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에 인제 서킷을 다녀왔습니다. 인제서킷은 내년 상반기에 오픈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인 서킷으로 SBS의 모기업인 태영건설이 참여해 건설중인 대단위 사업입니다. 인제군 역사상 최대 사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인제 서킷을 둘러본 소감은. 대성공 할 수 밖에 없는 훌륭한 서킷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성공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인제 서킷은 서울에서 가깝습니다.
거리로 치면 서울에서 가장 가깝다는 안산서킷이 저희집(역삼동) 기준으로 1시간은 족히 걸립니다.
반면 인제서킷은 여기서 150km 떨어져 있지만 길이 잘 뚫려 있어 1시간이면 충분히 갑니다. (읭?)
보통은 1시간까지는 무리겠지만, 어지간한 운전자라면 2시간 안쪽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고속도로가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2014년에는 고속 구간이 더 길어져 시간은 더 단축 될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 박근혜씨가 대통령 당선 됐다.
박근혜씨는 그동안 인제에 대한 애정을 여러차례 내비쳤더랬습니다.
이 어색해 보이는 코다리 든 사진도 바로 인제군 시장에서 찍은 것이구요. 강원도 다른 지역은 가지 않아도 꼭 인제는 간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군인들이 많으니까?
어쨌건 이번 선거에서 강원도에서 몰표를 받았는데, 이 역시 이분의 관심지역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분은 한번 밀어준다면 눈치 안보고 확 밀어버리시는 분의 따님이시니까. 당연히 앞으로 인제나 강원도를 확 밀어줄것임은 분명합니다.
휴우우.. 전라남도 영암 서킷은 이제 어쩌나...
이분의 당선과 함께 희비가 엇갈리는 서킷들 되겠습니다.
셋째, 태영건설+포스코ICT+인제군... 환상의 콤비
자동차 서킷은 사업자가 정말 중요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대표서킷중 하나인 태백서킷은 본래 태백준용서킷이라고 하는데 x준용씨라는 분이 돈을 들고 해외로 잠적하게 되면서 문제가 생기게 된거죠.
안산서킷도 비슷합니다. 돈은 사라졌고 돈 빌려준 채권단과 땅 빌려준 안산시가 함께 돈을 떼이게 됐습니다. 함께 사업을 잘해서 도망간 돈을 메꾸자 하면 되는데, 서로 상대방이 채권을 갚아주고 통째로 인수하길 바랐습니다. 결국 서로 사업을 못하게 방해하는 식으로 운영되면서 서킷이 파행을 겪고 있죠.
용인 서킷은 삼성 이건희 회장님의 개인의지로 만들어지다보니, 남주긴 아깝다 싶었는지 문을 걸어잠그고 혼자 노는 서킷이 됐죠. 뭐 이런...
영암F1서킷은 J프로젝트라하는 전남도의 무리한 정치적 계획과 야심에 따라 지어진 것이죠. 지반침하가 계속되는 간척지에 서킷을 지었기 때문에 건설 비용이 당초 계획의 몇배나 들면서 스폰서들이 떨어져 나가 중간에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지요. 군인까지 동원해서 어찌 완공은 했지만, 지반침하로 인해 근처에 호텔빌딩 하나 짓지 못하는 장소니... 왜 하필 거기다 지었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서킷입니다.
아 우리나라 서킷들 상황 참 암울하네요.
반면 인제서킷은 정말 깔끔합니다. 신용 등급이 A1등급인 포스코ICT와 태영건설, 인제군이 만든 컨소시엄이니 탈이 날 걱정이 없습니다. 땅값 싸지, 강원도 암반위에 서킷을 지었으니 수십년간 단단하게 지탱 될 것이구요.
강원도가 고향인 태영그룹 윤세영 회장님의 의지로 이번 서킷을 짓게 됐다고 하는데요.
태영그룹은 SBS를 갖고 있는 그룹사인데다 회장님이 SBS 사장 및 기타 등등 계열사 사장을 대동해 이곳을 방문하는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내년부터 바로 이곳에서 일어나는 경기는 모두 SBS 스포츠에서 중계하게 됩니다. 우와!
내년 8월에는 이곳에서 아시안르망, 아우디컵 등 4개의 국제 경기를 치르게 되고 슈퍼GT 등도 이곳에서 한다고 하는데, 기대가 되네요.
SBS는 스포츠 관련 채널을 모두 섭렵했는데, 모터스포츠만은 MBC에 밀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SBS가 골프채널을 만들었듯이 SBS 모터스포츠 채널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넷째, 호텔과 콘도를 겸비했다.
사실 영암 F1 서킷이 서킷으로서 훌륭하긴 하지만, 서킷이 운영되지 않을때는 무슨 용도로 사용될까요? 그냥 놀겠지요?
이곳은 호텔과 콘도가 있고, 주변에는 레프팅으로 유명한 내린천을 비롯해 ATV 시설 등이 있습니다. 또 1시간 거리에 속초가 있어 바다도 볼 수 있으니, 관광객들이 사시사철 찾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더구나 호텔이나 콘도의 모든 객실은 자동차 레이스 서킷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주행할 수 있는 체험 드라이빙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면 서로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다섯째, 서킷이 너무 재미있게 만들어졌다
서킷은 산에 만들어졌습니다. 평지에 만들어진 다른 서킷들도 물론 장점이 있지만, 요즘은 뉘르부르크링을 비롯해 고저차가 큰 서킷들을 재미있는 서킷이라고들 합니다.
