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쿵쿵쿵 소리를 내며 뛴다. 얼굴은 붉게 상기된 채 나도 모르게 차 사이를 달리고 있었다.
몇차례 도발하는가 싶던 국산 스포츠카가 저 뒤로 사라져 백밀러의 점으로 보인다.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등 뒤에서 들리는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가 자꾸만 나를 자극했다.
불과 며칠전의 일이다.
사실 포르쉐를 얘기하자면 설명이 복잡해진다. 포르쉐가 워낙 기술에 집중하는 퓨어 스포츠카 회사인데다 나도 포르쉐 마니아다 보니 관심 없는 얘기를 신나서 하게 된다. 자동차 마니아가 아니라면 이쯤에서 페이지를 넘겨도 되겠다.
모름지기 스포츠카라면 얼마나 빨리 시속 100km에 도달하는지를 먼저 보게 된다. 논란의 여지는 있고 반드시 정비례라 할 수 없지만 빨리 가속되는 차일수록 [화끈한 스포츠카]라는 비례관계는 분명있다.
신형 카이맨S는 박스터S와 동일한 3.4리터급 '직렬 수평대향 6기통 직분사 엔진'을 갖춰 320마력을 내는 차다. 여기에 새로 적용된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에 스포츠플러스패키지를 더하면 [론칭 컨트롤]을 지원한다. 0-100km/h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변속타이밍을 설정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있으면 정지에서 100km/h까지 가속 시간은 터무니없이 빨라져 4.9초에 그친다. 카이맨S가 상위 버전인 911 카레라를 제친다는 것이다.
이날 시승한차는 바로 이 하극상적인 2인승 퓨어 스포츠카 카이맨S다.
◆ 디자인? 멋지지 뭐
사진을 찍기 위해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에 차를 세웠다.
새 카이맨은 눈씻고 봐도 기존과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헤드램프, 테일램프와 에어로파트 정도가 조금 달라졌을 뿐이다. 디자인 개선보다는 성능개선에 치중한 마이너체인지다. 그러나 그 약간의 차이로 매우 세련돼 보이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박스터와 카이맨이 포르쉐에서 가장 밸런스가 잘 맞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2인승과 미드쉽 엔진 덕분에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유선형 뒷모습이 일품이다. 엔진이 앞에 있었다면 뒷부분에 어설픈 트렁크를 만들었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4인승이었다면 천장이 그런 곡선을 그릴 수 없다.
[편의]를 버리고 나서야 얻을 수 있는 디자인이고, 그렇기 때문에 유일하고 독특하다.
멀리서 노란 머리 외국인 두사람이 사진 찍는 내내 힐끔힐끔거리더니 내쪽으로 온다. 엔진소리를 들려달라고 한다. 시동을 걸고 엑셀을 한번 밟았더니 환호성을 지른다. 행인들의 환호성은 모름지기 이런 일탈에서 나온다. 그만 그만한 차를 타던 것에서 벗어난다는 것 자체가 짜릿한 경험인 셈이다.
◆ 더 강력하다…그러나 더 착하다
팔각정에서 나와 구불거리는 산길을 타보기로 했다. 핸들에는 오디오 리모컨 따위는 없고 변속버튼만 있다. 검지를 이용해 버튼을 몸쪽으로 당기면 한단 내려가고 엄지로 밀면 한단 올라가는 방식이다. BMW와 반대라서 좀체 익숙해지지 않았다.
변속기는 911(코드명 997)의 마이너체인지 모델과 같은 '듀얼클러치 방식 7단변속기'(PDK)로 바뀌었다. 변속이 더 빠르고 동력 손실이 거의 없다는 것이 포르쉐측의 설명이다. 실제 PDK는 메뉴얼 변속보다 100km/h까지 가속이 0.1초 가량 더 빠르다.
브레이크와 엑셀을 함께 밟으니 "삑"하는 짧은 소리와 함께 론칭컨트롤이 동작했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자 시트의 헤드레스트가 내뒤통수를 퉁 치면서 가속이 된다. 론칭컨트롤이 동작하는 상태에선 변속 충격도 꽤 과격하다.
새로운 엔진과 PDK는 여러모로 잘 어울렸다. 가속과 감속을 계속해야 하는 산길에서 최적의 변속 기어를 넣고 달리는 느낌이 좋았다. 엔진의 힘도 최적으로 끌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래도 너무 착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존 포르쉐 팁트로닉은 5단 자동변속기여서 변속 충격도 대단하고 변속 때마다 등을 떠밀리는 느낌이었지만, 이번 변속기는 사뿐 사뿐 새색시 발걸음같은 변속을 한다. 너무 부드러워 이 또한 좀체 익숙해지지 않았다.
엔진 소리에 있어서도 기존 카이맨S는 RPM에 따라 저음부터 고음까지 순차적으로 들려, 마치 음악을 듣는듯 했다. 그런데 이번 카이맨S는 지나치리만치 안정적인 사운드가 났다. 물론 상쾌한 느낌이 드는 것은 여전하지만, 과거에 대한 향수는 어쩔 수 없었다.
