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알아보는 궁금녀 Q&A, 이번에는 현대차의 국내 리콜의 늑장 대응과 미국과 다른 에어백이 장착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스마트에어백 장착보다는 제대로 터지는 에어백을 만드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아래는 제가 26일 TBN 교통방송 라디오(전국)를 통해 방송한 내용을 글로 각색한 것입니다.
궁금녀> 현대기아차에서 사상 최대규모 리콜을 실시한다면서요.
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쏘나타 18만대 등 현대·기아차가 제작한 15개 차종 66만대가 ‘브레이크 스위치 접촉불량’으로 리콜됩니다. 국내에서 이뤄진 자동차 리콜로는 최대 규모입니다.
차종을 보면 현대차는 쏘나타·아반떼·그랜저를 포함한 8개 차종, 기아차는 K5·포르테·스포티지를 포함한 7개 차종입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대당 대략 1만5000원씩이라고 보면 리콜 비용만 총 100억원 규모로 추산됩니다.
궁금녀> 이 차들에 어떤 이상이 있었던 건가요? 브레이크 밟아도 안서는건 아닌가요?
브레이크 작동 시스템이 문제가 있던 건 아니고 브레이크 페달 뒤에 있는 전자 스위치의 접촉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겁니다. 이 스위치는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았다는걸 차량이 알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인데요. 이게 접촉불량이 되면 여러가지 문제가 됩니다. 차들 대부분은 브레이크를 밟고 시동을 걸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이 센서가 잘못 되면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혹은 브레이크 등에 불이 잘 들어오지 않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브레이크 센서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으면 또 문제가 생기는데요. 흔히 크루즈컨트롤이라고 말하는 ‘정속주행장치’, 또는 흔히 VDC라고 하는 ‘차체자세제어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생길수 있다는게 국토부 설명입니다.
궁금녀> 아, 그러면 차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되는 운전자분들 점검 받으시면 되는건가요?
그게 아닙니다. 그건 무상수리를 말하는거구요. 리콜이란건 잠재적으로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차에 이상이 있든 없든 반드시 센터에 들어가서 수리를 받아야 하는겁니다. 리콜 대상은 운전자들의 집으로 우편물을 보내 알려주기도 하지만 현대기아차 센터에 전화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궁금녀> 그런데 이 리콜 소식은 전에도 들었던 것 같은데, 미국에서 리콜을 하지 않았나요?
현대기아차는 지난 4월 미국에서도 같은 문제로 무려 187만대를 리콜했습니다. 당시 국내 차종은 동일한 차종임에도 불구하고 아반떼, 싼타페, 베라크루즈 등 6개 차종에 일부 옵션이 장착된 차 16만2509대만 리콜했거든요.
미국에 비해 국내 리콜 규모가 너무 작아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 국토부가 당시 문제가 되지 않았던 그랜저, 제네시스 등에서도 같은 결함이 발견됐다면서 리콜 범위를 확대한 겁니다.
이전 리콜 대수까지 합치면 브레이크 스위치 접촉불량으로 리콜되는 현대·기아차 차량은 82만5028대로 늘어나게 됩니다.
궁금녀> 미국에서는 먼저 리콜을 했고, 국내는 리콜을 안했다... 이런 것들이 모이면서 좀 차별이 아니냐 하는 얘기도 나올 수 밖에 없겠네요. 게다가 어제 기사를 보니 수출차에만 좋은 에어백이 달렸다는 얘기도 나오던데요.
네 미국 수출되는 차에는 스마트 에어백이라는게 있지요. 탑승자 몸무게를 측정해서 에어백이 터지도록 하는 장비입니다. 이게 내수용 차에는 대부분 달려있지 않습니다.
궁금녀> 그러면 내수용 차들 안전에 문제가 많은거 아닌가요.
흔히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미국 외의 나라, 그러니까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같은 해외 자동차 선진국들은 모두 대부분 차에 스마트에어백을 장착하지 않습니다. 국내 들어온 BMW나 벤츠 같은 차들도 미국수출형 모델이 아닌 이상 대부분 스마트에어백이 없습니다.
궁금녀>왜 차세대 에어백이라는 스마트에어백을 달지 않는거죠?
흔히 스마트에어백이라고 하는게 사실 차세대 에어백이 아닙니다. 왜 미국만 이걸 달고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사실 스마트에어백이라고 하니까 굉장히 똑똑하고 좋은 에어백으로 생각되지만 스마트에어백이 더 안전하다고 할만한 근거는 없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에 나오는 에어백은 대부분 디파워드에어백, 조금 고급차들은 듀얼스테이지 에어백이라는게 장착됩니다.
에어백을 종류별로 나누면 1) 1세대에어백 2) 디파워드에어백 3) 듀얼스테이지에어백 4) 체중감응식에어백... 이런 식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스마트에어백이라는게 포괄적으로 보면 3번과 4번을 모두 말합니다만. 미국에 판매되는 차는 법적으로 스마트에어백 중에서도 반드시 체중감응 기능이 있는 에어백을 갖춰야만 합니다.