왜냐면 평지만 달리면 비슷한 실력의 운전자들은 서로 길을 내주지 않아 처음부터 끝까지 순위가 변동되고 폴투 피니시(출발자가 1등하는것)하는 일이 잦은데, 고저차가 있으면 운전자의 스킬이 훨씬 중요해지고 추월의 기회도 훨씬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인제 서킷은 고저차도 큰데다, 서킷은 크게 A서킷과 B서킷이 있고 이 서킷을 한데 묶어서 경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공정을 보니 일단 A서킷부터 오픈하려는 것 같네요.
아, 서론이 너무 너무 길었네요. 서론은 여기까지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 인제 서킷을 가다
이 인제 서킷을 갔습니다. (이인제서킷?)
서킷에는 이런차가 제격일거라 생각하고 빌린 차가 두둥...
도요타 86.
그리고... 두둥.
인피니티 G37R이었습니다. 인피니티 G37R은 에어로파트 등이 일반 G37과 약간 다른데요. 조금 차이지만 꽤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어쨌건 이 차들을 타고 달렸습니다.
휘이익~!
이곳은 인제오토피아 홍보관이 있다는 합강정 휴게소입니다. 도로가 잘 뚫려서 정말 1시간이면 온다고 합니다. (갑자기 유체이탈 화법 구사 ^^)
입구는 조금 얼토당토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실내는 꽤 모터스포츠 느낌이 나도록 잘 만들어져 있네요.
아 두근두근... 오늘 이런 서킷을 보는거구나.
맨 윗부분이 나뉘어져서 왼편은 A서킷, 오른편은 B서킷이라 했습니다. 물론 이 둘을 연결해 3.9km에 달하는 거리를 달릴 수도 있구요.
관중석도 이렇게 멋지게? 휴우. 생각만해도 두근두근합니다.
벌써 옷이나 기념품을 다 만들어놨더군요.
입장 카운트를 할 수 있는 장비도 있구요.
FIA로고와 인제인터내셔날서킷이라는 그림이 그려진 셔츠. 아아 인상적이네요.
장차 저걸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생기겠죠?
자동차 레이스 게임기도 있었습니다. 뉘르부르크링에도 저런게 있긴 했는데...
레이스카도 있었습니다. 레이스카트와 포뮬러 머신도 놓여 있었구요.
촌스러움과 가능성이 혼재 돼 있는 그런 공간이었습니다.
어쨌건 중요한건 이런게 아니고 서킷이니까요!
서킷은 이곳에서도 약 15분 정도를 더 가야 했습니다.
구불구불 굽은 도로 옆으로 계곡물이 흐르는데, 그 모양이 절경입니다.
그런데, 도착한 서킷은... 두둥....
(클릭하면 커집니다)
온통 눈의 나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어요.
심지어 후륜구동으로 가져온 스포츠세단과 스포츠카는 눈쌓인 언덕을 전혀 오르지 못해 오히려 애물단지.
이렇게 콘도 건설 현장에 세워뒀습니다. ㅠㅠ
유일하게 올라올 수 있던건 바로 이 매그너스. ㅠㅠ
전륜구동 언밸런스 차의 위용이 어찌나 멋지시던지.
올라와서 한참을 살피니 서킷이 꽤 만들어졌다는게 비로소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서킷은 마치 언덕을 올라오는 듯 한데, 언덕 아래에선 길이 어떻게 꺾였는지 알기 어려워서 운전자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것 같습니다. 서킷을 완전히 외워야만 제대로 운전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우아. 멋진 서킷이야... 떨린다 정말.
관중석과 피트, 관제탑의 규모나 위용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기념사진도 한방.
호텔 건물도 거의 완성됐고 마무리와 실내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대로라면 내년초 오픈이라는 목표는 그리 어렵지 않게 달성할 것 같네요.
이번에는 피트에 내려와보기로 했습니다.
피트 건물은 마무리도 아니고 그냥 완성된 상태라고 볼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언제 이렇게 다 만들었을까. 감탄이 나옵니다)
실내에 들어오면 바닥이나 유리, 천장은 물론 에어컨/히터까지 설치가 다 된것을 볼 수 있습니다.
피트 옥상에 올라가봅니다.
관중석 상부에 앉으면 피트 너머로 경기 대부분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영암은 이게 반대로 돼 있어서 경기를 전혀 볼 수 없게 돼 있죠.
코너를 돌아 들어오는 장면이나, 나가는 모습도 아주 박진감 넘치겠습니다.
내리막을 통해 직선코스에 진입하기 때문에 관중 앞에서 최고속도가 잘 나오고 추월도 자주 일어나도록 설계됐습니다. 빠져나가는 코너는 앞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굉장히 주의해야 할 것 같구요.
피트 옥상에는 대형 전광판을 놓을 수 있는 자리도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리드로 내려가봤습니다.
피트 건물은 이런식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패독클럽도 격자모양으로 튀어나와 피트 작업을 내려다 보기 쉽게 만들어졌습니다.
이 눈 덮인 그리드. 불과 몇개월 후면 여기에 수많은 레이싱카가 굉음을 울리며 도열하게 되겠죠.
상상만 해도 벅찹니다.
어쨌건 인제 서킷을 이 정도로 수박 겉핥기처럼 구경했구요.
내년에는 반드시 여기를 달리리라 다짐을 했습니다.
여기까지 함께 즐겁게 달려온 도요타 86과
인피니티 G37R도 마찬가지.
특히 인피니티 G37R은, 그동안 우리가 왜 이렇게 좋은 차를 잊고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운전 재미와 감동을 주는 차였습니다.
(클릭하면 커집니다)
날이 풀리고, 서킷이 열리면... 반드시 저 두 녀석들을 다시 몰고와서 서킷에 내 타이어 자국을 아로새기고 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제 서킷 주행 동영상을 보시면서 하루 빨리 그날이 오기를 기대해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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