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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흥미꺼리/취재 뒷담화

"콜록콜록…공사장이냐구요? 벤츠 출고 센터예요"

 메르세데스-벤츠의 신차는 판매되기 전부터 모래먼지를 뒤집어 쓴 상태로 방치되고 있었다.

14일 오후1시 평택자유무역지역, 봉고차 한대가 뽀얀 모래 먼지를 일으키며 차 사이를 누비는 모습이 어색하게 보인다. 이곳은 공사장 현장이 아니라 고급 수입차 메르세데스-벤츠 신차의 VDC(출고센터;Vehicle Distribution Center) 야적장이기 때문이다. 이 야적장은 최근 전체 부지 중 일부가 콘크리트로 가설 포장됐지만 여전히 절반이 넘는 부지는 비포장 상태다.



야적장 바닥은 아스팔트 공사가 이뤄지지 않은 비포장 상태였고 작은 자갈 위에 주차구획을 알리는 빨랫줄이 쳐진 것이 설비의 대부분이었다. 특히 차들이 지날때마다 작은 돌이 튀는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여기서 발생한 모래 먼지와 자갈은 차체 바닥면과 에어필터에 작게나마 손상을 입힐 듯 했다. 

야적장의 흰색 '메르세데스-벤츠 E 300 엘레강스' 모델은 비를 얼마나 맞았는지 차체의 홈을 따라 검은색 물이 흘러내려 그대로 말라 붙어 있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이곳에 세워져 있었는지 궁금할 정도였다. 천장이 검은 헝겊으로 이뤄진 '메르세데스-벤츠 E 300 카브리오' 차량도 모래 바람과 빗물, 햇빛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측은 이곳에서 야적한 차량을 화성 VDC에 옮겨 세차와 광택을 낸 후 차량 상태를 면밀히 검사한다. 돌이 튀거나 유리에 금이 생긴 흔적이 발견되면 즉석에서 도색과 광택, 혹은 부품 교체 등이 이뤄진 후 소비자에게 '신차'로 인도된다. VDC에서 이뤄진 수리는 특별하게 관리되기 때문에 소비자는 어떤 경우에도 수리 기록을 볼 수 없게 돼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수입한 모든 신차는 평택항을 통해 들어와 이곳에서 일정기간 야적을 한 후 수요에 따라 화성 VDC로 이송된다. 7억원이 넘는 마이바흐도 같은 경로를 거친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관계자는  "그동안 잘 몰랐지만, 아마 대행하는 업체에서 그렇게 한 것 같다"면서 "야적하는 기간이 길지 않고 금방 트레일러를 통해 화성 VDC로 옮겨지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지난달 국내 판매한 신차는 마이바흐 3대를 포함해 총 1452대로, 모두 이곳을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