에어컨을 켜면 닫혀있던 공조장치가 스르륵 열립니다. 첨단 자동차라는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재규어답게 우드가 많이 채용돼 고급스러운데다 알루미늄을 다량 채용해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습니다. 실내도 애쉬턴마틴을 보는듯 합니다.

길이는 5미터에 가까워(4970mm) 동급차종 중 가장 깁니다. 폭(1875mm)이나 높이(1460mm)도 큰 편입니다. 앞뒤 차축간의 거리인 휠베이스도 2910mm로 깁니다.

이 차의 천정은 쿠페를 연상케 할만큼 유선형이고 뒤로 갈수록 급격히 내려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뒷좌석의 무릎공간이나 머리공간이 넉넉한 이유는 이런 넉넉한 공간 덕분일 것입니다. 그러나 앞좌석에 앉았을 때는 그리 넉넉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오디오가 훌륭합니다. 대시보드 안에 6개의 CD를 넣을 수 있고 8개의 스피커와 140와트 앰프로 구성됐습니다. 스피커도 뛰어나지만 방음과 실내 공간 구성이 좋아 사운드의 섬세함이 두드러집니다. 4.2리터 모델의 경우 B&W(보워즈&윌킨스) 오디오와 13개의 스피커, 서브우퍼, 440와트 앰프로 구성돼 있으니 얼마나 더 대단할지 궁금합니다.

 

외모만큼 잘 달릴까?

 

 

차체 프레임이 재규어 XJ의 상징인 알루미늄보디는 아니고 강철로 돼 있어 차체중량은 1850kg로 경쟁모델에 비해 약간 무거운 편입니다.

2.7리터 V6 디젤, 4.2리터 V8가솔린 엔진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날 시승한 차는 2.7리터 디젤모델인데도 넉넉한 가속력을 갖고 있습니다.  최고출력 207마력, 최대토크 44.4Kg.m 에 8.2초 내에 100km/h 까지 가속 할 수 있습니다.

스포츠카를 논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시속 250km까지는 무리 없이 올라가 일상영역에서 다른 차를 따돌리는데 큰 무리가 없는 정도입니다. 후륜구동인데다 무게 배분이 5:5에 가까운 점도 운전의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독일차에 익숙한 운전자는 이 차의 소프트한 서스펜션이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타이어의 진동이 거의 전해지지 않고 쾌적해 소퍼드리븐카가 아닌가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지간히 급격한 코너링을 해도 차가 크게 휘청거리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독일차에 비해 브레이크를 좀 더 세게 밟아야 하지만, 이 또한 본래 영국차들의 고유한 셋팅이 그런 것입니다. 아마도 매끈한 아우토반 위주의 독일차와 울퉁불퉁한 영국도로를 위한 차라는 차이 때문일 것입니다.

변속기는 모두 ZF 6단, S모드를 지원하는데다 패들시프트도 있어 가속감에 부족함은 없습니다. 245 45 R18 타이어는 직경으로 봤을때 동급에서 가장 큽니다. 이렇게 직경이 크면 노면의 잔충격을 덜 받고 타이어의 접지면적이 커져 접지력이 향상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XF는 애쉬턴마틴이나 XK와 비슷한 디자인을 갖고 있어 실제보다 훨씬 비싸보입니다. 실내의 각종 장치를 보면 놀랄만합니다. 그런데도 가격은 생각보다 덜 비싸서 2.7D 럭셔리 모델은 7290만원, 2.7D 프리미엄 모델이 7990만원, SV8 모델이 1억2700만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