고속도로를 달릴때는 순항모드인 7단까지 변속이 돼 연비를 절감하는데 도움이 될 듯 했다. Sports plus 버튼을 누른상태에선 7단으로 변속되지 않았다. 최고속은 Sports plus버튼을 누르지 않은 상태에서 시속 275km에 달한다.
엔진회전수(RPM)의 제한은 기존 7300RPM이던것이 7500RPM까지 올랐다. 더 박력있는 드라이빙이 가능해진 것이다. RPM이 오르고 변속기어가 세분화 됐으니 과감한 엔진브레이크도 가능했다.
◆ 게다가 탈만하다
미드쉽엔진의 2인승 스포츠카라는 것은 정말 차에 미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꽃보다남자에서 구준표가 타고 다니던 로터스 엘리스를 보면 적재공간이라고는 없고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인다.
사실 2인승 미드쉽만이 갖고 있는 주행성능 때문에 일상의 용도를 포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포르쉐 카이맨S의 경우 2인승 스포츠카이면서도 나름대로의 실용성을 확보하는 타입이다.
앞쪽 보닛 아래 위치한 트렁크에는 커다란 카메라가방과 노트북가방을 넣었는데 공간이 상당히 넉넉하다. 기내용 하드케이스 여행가방 1개와 보스턴백 1개 정도가 들어가는 공간이다. 뒷편 해치를 열면 전용 골프백 2개를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포르쉐 카이맨 전용이어야만 한다.
포르쉐가 일상적인 용도를 하도 강조하는 통에 앞뒤 모두 적재공간을 만들다보니 어쩔수 없었는지, 운전자는 엔진을 눈으로 볼 수가 없다. 엔진오일과 냉각수 주입구만 빼꼼히 나와있을 뿐이다.
위아래 높이가 낮은 수평대향형 6기통 엔진은 포르쉐와 일본 스바루에서만 사용하는데, 납작하게 생겼기 때문에 낮은 곳에서 저중심을 만들어낸다는 장점이 있다.
버튼을 누르면 댐퍼의 단단함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일상적인 경우 조금은 편안한 주행감각을 만들어주겠다는 의도인듯 하다.
댐퍼를 부드러운 모드로 놓고 산길을 한참 오르내렸다. 그래도 차를 미끄러뜨리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워낙 대단한 차다.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는 퓨어 스포츠카인 동시에 일상에서 탈만한 차다.
몇차례 도발하는가 싶던 국산 스포츠카가 저 뒤로 사라져 백밀러의 점으로 보인다.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등 뒤에서 들리는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가 자꾸만 나를 자극했다.
불과 며칠전의 일이다.
사실 포르쉐를 얘기하자면 설명이 복잡해진다. 포르쉐가 워낙 기술에 집중하는 퓨어 스포츠카 회사인데다 나도 포르쉐 마니아다 보니 관심 없는 얘기를 신나서 하게 된다. 자동차 마니아가 아니라면 이쯤에서 페이지를 넘겨도 되겠다.
모름지기 스포츠카라면 얼마나 빨리 시속 100km에 도달하는지를 먼저 보게 된다. 논란의 여지는 있고 반드시 정비례라 할 수 없지만 빨리 가속되는 차일수록 [화끈한 스포츠카]라는 비례관계는 분명있다.
신형 카이맨S는 박스터S와 동일한 3.4리터급 '직렬 수평대향 6기통 직분사 엔진'을 갖춰 320마력을 내는 차다. 여기에 새로 적용된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에 스포츠플러스패키지를 더하면 [론칭 컨트롤]을 지원한다. 0-100km/h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변속타이밍을 설정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있으면 정지에서 100km/h까지 가속 시간은 터무니없이 빨라져 4.9초에 그친다. 카이맨S가 상위 버전인 911 카레라를 제친다는 것이다.
이날 시승한차는 바로 이 하극상적인 2인승 퓨어 스포츠카 카이맨S다.
◆ 디자인? 멋지지 뭐
사진을 찍기 위해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에 차를 세웠다.
새 카이맨은 눈씻고 봐도 기존과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헤드램프, 테일램프와 에어로파트 정도가 조금 달라졌을 뿐이다. 디자인 개선보다는 성능개선에 치중한 마이너체인지다. 그러나 그 약간의 차이로 매우 세련돼 보이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박스터와 카이맨이 포르쉐에서 가장 밸런스가 잘 맞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2인승과 미드쉽 엔진 덕분에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유선형 뒷모습이 일품이다. 엔진이 앞에 있었다면 뒷부분에 어설픈 트렁크를 만들었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4인승이었다면 천장이 그런 곡선을 그릴 수 없다.
[편의]를 버리고 나서야 얻을 수 있는 디자인이고, 그렇기 때문에 유일하고 독특하다.
