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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아이폰

삼성전자, ‘갤럭시S 사기 위해 줄섰다’ 거짓은 인정, 하지만…

삼성전자가 오스트리아에서 갤럭시S를 공짜로 나눠주느라 모인 사람들을 찍어놓고, "갤럭시S를 사기 위해 줄을 섰다"고 허위 보도자료를 꾸며서 배포한 것에 대해 쓴 글에 대해 뜨거운 관심 보내주신 것에 대해 감사 드립니다. 삼성전자도 이에 한발 물러서는 모습입니다.

혹시 전후 상황을 모르는 분들이 있을까봐 첨언하자면,

삼성전자가 위 사진과 함께 "오스트리아에서 갤럭시S를 시판하자 이를 구입하게 위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고 보도자료를 뿌렸죠. 하지만 네티즌들은 현지 이통사가 보도자료에서 "50대를 공짜로 나눠준데다 사전 예약을 한 소비자 등 400명이 모였다"고 배포한 것을 근거로 삼성전자의 거짓말을 지적한 겁니다. (사진을 보면 현지 보도자료 400명도 과장인것 같죠?)

관련글 링크: http://www.aboutcar.co.kr/1428

이번 일에서 다시한번 네티즌 수사대와 인터넷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우리 OO 기업이 해외에서 엄청 잘 나간다"하면 곧이 곧대로 믿어왔는데, 요즘은 해외 언론이 뭐라고 보도했는지를 인터넷을 통해서 찾아보는 겁니다. 소비자들을 어수룩하게 보고 해외 사정을 거짓으로 알리면 이렇게 바로 들킵니다.

보도자료, 현지 언론의 보도, 번역문, 네티즌들의 항의 이메일 등이 쏟아진 결과, 삼성전자는 비교적 빠른 시간안에 보도자료의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어? 그런데, 내용이 여간 미흡한게 아닙니다.

삼성전자 공식 '트위터'를 통해 밝힌 이 내용에서 "일부 잘못된 설명이 있었다"고 적었는데요. 잘못을 인정은 해놓고 마치 그저 '실수'라도 있었다는 듯한 내용이군요. 잘못해서 미안하다는 내용은 전혀 없구요.

어제의 설명은 이것.

현지시각 6월 18일
 07:00 샵 Open(08:00) 1시간 전, 오스트리아 제 1위 사업자인 A1 을 통해 출시된 갤럭시 S를 구입하기위해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위치한 A1 Mariahilferstrasse 매장에서 구매자들이 아침부터 길게 줄을 서고 있다.

50명에게 경품 주는 행사에 400명 모였다는 내용이, 어떻게 "갤럭시S를 구입하게 위해 길게 줄을 섰다"고 해석 될 수 있을까요.

이건 아무리 좋게 봐주려해도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인 반칙이죠. 이게 바로 전형적인 '거짓 마케팅'입니다. 
 
더구나 구글에서 검색해보면, 이 내용은 이미 112군데의 언론과 웹사이트에 똑같이 배포됐고 현재까지도 이렇게 잘못된 내용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심지어는 신문과 잡지에는 이 잘못된 내용이 그대로 인쇄돼 배포 될 예정입니다. 그걸 읽은 독자들이 저 트위터를 읽지 않는다면 '삼성 갤럭시S도 아이폰 못지 않게  줄서서 사는 폰' 이라고 잘못 알게 되겠죠.

[ 해당기사 구글검색 링크 ]


예상대로 삼성전자측은 "잘못 알아도 좋다"는 태도입니다. 결국 거짓으로 소비자들을 기만한 이 마케팅은 성공한 셈이고, 삼성전자는 고작 트위터에 "설명에 잘못이 있었다"라고 달랑 한줄 적고 면죄부를 얻겠다는겁니다.

'거짓 마케팅'을 했으면 홈페이지를 통해서든, 광고를 통해서든 여럿이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최소한의 사과라도 해야 옳지요. 또, 미안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정정자료를 보내 해당 언론사들이 정정보도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야죠. 하지만 삼성전자 홈페이지는 물론, 언론사에도 정정 보도자료가 오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말해 삼성전자는 네티즌 수사대가 어렵사리 밝혀낸 '거짓 마케팅'을 단순히 몇몇 담당자의 '실수'로 치부하는겁니다. 삼성전자의 이런 행동이 '과정은 상관없고 거짓말을 통해서라도 이익을 챙기겠다'는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정말 괴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