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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흥미꺼리/취재 뒷담화

일산화탄소 차량내 유입, 원인과 해결책은?

그동안 배기가스, 일산화탄소의 실내 유입에 관한 여러 이야기들이 인터넷을 통해  떠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정보들 중 일부는 왜곡됐고, 심지어 괴담 수준으로 부풀려진 경우도 있습니다. 


일산화탄소가 실내로 유입되는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여러 제조사와 전문가들에게 문의해 질의 응답 형식으로 정리 해 봤습니다.
 

Q. 일산화탄소(혹은 배기가스) 차량내 유입이란 무엇인가
 
차량을 초고속-저속으로 반복해 주행하면 배기가스가 실내로 유입되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트렁크 내부는 실내에 비해 배기가스 농도가 짙어지는 경우가 많다.
 
배기가스 중 일산화탄소가 특히 문제가 되는데, 심한 경우 승객들이 어지럼증이나 메슥거림을 느끼는 경우도 있으며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일산화탄소 측정장비를 이용해 측정할 수 있으며, 2011년 현대차 신형 그랜저 동호회를 통해 일반에 알려지게 됐다.
 
Q. 어떤 차에서 유입되나
 
주로 고급 세단 차, 대 배기량 차, 가솔린 터보차에서 이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디젤차량이나, 해치백, 왜건, SUV 차량에선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차종과 관계 없이 대부분 주행상황에서는 일산화탄소 유입 현상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매우 특별한 주행상황에서만 발생하는데, 그 이유를 차차 설명하겠다. 
 
Q. 왜 들어오나
 
1) 초고속으로 주행하는 경우 차량 주변 공기 흐름이 빨라지고, 공기가 빠를 수록 저기압이 생기므로 차량의 틈을 통해 실내 공기가 밖으로 빨려나간다. 베르누이 정리를 떠올리면 된다. 
 
2) 이로 인해 차량 내부에는 저기압이 발생한다. 특히 대부분 차의 트렁크에는 차량의 문이 잘 닫히도록 하는 공기 구멍이 있기 때문에 트렁크의 공기가 빠져나가기 쉬워 저기압도 커진다. 
 
3) 실내가 저기압인 차를 감속하면 차량 실내로 외부 공기가 다시 유입된다. 특히 트렁크는 저기압이 크기 때문에 공기가 더 많이 빨려 들어간다. 더구나 배기구가 가까워 배기가스가 많이 유입된다.

   
▲ 배기가스 실내 유입의 원리
4) 이걸 수차례 반복하면 트렁크 내 배기가스의 농도가 높아지게 되고 실내로 배기가스가 들어오기도 한다.
 
Q. 트렁크와 실내 사이에 격벽(뒷좌석)이 있으니 망정이지 뒷좌석의 '스키스루'를 열면 트렁크 내 배기가스가 그냥 실내로 유입된다는게 아닌가. 또, 왜건이나 해치백은 더 취약한게 아닌가.
 
그렇지 않다. 애초에 스키스루를 열면 트렁크 내부 저기압이 생기지 않는다. 따라서 배기가스가 들어오지 않는다. 같은 이유로 왜건이나 해치백도 트렁크 내 배기가스가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Q. 배기가스 문제 없다는 차들도 있던데, 기밀도가 우수한 것 아닌가. 
 
배기가스가 들어오는건 단순히 기밀성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기밀성이 높은 차들에 일산화탄소를 문제삼는 경우가 많다. 시속 180km 이상으로 가감속을 하면서 달리면 대부분 차량에서 배기가스를 검출할 수 있다.
 
그러나 디젤차는 배기가스 재순환(다시 엔진에 넣어 태움) 양이 커서 기본적으로 배기가스에 일산화탄소 농도가 옅고, 실내에서 일산화탄소 농도를 쟀을 때 거의 나오지 않는다.
 
외부와의 기밀도가 높지 않은 소형차들은 오히려 저기압으로 빠질 가능성이 적어 배기가스 유입 가능성이 낮다. 또, 고속으로 달릴 수 없는 차량은 공기 흐름이 빠르지 않아 애초부터 문제가 되지 않고, 배기량이 작은 차도 배기가스 자체가 적으니 실내 배기가스 농도가 그리 높지 않게 된다. 
 
Q. 요즘차들도 배기가스가 들어오나.  
 
수입차들 상당수는 본래부터 배기가스가 그리 많이 들어오지 않았다.
 
현대차는 특히 이 사건으로 쓰디쓴 교훈을 얻은 것 같다. 기밀도를 높이면 저기압이 생긴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현대 그랜저나 기아 K7 같은 준대형차에는 고속으로 달릴 때 외기를 끌어들여 저기압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기능을 만들어 붙였다. 냄새나는 지역을 달릴때는 좀 불편할 수 있겠다. 현대차 측에 따르면 일반적인 외기 유입이 아니라 약간의 유입이어서 큰 지장 없다고 한다.
 
   
▲ 시속 140km이내로 달리거나, 공조장치를 외기유입 모드로 해두면 배기가스가 유입되지 않는다.
 
Q. 그런 기능이 없는 대형 세단차량을 주행할때는 배기가스가 유입된다는건가. 어떻게 하면 유입을 막을 수 있나.
 
다시 말하지만 대부분 운전 상황에서는 배기가스 유입이 일어나지 않는다. 일부러 조건을 맞춰야만 배기가스가 들어온다. 
 
선루프를 틸트(TILT) 등으로 조작해 조금만 열면 이를 통해 공기가 대량으로 빠져나가 저기압이 되기 쉽고, 배기가스가 들어올 가능성이 생긴다. 
 
시속 180km 이상 초고속의 영역을 드나들때는 간단한 조작을 하면 된다. 공조장치 모드를 외기유입으로 바꾸면 된다. 그러면 속도가 빨라질수록 공기가 많이 들어오고, 아무리 가감속을 해도 실내 저압 현상이 일어나지 않아 배기가스가 거의 들어오지 않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