궁금녀> 에이, 그래도 스마트에어백이 더 안전한거 아닌가요?
충돌시험에서 스마트에어백이 더 좋게 나오는건 아닙니다. 다만 무게가 일반인보다 적게 나가는 아이가 탔을때나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을때 조금 작게 터질 수 있는 기능이 있다는거죠.
스마트에어백이라면 여러 센서를 통해 다양한 상황을 다 감안해 전개되도록 돼 있긴 하지만, 전개되는 단계가 여러가지 있는건 아닙니다. 대부분 단 2단계로만 구분해서 터지기 때문에 듀얼스테이지 에어백에 비해 큰 잇점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궁금녀> 그런데 왜 미국에선 굳이 체중감응식 에어백을 쓰는건가요.
여기는 미국인들이 안전장비에 대한 불안을 느끼게 된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미국인들은 전통적으로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안전벨트 착용률이 매우 낮은 편입니다.
그래서 80년대엔 자동안전벨트가 개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정부에서도 권장했는데, 알고보니 이게 바로 가장 위험한 안전장비였습니다.
3점식 안전벨트의 위쪽 어께끈만 자동으로 당겨주는데 미국에서 워낙 인기가 많아 현대차를 포함한 거의 모든 브랜드가 장착했었지요. 그런데 이 장비가 장착된 차를 타던 사람들은 허리벨트를 잘 매지 않아서 사고가 나면 승객 몸이 레그룸 아래로 밀려 내려가면서 목이 안전벨트에 걸려 다치거나 심지어 잘려나가는 공포스런 사고사례가 여러번 나오면서 이 자동 안전벨트는 사용이 금지되기에 이르렀지요.
마찬가지로 어린이가 안전벨트를 매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가 나면 에어백이 터졌을 때 더 많은 충격을 받고 심지어 사망까지 하는 경우도 발생하는데요. 그러면서 미국인들은 에어백이 위험하다고 인식하게 된겁니다.
유럽이나 한국은 안전벨트를 매고 있지 않으면 구제 받을 수 없도록 강제하는 법이 있고, 실제로도 안전벨트만 매면 에어백으로 인해 더 큰 상해를 입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미국에선 아직 에어백이 위험하다고 인식하고 있고, 아직도 일부 주에서 안전벨트를 의무화 하지 않을 정도로 안전벨트의 착용률이 낮은 나라이기 때문에 스마트 에어백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겁니다.
궁금녀> 그래도 미국에서 내놓은거면 안전에도 고민을 많이 한것 같고, 뭔가 안전에도 좋은게 아닐까 싶은데요.
사망사고를 막을 수 있는 장비는 주로 안전벨트고, 안전벨트를 맸다면 사망사고의 45% 정도를 막아낼 수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와있습니다. 반면 에어백이 장착 된 경우 약 5% 정도를 더 막아낼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에어백은 중간 정도 사고에선 큰 도움이 되지 않고 매우 큰 사고에서만 도움이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에어백이 작게 전개되는 여부가 그렇게 중요한가 생각하게 되기도 합니다. 당연히 안전벨트를 의무화 해야 하는데, 미국은 안전장비를 좀 잘못 선택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동안 미국은 자주 전 세계 유일의 안전옵션을 요구하기도 했는데 한때 10마일 범퍼를 달아야 한다는 규정도 있었지만 지금은 폐기 됐지요. 미국이 한다고 막연히 좋은거라고 생각해선 안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궁금녀> 말을 듣고보니 스마트에어백이 좋다거나 나쁘다거나를 섣불리 판단할수는 없겠네요.
지금 현대기아차는 스마트에어백이 더 좋은건 아니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데요. 아마도 이게 사실이겠지만, 마우도 믿지 않지요. 제조사가 얼마나 못미더우면 이렇게 얘기해도 못믿는 사람들이 많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요즘 현대기아차가 사실상 독과점 기업이 되면서 민심을 그만큼 잃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대기아차는 민심을 되찾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고, 국민들의 자동차에 대한 지식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자동차 관련 정보를 보다 많이 공개해 줘야 할 것 같습니다.
▲ 추돌사고에도 에어백이 터지지 않고 문이 열리지 않던 기아차 모닝 |
궁금녀> 요즘 에어백이 잘 터지지 않는다는 얘기도 많아서 에어백이 제대로 동작하기만 해도 좋을것 같아요.
맞습니다. 요즘 사고 사례를 보면 공교롭게 센서를 비껴 맞는다거나 혹은 전봇대나 가로수 같이 폭이 좁은 물체와 부딪치면 에어백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동차 범퍼에 플라스틱제 인슐레이터 부품을 도입하거나 센서 수가 부족하거나 위치가 좋지 않은 경우에도 이런 일들이 생기기 쉬운데요.
단순히 충돌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마지못해 에어백을 장착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고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안전 위주로 차를 설계하는 자세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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