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렇게 조용해?"
솔직히 말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공회전 중에는 엔진 소리를 거의 들을 수 없었고, 방음 상태가 좋아서 귀가 먹먹해질 정도 였습니다.
디자인도 대단합니다. 각종 버튼류의 감촉이나 디자인, 실내 디자인도 미래지향적이며 작동 품질이 좋아 수준급이었습니다.
다만 파란색 불빛이 시선을 지나치게 빼앗고 야간에 모든 버튼에 파란 등이 켜졌을 때는 실내에 앉아있기가 부담스러웠습니다. 귀곡산장도 아니고 파란색이라..
또 핸들과 엑셀의 가벼움의 정도가 예전의 국산차와 질적인 차이를 보였습니다.
과거의 아반떼는 악셀을 힘껏 밟았댔자 RPM만 올라가고 가속은 악셀과 관계 없이 자기 내키는 수준까지만 되는 아쉬움이 있었다면, 이번 아반떼는 1600cc엔진으로 불과 100cc 차이 뿐이면서도 악셀을 밟을때 마다 차가 쑥쑥 밀고 나갑니다.
이제 현대 엔진음도 무척 세련되어졌습니다. 엔진을 레드존까지 올렸을때 '바바바방~' 하는 고장난 듯한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니라, '샤샤샤샥' 하고 잘 정리된 연료 차단이 일어납니다. 전 영역에서 잡소리 없이 듣기 좋은 소리로 바뀌었습니다. 어느새 이렇게 엔진이 발전한겁니까.
악셀도 핸들도 지나치게 가벼운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일반 운전자가 감탄하며 즐겁게 운전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차가 약간 껑충하다는 느낌으로 드라이빙 포지션도 약간 높은 편입니다. 험로에서도 사용할 것을 예상했을테니 지상고가 높아졌을 것이고, 머리위 공간도 넉넉하게 만들어진 것입니다.
뒷좌석도 쓸모 있는 수준인데다 트렁크도 매우 넓어서 사람이 2명 들어갈 공간이 나옵니다.
이 차는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했지만, 무엇보다 국산 소형차(그들 말로는 준중형)차가 여기까지 왔는가 하는 놀라움이 컸습니다.
소형차 세그먼트에서는 감히 외제차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 있었습니다. 가격을 감안하면 국산 소형차와 경쟁할만한 차종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가속력에서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120km/h까지는 그런대로 가속이 되었으나 그 이상에서는 가속이 무척 더디고 180km/h 이상으로 올리는 것은 무리였습니다.
이미지 라인은 독특하지만 그 외의 다른 디자인은 어디선가 본 듯했습니다. 그 부분은 단점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패밀리 세단이라는 세그먼트에서는 오히려 장점이라고 할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무난하고 특징이 없다는 것이 이 차의 특징입니다.
연비도 13.4km/l로 나쁘지 않고 (이렇게 연비가 좋은데도 3등급밖에 안된다는 것은 이해가 안되지만..)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이 차를 이기기 어렵겠습니다.
엔진룸도 잘 정돈 되었고, 실내의 각 부분이 운전자 위주로 꾸며져 지적할 곳도 별로 없습니다.
다만 스포츠 주행에서는 아쉬움이 있을텐데, 그런것을 원한다면 다른 차를 사야죠.
동력성능: ★★★
현대 엔진은 만족스럽지만, 역시 1600cc의 한계는 있다. 2000cc면 좋겠다.
조종성능: ★★★
전륜구동치고 언더스티어가 심하지 않다. 출력이 작아 VDC 옵션은 별 필요 없다. 무게 중심이 높아 차가 다소 출렁이는 단점. 핸들은 다소 가볍고 시트포지션은 높아 스포츠 드라이빙에는 좋지 않지만, 무난한 운전자들은 모두 기뻐할 일이다.
패키징: ★★★★
각 부분이 실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디자인도 나쁘지 않다. 길이는 전보다 다소 짧아졌고 폭과 높이는 다소 늘었다. 그러나 무게는 용케 줄어들었다. 현대차 장하다.
안전성능 : ★★★
euroNCAP의 충돌테스트가 나와봐야 정확한 것을 알겠지만, 커튼에어백, 시트에어백등 6개의 에어백이 나오는 것이며 요즘 현대차의 수준으로 봐서 나쁘지 않은 결과가 나올듯 싶다. ABS나 에어백을 옵션으로 만든것은 아쉽다. 최소한 ABS는 기본으로 장착하게 해야 마땅하다.
환경성능 : ★★★★
표시된 연비가 13.8km/l. 베르나의 연비가 나온다.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종합평가: ★★★★
1.6모델의 가격이 자동변속기를 포함해서 1250~1650만원. 2.0 모델은 1710만원. 1.6 디젤은 1620만원에서 시작한다. 이 세그먼트에서 가격대비 최고다. 더 할말이 뭐가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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