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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기아 쏘렌토R (XM)

기아 쏘렌토R…수입차와 비교해도 구매가치 있을까?

이번에 나온 기아 쏘렌토R을 보면 흐뭇한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한국 기술력이 여기까지 왔구나 싶어서 말입니다.

물론, 디자인에 있어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스펙으로 봤을 때는 압도적입니다. 이런 차가 갑자기 현대·기아그룹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놀랄만합니다.

상품성으로 따지면 현대 기아에서 지금까지 나온 모든차를 뛰어넘는 느낌입니다.  수입차와 비교해보면 가격대비 상품성이 아니라 가격을 뒤로 제쳐놓고라도 구미가 당깁니다.


믿기 어렵다구요? 그렇다면 이 차가 정말 수입차와 비교해 구입할만한 가치가 있는지 한번 계급장을 떼고 비교해 보겠습니다.

비교대상으로는 6천만원 이하 인기 SUV들을 뽑아봤습니다. 

물론 미국 SUV들은 이보다 좀 더 저렴한 차가 있겠습니다만, 판매량이 미미해 이번에는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혹시 비교할만한 차가 또 있다면 조언바랍니다.

(왜 차급과 관계없이 가격대만으로 비교 대상을 뽑았느냐는 댓글이 있어 덧붙입니다.  비교대상을 이렇게 선정한 이유는 차를 선택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가격대이기 때문입니다. 3천만원대 차를 사려던 사람이 같은 차급이라고 8700만원짜리 BMW X5를 비교해보지는 않을테니까요.)

('개솔린과 디젤의 비교가 적당한가'라는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솔린차에 비해 디젤차가 힘과 연비, 정숙성에서 모두 좋다면 디젤차를 사야죠. 굳이 개솔린차끼리, 디젤차끼리 비교해야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 글은 스펙의 비교이며 실제 승차감이나 내구성은 비교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사실 쏘렌토R의 디젤 2.2리터의 경우 차 가격이 2630만원에서 시작합니다. 2륜구동에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것이 그렇다고 합니다.

무라노나 EX35, X3 등의 차들은 파노라마 썬루프가 기본 장착돼 있고 사이드 커튼 에어백도 장착됐으니, 쏘렌토R 가격에 90만원과 커튼에어백 70만원 등 160만원을 추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들과 직접 비교하기 위해선 쏘렌토 가격이 2790만원~3775만원인 것으로 봐야겠죠. 그래도 대부분 수입 SUV들과 비교하면 1천만원~2천만원 가량 차이가 나네요.


1. 비교해봅시다

- 혼다 CR-V, 닛산 로그

스펙에서 보면 혼다 CR-V의 경우 쏘렌토 R에 앞서는 부분을 한가지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스펙에 표시되지 않지만, 실내 공간의 넉넉함이나 고급스러움에서도 큰 차이가 있어 비교 대상이 안됩니다. CR-V는 가격 또한 최근 크게 비싸졌기 때문에 한국서 인기도 당분간은 주춤할 것으로 보입니다.

닛산 로그는 차 자체가 매우 튼튼하고, 오디오 시스템등도 잘 만들어져 구매가치가 뛰어난 차입니다. 특히 고급차종인 인피니티에서 물려받은 여러가지 옵션들 덕분에 차 가격에 비해 눈이 휘둥그레질만큼 잘 짜여진 몇몇 옵션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리모컨 키는 인피니티와 공유하는 것이죠.

그러나 가격이 조금 더 비싸고 크기가 좀 더 작은데다 힘도 훨씬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 토크는 절반수준이어서 차의 발진 감각은 두배 가까이 더딜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로그'를 시승했을때 가속감이 크게 부족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상대적으로 볼 때 그렇다는 것입니다.



- 무라노, 인피니티 EX35

이들 차종은 정말 강력한 경쟁상대입니다.

무라노는 260마력, EX35는 302마력을 내니 스포츠카가 따로 없는 수준입니다. 200마력인 쏘렌토R이 고전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SUV는 그 특성상 고 rpm을 이용하기 쉽지 않습니다. EX35가 최대 마력을 내는 6천 RPM까지 올리기 쉽지 않은거죠.

