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도 너무 추웠던 10일, 평소 후륜구동 승용차를 운행해왔는데 눈도 내리고 길마저 얼어붙어 운전이 힘들 지경이 됐다. 이번에는 전륜구동 승용차도 운전 해 볼 겸, 그린카라는 카쉐어링 서비스를 이용해 보기로 했다.
카쉐어링은 기존 렌터카와 달리 필요한 만큼만 차를 빌릴 수 있는 서비스다. 렌터카는 차를 주행할 때나 주차해뒀을 때도 무조건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카쉐어링을 통하면 필요한만큼만 주행하고 그에 따른 비용만 내면 된다. 주행이 끝나고 정해진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면 다른 사용자가 스마트폰 등으로 차가 있는 위치를 검색해 다시 몰고가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건 단순한 렌터카 서비스의 변형이 아니라 자동차 운행의 개념 자체를 바꿔주는, 서비스의 일대 혁신이다.
카쉐어링을 이용하면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예를 들어 회사에서 저녁 술약속이 있다면 출근 때 카쉐어링 차를 가지고 가서 회사
근처 주차장에 차를 반납해버리면 된다. 주말에만 차를 운행하는 도심의 대다수 자동차 운전자들도 이런 방식을 이용하면 자신의
자동차를 갖는 것에 비해 훨씬 편리하게 자동차 생활을 누릴 수 있다.
주유비나 보험료, 주차비, 자동차 관리 등 번거로운 일들을 모두 서비스 업체에서 대신해주기 때문에 이용자는 그저 차만 운전하면 된다.
일부 자동차 제조사들은 최근 세계적으로 카쉐어링이 활성화되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자동차 판매가 줄어들까 우려하기도 한다.
카쉐어링을 이용하면 주말이나 야간 등, 차가 꼭 필요한 상황에서의 불편이 해소 되기 때문에 가뜩이나 자동차를 사지 않는게 일상화 된 일본 도쿄 등 이른바 '메가시티(수백만 이상이 사는 도심지)'에서 차량 판매가 한층 더 줄어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BMW나 폭스바겐 등 독일 자동차 업체들은 오히려 카쉐어링을 활성화 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특히 BMW는 내년부터
미국 시장에 i3, i8 등 전기차를 카쉐어링인 드라이브나우(DriveNow)서비스에 투입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업체
BMW아이벤처스(BMW i Vantures)를 설립해 운영중이다. 현재는 70여대의 BMW ActiveE 차량들을 투입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프랑스, 일본,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이같은 시스템이 활성화 되거나 도입 단계에 있지만, 국내는 아직 갈길이 멀다.
국내는 그린카 카쉐어링 서비스가 가장 잘 하고 있는데, 아직 원하는 곳에서 차를 픽업해 아무데나 주차하는 식으로 서비스 되지는 않고, 반드시 처음 픽업한 자리에 반납해야 하는 점이 아쉽다.
하지만 서울에 50여개의 거점이 있어 24시간 언제고 차를 픽업할 수 있고, 시간 단위로 차를 빌려 경제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린카 관계자는 "앞으로는 픽업과 반납 거점 구분 없이 차를 반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으니 기대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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