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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BMW Z4 coupe를 시승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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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살던 동네에는 BMW Z3 컨버터블을 타는 할아버지가 있었습니다.
조그마한 차체에 강렬한 인상의 Z3를 오픈하고 타는 할아버지는 뭐랄까
멋스런 무엇인가가 있어보인달까..

Z4로 변신하면서 부쩍 크기도 커졌고 이번에는 특이하게도 딱딱한 뚜껑이
붙은 coupe형태의 Z4가 나타났습니다. 역시 로드스터의 멋은 뚜껑을
활짝 열어제치고 달리는 맛일텐데 아무리 넓어졌다고는 하지만 내부가
갑갑하지는 않을런지.. 과연 예전처럼 시선을 끌어줄 짜릿한 무엇인가가
있을런지 궁금했지만 실제로 타본 Z4 쿠페는 이제는 너무나 평범한 차가
되어있었습니다.

악평에 악평을 하자면 예전에 타던 티뷰론 터뷸런스에 좀 더 크고 강한
엔진을 끼워넣은 그냥 그런 자동차가 아닐까 하는 정도로 강하거나 특징
적인 매력을 가지지 못하고 BMW의 인기에 덩달아가려는 실망스런 모습
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제가 이렇게 악평을 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인데 적지않은 가격에 쿠페가
로드스터의 성격도 아니고 세단의 성격도 아닌 아주 어중간한 운동성과
승차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무려 7천만원이 넘는 가격을 고려한다면
적어도 이런차를 구입할때 세단의 편안함이나 부드러운 운전감각을 고려
하진 않을 것입니다. 고가의 2인승 로드스터는 달리는 맛에 초점을 맞춰
좀더 강하고 짜릿하게 지르고 나가는 맛이 있어야 할 것인데 정작 운동
성능은 인상적인면이 전혀 없습니다.

바로 직전에 포르쉐 카이엔을 시승했다는 선배의 말로는 비슷한 가격대
(둘다 7천만원대입니다)에 비해 너무나도 큰 차이를 보이는 차 라고 합니다.

고가의 고성능 차량은 극한의 상황에서 제 성능을 발휘한다고 하지만
서울 시내에서 경기도 인근으로 이어진 시승 코스에서는 그런 극한의
상황을 만들기도 어려웠으며 경험하고 싶지도 않은 소심한 드라이버의
성향도 한 몫 했을것이라 믿으며 유리에 선팅도 전혀안된 시승차를 타고
나름 분위기 잡아보려고 갔던 경기도 인근지역에서 BMW동호회로 보이는
20여대의 BMW들에 둘러싸여 눈총을 받던 기억으로 더듬어 생각해보면
보이는 사람 눈에만 보이는 그런 차량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여덟칸으로 나눠진 연료게이지는 정확히 한칸에 만원씩 채워집니다.
연료탱크 용량이 많지 않은 이유에다가 나름 연비도 8.4km/l로 나쁘지
않아 부담없이 타고 다니긴 했지만 그래도 쫌~!  달리는 재미를 더 주
었으면 하는 바람은 내내 아쉬운 시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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