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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신기술

1등급 연비의 숨은 비결…듀얼클러치 변속기

서구 업체들이 기존 자동변속기에 비해 연비와 출력이 모두 뛰어난 첨단 변속기를 앞세워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시장공략에 나섰습니다. 세계 시장 정복도 코앞입니다.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건식클러치 변속기가 그 핵심 기술입니다.

듀얼클러치(DCT) 변속기

최근 BMW는 '뉴 Z4 35i'를 내놓으면서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Dual Clutch Transmission)를 장착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기존 변속기에 비해 작동이 훨씬 빠르고 동력 손실도 적다는 겁니다. 가속력도 뛰어나고 연비도 더 좋고 게다가 변속충격마저 적다니 1석 3조라 하겠습니다.

사실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폭스바겐이 시초입니다. 2003년부터 DSG라는 독자적인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개발해 골프R32 등에 장착했습니다. 이어 골프GTI는 기본 장착되고 기타 다른 모델에는 선택사양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거의 전 모델에 DSG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국내는 제타 TDI와 같이 연비를 극대화 시킨 모델이나 폭스바겐 CC TDI 등 스포츠 성능을 강화한 차종에 장착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세계 최초로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양산차에 장착한 브랜드가 되겠습니다. 덩달아 아우디도 같은 변속기 모듈을 TT등 일부 모델에 적용한 바 있습니다.

포르쉐 등 스포츠카 메이커도 올해부터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채택했습니다. 미쓰비시의 랜서 에볼루션도 SST라는 듀얼클러치 방식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변속기에는 메이커들이 말해주지 않는 비밀이 있습니다. 사실 포르쉐와 푸조,크라이슬러는 ZF로부터 완제품을, BMW, 미쓰비시는 게트락으로부터 완제품을 납품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자체생산하는 폭스바겐의 DSG도 핵심 부품을 보그워너로부터 납품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건식클러치 방식

프랑스 푸조는 MCP 건식 클러치를 이용해 연비를 높이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로 유명한 독일 다임러AG의 스마트도 건식 클러치로 연비를 높입니다.

건식 클러치 방식은 수동 변속기에 자동 클러치와 변속 기능을 하는 모듈을 더한 방식입니다. 사실 듀얼클러치 방식에 비해 변속시간이 길고, 익숙해지는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흠이 있지만, 부품가격이 저렴하고 연비 또한 수동변속기보다 높은 경우도 있어 경제적입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BMW의 SMG(Sequential M Gearbox)나 페라리의 F1변속기 등도 건식클러치 방식을 이용해 보다 강한 엔진 힘에 대응하도록 했습니다.

이같은 차들은 건식클러치와 수동변속기를 결합하는 경우이고 폭스바겐의 경우 7단 DSG를 만들면서 건식클러치를 듀얼클러치에 결합시킨 방식을 내놨습니다. 세계 유일의 건식 듀얼클러치인 셈입니다. 아직은 높은 토크의 변속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클리핑이 일어나지 않으며 변속의 이질감이 느껴진다는 단점은 있습니다만, 이같은 건식+듀얼클러치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발전 영역이 무궁무진하다고 봅니다.


국산차는? 원천기술은?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최근 크라이슬러 세이블링 등이 갑자기 연비가 높아져 그 이유를 알아보니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적용했기 때문이었다"며 "자동변속 중형차로 1등급 연비를 받으려면 디젤에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거의 필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17.3km/l로 국내서 가장 연비가 좋은 차로 알려진 '폭스바겐 제타 2.0 TDI'나 푸조 뉴308등 1등급 중형차 대부분이 디젤연료에 듀얼클러치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도 서울 국제모터쇼에서 현대 투싼의 후속 콘셉트카 익쏘닉에 건식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장착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기아 DCT라는 모듈도 2007 부산국제모터쇼부터 꾸준히 공개되고 있지요. 오른쪽에 보이는 사진이 기아-DCT입니다. 

현대차는 보그워너社로부터 듀얼클러치 변속기 부품을 공급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그워너社는 듀얼클러치 부분(그림에서 왼쪽 흰색과 파란색이 번갈아 있는 부분)과 그 컨트롤에 대한 특허를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나와있는 거의 대부분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보그워너에서 이 부분의 부품 모듈을 납품 받아서 생산하거나 로열티를 지불하고 생산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때문에 업체들이 건식클러치나 건식+듀얼클러치 등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것입니다. 특정업체에 기술이 종속돼서는 아무리 차를 많이 만들어 팔더라도 부품업체의 손에 휘둘리기 십상이니까요. 최소한의 대안은 마련해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나라 현대차는 어떤 개발을 하고 있느냐고 현대 관계자에게 물었더니 "아직 개발 계획은 없다"고 말합니다.

점차 우수한 연비가 요구되면서 듀얼클러치 자동 변속기는 보다 많은 차에 보편적으로 장착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반면 이러한 방식의 변속기를 제조하는 회사는 세계적으로 게트락, 보그워너, 폭스바겐, ZF 등 몇군데 뿐입니다.

한국 제조사들도 이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기술개발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