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현대차 신형 싼타페를 시승해봤습니다.
이전 싼타페에 비해 크게 향상 된 기술력이 두드러져 보이는 자동차였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이번에 나온 자동차도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을겁니다. 어떤 장점이 있고 어떤 단점이 있었는지 탑라이더 시승기를 통해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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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인가요?"
현대차 마케팅 관계자는 신형 싼타페를 가리켜 아우디 Q5를 염두에 두고 만든 차라고 했다. 아우디 Q5는 주행 감각과 품질 면에서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최고의 중형 SUV다. 말하자면 독일인들의 고집스런 품질 제일주의와 기술력으로 만들어낸 자부심 그 자체라 할 만한 차다.
신형 싼타페를 시승해본 결과, 미안하지만 Q5와는 비슷하지도 않았다. 아니, 아예 이번 개발의 목표는 독일차를 향한 것이 아니라고 느껴졌다. 마케팅과 개발에서 추구하는 방향이 공유되지 않았는지 이 차의 승차감은 철저하게 미국인들과 한국인들을 위한 차로 만들어진 듯 했다.
◆ 신형 싼타페, 어떤 차라고 봐야 할까
요즘은 자동차 메이커들은 소형 SUV를 내놓을 때 철저하게 도심 주행 위주로 세팅한다. 험로를 달리는 능력은 승용차에 비해 그리 나을 것도 없고 그저 스타일만 SUV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반면 같은 회사에서 나오는 중형 이상 SUV는 어느 정도 험로 주파 능력도 우수하고, 바위가 있는 곳에서도 든든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면서 가격을 높여 받는다.
예를 들어 도요타라면 RAV4 같은 승용감각의 SUV가 있는가 하면, 그 위에 랜드크루저 등의 거대한 차들이 존재한다.
SUV의 본가라 할 수 있는 랜드로버의 프리랜더와 디스커버리4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하나가 도심형이면 다른 하나는
오프로더로 해야 성격이 겹치지 않고 판매 간섭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이같은 전략은 당연하다.
그런데 현대차 투싼과 신형 싼타페의 관계는 전혀 그런 방식이 아니다. 신형 싼타페는 이전모델보다 지상고가 50mm나 낮아져 투싼보다도 지상고가 더 낮게 느껴진다. 이래선 오프로드는 거의 달릴 수 없다. 문도 세단처럼 차체 바닥까지 내려오는 방식이라 연석에 부딪칠 수도 있을 정도다. 이 덕에 신형 싼타페는 고속도로에서 승용차처럼 낮게 깔려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한 차가 됐고, 시내에서 타고 내리기도 편리해졌다. 철저하게 오프로드를 버리고 온로드를 추구한 셈이다.
신형 싼타페는 2.0리터와 2.2리터 디젤엔진을 갖추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 많이 팔리는 모델은 투싼과 같은 2.0리터
디젤엔진일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러니 신형 싼타페는 투싼을 약간 크게하고 부드러움을 강조한 모델 정도로 보는게 맞겠다.
◆ 블루링크 옵션, 어떨까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차량을 제어한다는 블루링크 옵션은 재밌긴 하지만 쓸만한 기능이 많지 않다. 시동을 미리 걸어놓고 시원해진 차에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점이 가장 부러운 기능이다.
그러나 어플리케이션이 아직 쌍방향을 지원하지 않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시동 버튼을 눌렀을 때 시동이 걸렸는지 알 수 없고, 일단 단방향으로 신호를 보낸 후 차가 제대로 시동이 걸렸는지는 핸드폰 문자메시지로 돌아오는 것을 확인해야 하는 식이다.
차 안이 뜨거운지 적당히 따뜻한지 원격에서는 알 수 없으니 여름이나 겨울에 쓸데없이 차를 공회전 시키는 일도 많겠다. 아이러니하게 저탄소녹색성장이라는 정부취지나 친환경 정책과는 좀 동떨어져 보인다.
개인비서 서비스도 있는데, 버튼을 누른 후 "근처 맛있는 집을 내비게이션에 찍어주세요"라고 말하니 "네,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바로 찍어드리겠습니다"라더니 주행 중인 내비게이션에 해운대 금수복국의 위치가 찍힌다. 참 신기하고 편리한 기능이다. 하지만 비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기본료 월 6000원에 한번 사용할 때 마다 500원이 부과된다고 한다.
◆ 신형 싼타페의 특징, "넓고 조용하지만…"
신형 싼타페에 들어가면 공간 효율이 굉장히 우수하게 느껴진다. 트렁크가 넉넉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2열은 전후로 슬라이딩이 되고 뒤로도 젖혀진다. 만약 사람을 몇 명 더 태워야 한다면 3열을 슥 세워 7명까지 타면 그만이다. 3열이 그리 편안한 좌석은 못되지만 성인 남성도 그런대로 앉을만한 좌석이다.
이렇게 많은 의자들이 움직여지고 차체도 커다란데 불구하고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 다시 놀라게 된다. 엔진과 변속기의
소음도 극단적으로 줄여 별다른 엔진음이나 진동이 느껴지지 않는다. 전면 유리에는 소음 차단 필름이 들어있고, 변속기도 충격을
극단적으로 줄여 변속하는 느낌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 정도의 저소음 설계와 소음 차폐라면 누구라도 소음을 문제 삼지는 않겠다.
주행감각도 매우 부드럽고 쭉 뻗어나가는 편이다. 차가 너무 조용하다보니 운전자의 생각보다 속도계가 훨씬 더 올라가 있게 된다. 시승차는 4륜구동인데 2륜구동 모델의 경우 이보다 더 조용하고 더 빠르게 치고 나간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고속에서의 안정감은 이제 만족이다. 차체가 통통 튄다거나 출렁거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절묘한 지점을 찾은 듯 하다. 계기반으로 시속 190km 정도에 제한이 걸려있는데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속도의 범위에서는 차가 치고 나가는 느낌이 짜릿할 정도다.
그러나 스티어링휠의 조작 감각은 어디까지나 현대차다. 3단계 강약 조절이 가능한 '플렉스 스티어'라는 시스템을 장착했지만
그리 도움이 안된다. 말하자면 '너무 부드러운 핸들'과 '더욱 부드러운 핸들' 중 선택하는 정도다. 코너에서의 휘청거림도 꽤
심한편이다.
변속도 너무 빨리 이뤄지고, 수동 모드에서도 변속기의 기어 단수를 낮추기 쉽지 않기 때문에 4500rpm부터 빨간색으로 칠해져 있는 타코미터가 무색하다. 메뉴얼모드로 가속페달을 거의 끝까지 밟아도 3500rpm 정도면 변속이 이뤄지고 만다.
배기음이 작고, 핸들이 부드럽고 낮은 엔진회전수에서 변속이 이뤄진다는 점은 분명히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장점이지만 독일차들은 대부분 그 반대로 만들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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