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녀 Q&A] 스바루 철수, 일본차들 어렵다고? 천만의 말씀.

스바루가 철수했다고 해서 일본차 브랜드들이 어려운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네요. 그건 완전히 잘못된 시각입니다. 오히려 2013년은 일본차의 해라고 말할 정도로 들떠있습니다.

미쓰비시와 스바루는 국내 법인을 만들때 국내 회사와 50:50 합자해 만들어진 특이한 회사죠. 다른 수입차 한국법인과는 상황이 다릅니다.  이 상황을 1분만에 읽으실 수 있도록 정리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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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녀 / 어제는 한 수입차 업체가 국내 철수한다는 소식이 있더라구요.

답변남 / 네, 스바루코리아가 불과 3년이라는 짧은 여정을 마치고 국내서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궁금녀 / 이상하네요. 지난번에는 올해부터 일본차들이 잘 나갈거라고 전망하셨었잖아요.

답변남 / 네, 그랬죠. 그런데 스바루코리아는 좀 특수한 상황입니다. 2008년부터 지산모터스와 일본 스바루, 그러니까 후지 중공업이 함께 합자법인을 만들기 시작했는데요. 당시는 엔화가 900원 정도였는데, 법인을 만들자마자 엔화가 갑자기 2배 가까이 치솟으면서 차를 팔아도 거의 남기지 못하는 상황이 된겁니다. 합자법인이 아니었다면 각자 본사에서 송금을 하거나, 아니면 손해를 감수하고 할인하는 등의 적극적인 조치를 했을텐데, 그럴수가 없으니까 어려워졌죠. 그런것 외에도 갈등이 좀 있었다고 합니다.

궁금녀 / 이유야 어찌됐건 회사 하나가 없어지게 된다니 안타까운 일이네요.

답변남 / 네, 그렇습니다. 스바루 차가 워낙 좋았거든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선택 가능 대상이 하나 줄어든다는 사실 자체가 안타까운 현실인거구요. 판매자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영업 정책의 실패 사례로 남을듯 합니다. 

이번 사건으로 딜러사 4곳과 스바루 코리아 직원들은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게 됐습니다. 더구나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일이 벌어져서 한 영업직원은 "새해를 앞두고 청천벽력 같은 선고를 받았다"면서 "다들 당황스럽고 어이없어 하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궁금녀 / 이미 스바루 차를 산 소비자들도 있을텐데 AS는 잘 이뤄질지 모르겠네요.

네, 최근 스바루는 판매가 잘 이뤄지지 않았죠. 한 해에 600대도 못팔 정도였으니까요. 그렇지만 판매된 차량의 부품관리와 A/S는 내년에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궁금녀 / 다른 일본 자동차 회사들도 역시 어려운 상황인가요?

답변남 / 아닙니다. 스바루와 미쓰비시같은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면 도요타, 닛산, 혼다 같은  일본차들 분위기가 완전히 역전됐습니다. 엔화 환율이 자꾸 떨어지는 덕분인데요. 어제 하루만 해도 엔화 환율이 1.2%나 떨어졌구요. 최근 6개월 동안을 보면 무려 20%나 떨어졌습니다. 같은 값에 차를 팔면 전보다 20%가 더 남는거죠. 단순계산으로 하면 3000만원짜리 캠리를 600만원씩 깎아줘도 남는 장사인 셈입니다.

궁금녀 / 어떻게 엔화가 그렇게 많이 떨어졌죠?

답변남 / 이번에 당선된 일본 아베신조 총리는 당선전부터 엔화 가치를 낮추겠다고 했습니다. 더구나 최근 무제한 양적 완화, 그러니까 일본 돈을 무제한으로 찍어내서 엔화를 약세로 만들겠다고 공언했으니까 시장이 반응한겁니다. 이렇게 되면 엔화 가치가 줄어들면서 일본 물건을 수출하기는 쉬워지고, 일본이 외국 물건을 수입하기는 어려워집니다.

궁금녀 / 좀 어렵네요.

답변남 / 그렇죠? 쉽게 말하자면 우리나라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일본 물건이 싸진다는겁니다. 일본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한국 물건이 비싸지구요. 

궁금녀 / 그러면 일본 차값이 내려가게 되나요?

답변남 / 그럴수도 있지만, 자동차 같은 물건은 환율이 바뀌어도 쉽게 가격을 바꾸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일본차들의 가격은 그대로겠지만, 일본차를 수입하는 업체들은 차를 싸게 사올 수 있어서 마진이 커져서 아주 신나겠지요. 그래서 남는 돈으로 마케팅을 더 활발하게 한다거나, 생색내면서 차값을 깎아줄 수도 있고 그렇게 됩니다. 

궁금녀 / 그러면 결국 우리 소비자들은 차를 싸게 살 수 있어서 좋고, 수입업체들도 마진이 커지니까 좋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답변남 / 네 그런 긍정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이나 중국에서도 일본 물건이 싸지는거니까 일본 물건들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현대차나 기아차 같은 우리 자동차 기업들이 사업하기 한층 더 힘들어질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요즘은 원화 환율이 조금씩 오르고 있어서 미국이나 유럽 물건도 밀려들어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소비자들에게 애국심으로 구매하라고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애정을 갖고 응원해주면 좋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