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엑센트 디젤이 국내 판매되는 모든 차종 중 2번째로 높은 연비를 기록해 업계를 술렁이게 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엑센트 디젤 수동모델은 공인연비가 리터당 23.5km로 혼다 인사이트(23km/l), 시빅 하이브리드(23.2km/l) 등 하이브리드 차량을 제치고 국내 최고 수준 연비를 달성했다. 풀 하이브리드인 도요타 프리우스(29.2km/l)에 이은 국내 2위다.
엑센트 자동변속기 모델은 연비 19.6km/l로 일반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차종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당초는 20km/l를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대차가 신모델에 대부분 장착하고 있는 6단 자동변속기 대신 4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하면서 연비가 예상보다 약간 낮아졌다.
하지만 이는 경차 GM대우 마티즈크리에이티브(17km/l)나 기아 모닝(18km/l)에 비해 우수한 수치다. 그동안 하이브리드카와 수동 및 MCP(기계식 자동) 모델을 제외하면 연비가 가장 우수했던 차는 BMW 520d 모델(18.7km/l)이었다.
엑센트 디젤엔진 모델은 엑센트 해치백 모델과 함께 내년 초 판매될 예정이다. 현대차 측은 엑센트의 미디어 발표회장에서 “디젤과 해치백을 다 만들어 놨지만 경쟁사의 모델이 나오는 시점에 맞추기 위해 내년초로 미뤄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업체에서 직접 자체시험…믿을 수 있나
최근 현대·기아차 등 국내 차종들의 연비가 급속도로 향상되면서 신뢰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지난 2010년 1월부터는 공인기관이 아니라 제조사가 직접 자체시험을 통해 연비 시험결과서를 제출하고, 에너지 관리공단이 그대로 인증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서 신뢰도가 낮다는 것이다.
국내는 자동차부품연구원, 석유관리원 등 3곳의 연비 측정기관이 있어, 필요한 경우 '자체시험' 결과를 '확인시험' 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아직까지 '확인시험'이 이뤄진 경우는 단 한차례도 없었다. 에너지관리공단의 한 관계자는 "'자체시험'으로 제도가 바뀐 후 연비가 갑자기 잘 나온 경우가 많아 조만간 '확인시험'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특히 현대차 엑센트 등은 연비가 너무 잘나와 내년 초에 꼭 한번 '확인시험'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차량의 연식변경 등이 이뤄진 후에 실시하는 '사후시험'의 경우는 5%까지의 넉넉한 마진을 제공하고 있어서 상당수 제조사가 별 문제 없이 통과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지만, 제조사가 정확히 시험을 했는지를 조사하는 '확인시험'의 경우 허용 오차가 3%로 상대적으로 마진이 적어서 시행될 경우 일부 차종은 '시험부적합'판정을 받을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일단 '시험 부적합' 판정을 받게 되면 업체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받게되는 만큼 내년에 실시하게 될 '확인시험'에 업계 관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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