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컥”
그저 잠긴 문 손잡이를 잡기만 했을 뿐인데 잠금장치가 저절로 열렸다. 스마트키를 가진 상태에서 문을 잡으면 자동으로 열리고 버튼에 손을 갖다대면 저절로 잠긴다.
첨단 장비는 그뿐 아니다.
가 장 놀라운 것은 컴포트/다이내믹 등 차의 주행 모드를 바꿀 수 있는 장비였다. 버튼을 눌러 서스펜션의 단단함, 변속 타이밍, 스로틀의 반응 뿐 아니라 핸들의 무거운 정도와 기어비까지 변경할 수 있도록 돼 있었다. 핸들을 끝에서 끝까지 돌리는데 4회전이던 것이 버튼만 누르면 손가락 끝으로 돌릴 수 있을만큼 가벼워지는데다 2.5 회전 가량으로 줄어들어 마술같이 느껴졌다.
시동은 키를 구멍에 밀어넣는 것만으로 걸게 하거나 혹은 몸에 키를 지닌채 버튼만 눌러 걸 수도 있었다.
사이드 브레이크는 긴 막대를 당기는 대신 작은 버튼을 눌러 해지하도록 돼 있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도 정지상태를 유지해주는 오토홀드 기능을 지원해 신호대기시에는 저절로 핸드브레이크가 작동됐다.
6.5인치 모니터와는 별개로 계기반 내 정보 표시창이 고해상도 컬러 LCD로 돼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오디오를 조작 할 때도 이 정보 표시창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창을 보지 않고는 핸들리모컨을 통해 오디오를 조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유럽사양에서는 내비게이션 정보까지 계기반 안에 나타나지만, 국내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실내 디자인의 고급스러움은 준중형이라는 급이 무색할 정도. 메탈의 차가운 느낌과 검은톤 실내가 어울어져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했다.
반면 수십개 버튼이 실내를 가득 메우고 있어 야간에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는 듯 지나치게 화려하다는 느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선시트를 조정하는 등 자주 사용되는 기능이 버튼으로 나와있지 않고 굳이 메뉴에 들어가야 조작할 수 있었다. 메뉴얼 없이는 사용하기 어려운 기능도 많았다.
오랜시간 약간의 변화를 가져온 BMW 3시리즈 등 경쟁사 모델들에 비해 기능은 훨씬 많은 반면 쉽게 숙달되기 어려운 셈이다.
동급 최고 달리기 성능
비교대상으로 3.7리터 330마력의 대배기량 엔진을 가진 인피니티 G37 세단과 나란히 가속경쟁을 해봤다.
정지 상태에서 짧은거리를 달리는 경우는 의외로 A4쪽이 빨랐다.
2.0리터에 220마력을 내는 터보엔진은 3.7리터로 330마력을 내는 G37과 비교할 수 없을 줄 알았다. 그러나 A4는 터보엔진 특성상 토크가 35.7kg·m로 매우 높아 G37의 36.8kg·m와 비슷한 가속력을 보였다.
더구나 G37쪽의 무게가 더 무겁고, 후륜구동이라 휠스핀이 일어나 출발이 뒤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A4는 콰트로 상시 4륜구동 덕분에 휠스핀 없이 빠른 속도로 가속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고속영역에서는 마력이 높은 G37이 힘을 발휘하는 모습이었다.
출발 성능은 물론 코너링 성능도 동급 최강이다.
버튼을 눌러 다이나믹모드로 전환하니 서스펜션도 단단해지고 운전대가 무거워져 안정감이 생겼다. 시속 150km이상 가속을 하니 운전대가 매우 무거워져 돌리는데 상당한 힘이 필요했다. BMW 320d나 메르세데스-벤츠 C200K 등 최고 수준 경쟁차종과 비교했을때에도 확연히 뛰어난 수준의 주행 안정감이다. 스포츠 해치백으로 유명한 폭스바겐 골프 GTI(200마력)보다 엔진 성능, 서스펜션, 구동방식 등 모든 주행능력이 탁월하다.
눈에 확 들어오네
헤드라이트 아래로는 데이타임런닝라이트(Day Time Running Light)가 양쪽으로 14개씩 자리잡고 있다. R8에서 처음 만난 이후로 A3, A4, A5 등 새로 등장한 아우디 차량에는 모두 장착되고 있어 아우디의 특색을 만들고 있다.
전장4703mm×전폭1826mm×높이1427mm로 기존에 비해 훨씬 커졌다. 구형보다 11.7센티미터 길어지고 폭은 5.4센티미터 넓어졌다. 전륜차축이 15.4센티미터 앞으로 이동하면서 휠베이스도 16센티미터나 길어졌다.
반면 화이트섀시(부품을 장착하기 전 섀시)의 무게는 오히려 가벼워져 각종 첨단 장비들을 탑재하고도 1580kg으로 기존대비 무게 차이가 거의 없는 수준이다.
새롭게 만들어진 플랫폼은 아우디 A5와 공유하는 것으로 파워트레인의 레이아웃을 변경해 전륜 차축을 15.4cm가량 밀어냈다. 덕분에 범퍼가 짧아 탄탄해 보이고 엔진은 차체 중앙에 가깝게해 '프론트미드쉽' 구조에 가깝다.
덕분에 주행성능을 높이는 동시 보행자 충돌 안전성을 높이고 차체의 겉모양에서도 오버행이 짧아지고 휠베이스가 늘어나는 등 단단하고 날렵한 디자인을 만들어내는데 일조했다.
감동적인 준중형
헤드램프 아래에는 각기 14개의 LED가 물결치듯 자리잡고 있어 아우디의 수퍼카 R8의 헤드램프를 보는 듯한 독특한 이미지다. R8과 TT와 같이 눈을 사로 잡아버리는 독특한 디자인은 아니지만 정제된 느낌이면서도 디테일에서 세련됨이 배어나와 매력적이다.
게다가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더 큰 매력을 느끼게 된다. 가속, 브레이크, 핸들 감각이 모두 놀라운 수준이어서 감동적이다.
정지상태에서 핸들이 지나치게 잘 돌아가 스포츠 드라이빙을 할 수 있을지 우려가 됐지만 일단 달리니 모든 우려가 일순간 사라졌다. 셋팅과 주행 속도에 따라 탄탄해지는 핸들 느낌과 서스펜션을 통해 편안한 주행을 즐기는 운전자와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는 운전자를 모두 만족시킨다.
가격은 기본형이 4850만원 다이내믹버전이 5290만 원이다. 드라이브 셀렉트, 엔진 스타트/스톱 버튼, 차의 각종 정보를 저장하는 어드밴스드 키, 뮤직 인터페이스, 스티어링 휠 변속 패들, 크루즈 컨트롤 등은 다이내믹 버전에만 들어 있다.
'시승기 > 2000~5000만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승기] BMW 120d '작은 스포츠카' 새 장르의 탄생 (34) | 2009.03.03 |
---|---|
320d를 타보니 (11) | 2009.01.14 |
닛산 무라노를 타보니 (9) | 2009.01.07 |
푸조 연비 드라이빙 (1) | 2008.11.16 |
포르테 시승기 - 이런 준중형은 처음 (0) | 2008.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