오프로드에서 7000RPM까지 엔진회전수를 올려 치고 나갈 수도 없고. 가족을 태우고 그러기도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저 RPM에서 힘을 내는 '토크'가 중요합니다.

쏘렌토R은 44.5kg·m 인데 비해 다른 무라노나 인피니티는 공히 34kgm, 34.8kgm 정도의 토크만 내는 것으로 그칩니다. 또 이들 차종 연비가 각각 9.3km/l 와 8.3km/l로 턱없이 낮다는 점은 휘발유 엔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숙명입니다.


- BMW X3 2.0d
 
BMW X3에 장착된 엔진은 BMW의 2.0리터 터보 디젤엔진입니다. WARDS AUTO 등 해외 언론으로부터 엔진상을 받았을 정도로 배기량 대비 마력과 토크가 높습니다.

그러나 쏘렌토의 R엔진이 이 엔진을 훌쩍 뛰어넘어 버렸습니다. R엔진이 토크와 마력에서 모두 15%가량 높아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R 엔진의 배기량이 2.2l로 10%가량 크지만 연비는 오히려 약간 앞섭니다.

(추가합니다) X3는 4륜으로 13.9km/l고 쏘렌토R은 2륜으로 14.1km/l 입니다. 쏘렌토R의 4륜구동 모델은 13.2km/l이므로 같은 4륜구동끼리 비교하면 X3의 연비가 더 높습니다.

사실 BMW X3는 컴팩트 SUV의 영역에 속하는 차입니다. 쏘렌토R과 비교한다면 작고 탄탄하고 스포티한 차냐 크고 여유로운 차냐의 선택이 되겠습니다.


2. 편의 사양은 어때?

처음 실내 공간과 편의 사양을 보고 조금 놀랐습니다. 초컬릿색 시트와 우드그레인 등의 매칭이 잘 돼 있어서 고급스러워보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충분히 보지 못했으니 어떻다 말씀드리지 못하겠습니다만, 사실 자세히 보면 실내나 여러 사양에서 2천만원가량 비싼 수입차들에 비해선 약간 거칠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을겁니다. 특히 통풍시트는 운전석쪽에만 있는 모양인데, 그러면 조수석에 앉은 사람이 샘낼지도 모르겠습니다.


쏘렌토 R에 장착된 편의사양은 이렇습니다.

- 3열시트 (유일)
- 하이패스 자동 요금 징수 (유일)
- 7.1채널 JBL 등 하이엔드 오디오 (7.1채널은 유일)
- DMB 내비게이션 (DMB는 유일, 내비게이션은 EX35에만 있음)
- 파노라마 썬루프 (X3, EX35에만 있음)
- 통풍시트 (X3, EX35, 무라노 에만 있음)
- 버튼식 스마트키 (X3, EX35, 무라노에만 있음)
- 블루투스 (EX35에만 있음)
- 후방감시카메라 (EX35에만 서라운드뷰)
- 6단 변속기(무라노, EX35에만)

물론 EX35와 무라노는 2열 시트를 전동으로 접고, 펼 수 있는 놀라운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차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화면으로 주차에 도움을 주는 360도 서라운드뷰 모니터가 장착된 점도 매력적입니다.

전반적으로 볼 때 무라노와 EX35, 그리고 간혹 X3 만이 옵션에서 쏘렌토 R과 비교할만한 수준입니다. 가격이 2천만원가량 더 비싼 차들과 어께를 나란히 하고 우열을 다툰다는 점에서 높이 살만합니다.


3.쏘렌토의 힘…디젤 R엔진


이처럼 어느차와 비교해도 쏘렌토를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엔진 때문입니다. 

디젤중 배기량 대비 마력에서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물론 이보다 강한 엔진이 없는것은 아닙니다. 국내에 들어오지 않지만 메르세데스-벤츠 250CDI(204ps/50.9kg.m)와 BMW 123d(204ps / 40.8kg.m), 단 2가지만이 디젤 배기량대비 마력에서 쏘렌토 R엔진보다 앞선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마력이 높으면 연비가 떨어지고 연비가 높으면 마력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이번 엔진은 연비와 마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았습니다. 

엔진과 변속기 등 기본에서 혁신을 이루고나니 옵션과 외관이 더욱 빛나보입니다. 이런 우수한 엔진과 그에 걸맞는 우수한 차를 만들어낸 기아차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