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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흥미꺼리/취재 뒷담화

급발진으로 오인하기 쉬운 사고…브레이크 램프는 그게 아니예요

요즘은 '급발진 사고'가 참 많지요.

 

급발진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한번 쓰겠습니다만, 우리가 아는 모든 급발진 사고 중 99%는 말 그대로 '급발진'이라기 보다는 브레이크를 밟는 대신 가속페달을 밟아서 발생하는 사고입니다.

 

나머지 1%가 급발진이라고 말할수 있는데, 그 또한 알려진 것처럼 미스터리어스한 영역이 아니라, 인재라고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것도 나중에 쓰도록 하지요.

 

중요한 것은 최근 급발진이라고 도무지 볼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와서 급발진이라고 주장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일이 자주 일어났을때, 가장 큰 문제는 일반 운전자들이 정말 급발진이 흔한 것으로 잘못 인식하고

 

자신이 가속페달을 밟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브레이크로 발을 옮겨 밟는대신

'앗 지금 급발진을 하고 있구나 브레이크를 더 세게 밟아야 겠다'고 착각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급발진을 경험할 가능성은 절대로 없다고 할 만큼 극히 낮으며, 차가 갑자기 가속된다면 여러분의 발 밑에 있는게 브레이크가 아니라 가속페달이라고 의심해보는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래는 유튜브에 올라온 흔한 급발진 동영상입니다. (아마 이 글을 읽으시면 곧 삭제하시겠지요)

 

 

 

이 영상을 올린 분은, 본인이 브레이크를 밟았는데도 차가 가속돼 어쩔 수 없이 옆으로 들이받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동일 차종을 가지고 와서 브레이크를 밟으며 비교해 보여줍니다.

 

"봐라, 내가 브레이크 밟은게 저 아래 반사돼 보이지 않느냐. 밝기가 같은 것을 보면 저기서 켜진게 브레이크 등이라는 점이 틀림 없다."

 

라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평소는 선반의 램프가 켜지지 않지만, 두개의 브레이크 등은 켜짐. 자동 미등이 들어오기 때문.

 

위의 스틸컷을 보시면 이 차는 브레이크 등이 양쪽에 하나씩 2개가 있을 뿐 아니라 뒷 유리 선반에 하나가 더 있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이게 바로 하이포지션 스톱램프라는 것입니다. 불의의 고장에도 대비하고, 트럭이나 버스에서 내려다 보기도 쉽도록 만들어진 램프죠.

 

 

선반의 램프가 켜짐

 

선반의 램프가 켜지지 않음. 붉은 색은 미등임

 

사고가 난 후에도 선반의 램프가 켜지지 않음. 사고 후에도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상황임.


 

 

브레이크를 밟았는데도 이때만 유독 이 하이포지션 스톱램프가만동작하지 않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합니다. 그냥 브레이크 페달에 토글 스위치 하나만 달려있는 단순한 구조입니다.

 

이 영상만 보면 이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는 대신 가속페달을 밟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셈입니다.

 

그러나 운전자는 절대 거짓말을 하고 있는게 아닙니다. 본인이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다고 굳게 믿고 있는겁니다. 그러니 차를 들이받은  후에도 계속 가속페달을 밟고, 이 동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하고 있는 거겠죠.

 

대부분 급발진 사고는 사고 이후에도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믿게 되는 만큼,

단순히 사고 운전자 말만 듣지 말고, 모든 면을 객관적으로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여러분, 혹은 여러분들 주변의 운전자들이 만일 실수를 하는 경우도 가속페달을 브레이크인줄 알고 사고 날 때까지 꾹 밟고 있는 '자기 최면성 급발진'이 일이 일어나지 않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