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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흥미꺼리/취재 뒷담화

자동차 시장, 차 가격은 동결, 레저용 차량 많이 팔려

자동차 시장이 큰 폭으로 변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 같으면 생각도 못했던 시장입니다.  


아래는 매주 새벽 6:40에 전국 교통방송(TBN) 굿모닝코리아의 드라이빙라이프 코너에서 방송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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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요즘 신차나 연식변경 차량들이 많이 나오고 있던데, 그래도 차 가격이 동결 되고 있다면서요.


네, 예전에는 연식만 바뀌어도 차량 가격이 쑥쑥 올라가는게 뭐 당연하다 이런 인식이 많았죠. 업체들은 또 편의사양이 그만큼 좋아졌으니 가격이 오른게 아니라 오히려 내린셈이다. 이런 황당한 주장을 늘어놓기도 했구요.


그런데 최근엔 좀 달라졌습니다. 우선 르노삼성자동차는 5일 디자인을 개선하고 편의사양을 추가한 ‘2014년형 SM3’를 새로 출시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1583만~1978만원으로 이전 모델과 동일하게 맞췄습니다.


기아자동차도 지난 3일 ‘2014 뉴 쏘렌토R’를 출시하면서, 주력 트림인 프레스티지에 19인치 휠 등 고급 사양들을 기본 적용하면서도 가격은 오히려 170만원이나 낮췄습니다.


13일 판매에 들어가는 ‘더 뉴 K5’도 가격을 트림에 따라 이전과 동일하게 책정하거나, 인상 폭을 15만원 정도로 최소화했다고 합니다.


Q.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긴 한데요. 그런데 더 많은 차들이 가격을 올리고 있으니 문제죠. 보통 TV나 핸드폰이나, 다른 물건들은 시간이 가면 가격이 내리는데, 왜 자동차는 대부분 가격이 올라가는거죠?


원래는 공급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서로 가격을 낮추고 적정가를 찾는게 바로 시장의 원리죠. IT업계만해도 삼성, LG를 쌍벽으로 경쟁을 하고 있고, 여기에 중소기업과 중국 제품까지 밀려들어오니까 함부로 가격을 올리지 못합니다.


그런데 자동차 업계는 이미 80% 이상을 한개 회사, 그러니까 현대기아차가 독점하고 있는 독과점 시장이기 때문에 제조사 맘대로 가격을 올리더라도 울며겨자먹기로 차를 사야하는, 아주 불합리한 시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조사 입장을 들어보면 또 일리는 있습니다. 당초 국산차가 품질 수준도 낮았기 때문에 낮은 가격을 유지 했지만, 최근엔 수입차와 같은 레벨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수입부품도 많이 쓰고 옵션도 많이 추가돼서 가격인상요인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제는 인상이 다 됐으니까 가격도 앞으로는 어느 정도 유지될거다. 이런 말을 하네요. 


Q. 요즘 SUV나 미니밴 같은 레저용 차량들이 잘 팔리고 있다면서요.


내수 경기 침체로 인해서 국내 완성차 5개사 승용차 판매는 7.8%가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반면에 SUV과 미니밴의 판매는 오히려 14.8% 증가 했죠. 그래서 전체 판매를 보면 1.2%만 하락한 정도로, 아주 선방했습니다.


Q. 아닌게 아니라, 신형 SUV나 미니밴이 나왔다는 뉴스를 보면 얼마 후에 길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되더라구요. 잘팔리나봐요.


네, 요즘 신형 레저 차량은 내놓기만 하면, 날개 돋친 듯 팔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2월 초 출시된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는 월 1000대 이상이 꾸준히 팔리고 있는데, 이전 모델인 로디우스는 한달에 100대 정도만 팔렸거든요. 디자인만 조금 바꾸고 10배 이상 팔리는 셈입니다.


기아차 신형 카렌스도 판매 첫달인 4월에 1500대 넘게 팔았구요. 지난달에도 1100대 이상 판매됐습니다. 값이 훨씬 비싼 현대차 맥스크루즈도 한달 1000대를 넘어서면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신형 싼타페는 매달 무려 7000대, 얼굴을 조금 바꾼 현대 투싼ix도 월 3000대 씩 판매되고 있으니 대단하지요. 


Q. SUV하고 미니밴이 왜 이렇게 잘 팔리는거죠?


우선 전국적인 '레저 붐'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오토캠핑을 비롯해서 주말의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었고 이 때문에 레저용차들이 늘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오늘도 아마 징검다리 연휴니까 나가시는 분들 많겠죠.


또, SUV 신차들이 상대적으로 잘 만들어졌다는 분석도 많습니다. 최근 고유가 시대에 걸맞게 디젤엔진을 기본으로 하는 점도 인기지만, 여기에 정숙성을 높이고, 세단에 육박하는 승차감을 갖춰서 일반적인 출퇴근 용도로 사용하는데도 손색이 없고 짐을 많이 실을때도 유용하다는겁니다. 


Q. 레저붐 때문이면 봄여름에 잘 팔리지만, 겨울이 되면 다시 안팔리게 된다는건가요?


그렇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세단을 선호하는 전통적인 시장이 깨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차를 과시용으로 사는 시대가 지나고 실용성을 강조하는거죠. 사실 세단 승용차는 짐실을 수 있는 양도 적고 힘도 들고 해서 실용성으로 보면 좋은 점이 하나도 없거든요. 


우리나 중국같이 자동차 신흥국가들은 너도나도 세단을 사곤 하지만, 유럽이나 일본 같이 자동차 선진국은 세단 비중이 거의 없습니다. 실용성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철저하게 실용적인 차를 선택하고, 젊은 사람은 과감하게 2인승 스포츠카를 타기도 합니다. 자신에게 딱 맞는 차를 보는 눈이 생기는거죠. 


여튼 우리 자동차 시장도 서서히 무르익고 있는거구요. 앞으로 다양한 차종들이 더 많이 나올걸로 보여서 업계 종사자 입장에선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