멀리서 노란 머리 외국인 두사람이 사진 찍는 내내 힐끔힐끔거리더니 내쪽으로 온다. 엔진소리를 들려달라고 한다. 시동을 걸고 엑셀을 한번 밟았더니 환호성을 지른다. 행인들의 환호성은 모름지기 이런 일탈에서 나온다. 그만 그만한 차를 타던 것에서 벗어난다는 것 자체가 짜릿한 경험인 셈이다.
◆ 더 강력하다…그러나 더 착하다
팔각정에서 나와 구불거리는 산길을 타보기로 했다. 핸들에는 오디오 리모컨 따위는 없고 변속버튼만 있다. 검지를 이용해 버튼을 몸쪽으로 당기면 한단 내려가고 엄지로 밀면 한단 올라가는 방식이다. BMW와 반대라서 좀체 익숙해지지 않았다.
변속기는 911(코드명 997)의 마이너체인지 모델과 같은 '듀얼클러치 방식 7단변속기'(PDK)로 바뀌었다. 변속이 더 빠르고 동력 손실이 거의 없다는 것이 포르쉐측의 설명이다. 실제 PDK는 메뉴얼 변속보다 100km/h까지 가속이 0.1초 가량 더 빠르다.
브레이크와 엑셀을 함께 밟으니 "삑"하는 짧은 소리와 함께 론칭컨트롤이 동작했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자 시트의 헤드레스트가 내뒤통수를 퉁 치면서 가속이 된다. 론칭컨트롤이 동작하는 상태에선 변속 충격도 꽤 과격하다.
새로운 엔진과 PDK는 여러모로 잘 어울렸다. 가속과 감속을 계속해야 하는 산길에서 최적의 변속 기어를 넣고 달리는 느낌이 좋았다. 엔진의 힘도 최적으로 끌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래도 너무 착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존 포르쉐 팁트로닉은 5단 자동변속기여서 변속 충격도 대단하고 변속 때마다 등을 떠밀리는 느낌이었지만, 이번 변속기는 사뿐 사뿐 새색시 발걸음같은 변속을 한다. 너무 부드러워 이 또한 좀체 익숙해지지 않았다.
엔진 소리에 있어서도 기존 카이맨S는 RPM에 따라 저음부터 고음까지 순차적으로 들려, 마치 음악을 듣는듯 했다. 그런데 이번 카이맨S는 지나치리만치 안정적인 사운드가 났다. 물론 상쾌한 느낌이 드는 것은 여전하지만, 과거에 대한 향수는 어쩔 수 없었다.
고속도로를 달릴때는 순항모드인 7단까지 변속이 돼 연비를 절감하는데 도움이 될 듯 했다. Sports plus 버튼을 누른상태에선 7단으로 변속되지 않았다. 최고속은 Sports plus버튼을 누르지 않은 상태에서 시속 275km에 달한다.
엔진회전수(RPM)의 제한은 기존 7300RPM이던것이 7500RPM까지 올랐다. 더 박력있는 드라이빙이 가능해진 것이다. RPM이 오르고 변속기어가 세분화 됐으니 과감한 엔진브레이크도 가능했다.
◆ 게다가 탈만하다
미드쉽엔진의 2인승 스포츠카라는 것은 정말 차에 미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꽃보다남자에서 구준표가 타고 다니던 로터스 엘리스를 보면 적재공간이라고는 없고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인다.
사실 2인승 미드쉽만이 갖고 있는 주행성능 때문에 일상의 용도를 포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포르쉐 카이맨S의 경우 2인승 스포츠카이면서도 나름대로의 실용성을 확보하는 타입이다.
앞쪽 보닛 아래 위치한 트렁크에는 커다란 카메라가방과 노트북가방을 넣었는데 공간이 상당히 넉넉하다. 기내용 하드케이스 여행가방 1개와 보스턴백 1개 정도가 들어가는 공간이다. 뒷편 해치를 열면 전용 골프백 2개를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포르쉐 카이맨 전용이어야만 한다.
포르쉐가 일상적인 용도를 하도 강조하는 통에 앞뒤 모두 적재공간을 만들다보니 어쩔수 없었는지, 운전자는 엔진을 눈으로 볼 수가 없다. 엔진오일과 냉각수 주입구만 빼꼼히 나와있을 뿐이다.
위아래 높이가 낮은 수평대향형 6기통 엔진은 포르쉐와 일본 스바루에서만 사용하는데, 납작하게 생겼기 때문에 낮은 곳에서 저중심을 만들어낸다는 장점이 있다.
버튼을 누르면 댐퍼의 단단함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일상적인 경우 조금은 편안한 주행감각을 만들어주겠다는 의도인듯 하다.
댐퍼를 부드러운 모드로 놓고 산길을 한참 오르내렸다. 그래도 차를 미끄러뜨리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워낙 대단한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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