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승기/2000만원 이하

현대 베르나 트랜스폼 시승기…“우습게 볼 차 아니네”

"차가 너무 좋아요"

현대차 담당 과장이 차가 어떻더냐고 전화로 묻는데, 별달리 할 말이 없더군요.

정말이지 차가 너무 좋았습니다. 디자인, 가속력, 핸들링 등 차의 기본에 있어서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차였습니다.

디자인·인테리어

디자인은 지극히 개인차가 있는 부분이어서 좋다 나쁘다를 말하기 어렵겠지만, 신선해졌다는 부분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베르나는 어째 디자인이 매년 바뀌는 느낌입니다. 이전 모델 디자인이 채 익숙해지기 전에 이번 디자인이 등장한 것이죠.


전면부는 약간 그로테스크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이전의 뭉뚝한 느낌을 없앴다는 측면에서는 점수를 줄 만합니다. 측면이나  후면의 디자인은 소형차치고 꽤 비례가 잘 맞는 편입니다. 특히 범퍼와 일체형이 될뻔한 테일 파이프는 그 재미있는 시도로 인해 점수 후하게 줘야겠습니다.


실내에 들어서면 다들 깜짝 놀랍니다. 유선형으로 만들어진 실내 꾸밈도 질감이 딱딱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보기에 그럴듯하고 기능적으로 만들어져서 상당히 고급스럽게 보인다는 것입니다.

공간은 아반떼보다 수치상으로는 좁지만, 뒷좌석에 앉아도 헤드룸과 무릎공간이 넉넉하고(정말입니다) 좌우 폭에서는 민감한 사람만 약간 좁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시트는 높낮이를 조절할수는 없지만, 착좌감은 편안했습니다.

계기반은 수퍼비전과 유사한 느낌이 드는 배경으로 인해 상급 모델과 비교해도 큰 손색이 없겠습니다.

이런 차는 실내 수납공간이 매우 중요한데, 이 부분에 있어 신경 쓴 느낌이 들었습니다. 컵타입 재떨이를 떼면 컵홀더가 3개가 됩니다. 각 도어포켓에 컵홀더가 마련돼 있어 전체 컵홀더는 무려 7개입니다.

썬글래스 홀더는 썬글래스를 넣어두었을 때 소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고무로 안경다리를 붙잡게 고안됐습니다. 사소하지만 매우 좋은 기능입니다. 이게 없는 차들은 썬글래스를 넣으면 반드시라고 할만큼 대부분 소음이 납니다.

모든게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간혹 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노력도 눈에 띕니다. 덮개를 덮어주면 좋았을텐데 차 급을 생각하면 그럴수도 있겠다 생각됐습니다.

주행성능 핸들링 제동성능

시동을 걸어보니 꽤 정숙한 공회전이 들립니다.

이렇게 작은 차에서 무슨 주행성능을 말하겠냐만은, 차체가 가벼워서인지 가속감이 의외로 꽤 뿌듯합니다. 1.4리터 엔진이지만, 의외로 6500RPM까지 밀어올리면 박진감도 느껴집니다.

시속 100km까지 가속이야 여느 준중형차 못지 않고, 최고속도를 밟아보려니 계기반 상으로는 시속 170km까지 가속이 됩니다.

이 차에 장착된 4단 자동변속기는 변속충격이 크지 않고 효율이 괜찮은 편이어서 가속하는 동안 큰 무리가 없습니다.

핸들은 가죽핸들 옵션을 장착한다면 좋을것입니다. PVC재질인 기본 핸들은 조금 미끄럽고 거칠기도 하려니와 너무 얇아서 기분이 그다지 좋지 못합니다. 핸들커버 장착을 염두에 둔 설정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러나 아반떼와 같은 핸들 디자인과 똑같은 리모컨 배치는 점수를 줄만 합니다.

핸들의 질감 자체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핸들링의 느낌은 나쁘지 않습니다. 안정감이 크게 흔들리지 않고 코너에서도 날렵하게 돌아나가는 느낌이 꽤 그럴듯 합니다. 작기 때문에 더 재미있게 운전할 수 있었습니다.

브레이크는 의외로 적은 답력으로도 잘 듭니다. 베르나가 여러가지로 제 선입견을 깨뜨렸습니다.

문제는 브레이크에 ABS가 기본 장착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시승차에도 ABS가 없어 급 제동시 미끄러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러나 만일 아반떼나 베르나 트랜스폼을 구입하실 여러분들은 반드시 ABS가 있는 차를 사셔야 합니다. 제가 점장이는 아니지만, 여러분들이 앞으로 차를 운전하면서 반드시 위험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될거라는 사실은 알 수 있습니다. 그때 ABS가 작동하는 것을 몸으로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단 한차례만 작동해도 여러분이나 상대방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게 되는 소중한 장비입니다. 절대로 어떤것과도 타협하지 말고 반드시 장착하시기 바랍니다. 반드시!

다양한 옵션

이 차의 경우는 1200만원에 달하는 프리미엄 모델로 기본 옵션이 상당히 많이 내장돼 있었습니다.

리모컨 일체형 자동차 키로 차 문을 열었습니다.

베르나는 소형차면서도 문도 도어래치를 당기는 방식으로 돼 있어 고급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진으로 차를 빼려는데, 후방센서가 삑삑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트위터가 달린 스피커에 CD플레이어가 장착돼 있어 음악도 즐길만 했습니다. 심지어 전화기의 블루투스 핸드프리를 통해 통화를 할 수도 있었습니다.  핸들 리모컨에 있는 녹색 전화기 그림을 누르니 내 핸드폰을 통해 전화가 걸리고 오디오를 통해 상대방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비였습니다.

휠은 14인치였지만, 알루미늄휠로 디자인도 예쁜 편이었습니다. 이래저래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우습게 볼 차 아냐

솔직히 말해 처음에는 베르나가 그저 아반떼보다 저렴한 차라는 생각만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차를 타보니 주행감각이나 인테리어에서 아반떼에 크게 뒤질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작고 가벼워 연비가 15.1km/l로 높고 코너링 등 주행감각도 우수한 듯 했습니다. (아반떼도 최근 신형 1.6리터 엔진을 장착하면서 15.0km/l까지 올라왔습니다.)

여러면에서 볼 때 가치가 매우 높은 차였습니다.

그러나 실제 차 가격에서도 아반떼의 가장 낮은 사양 모델에 비해 불과 200만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여러가지 옵션에서 아반떼가 약간씩 우월하기 때문에 실제 같은 옵션이라면 가격은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도 굳이 1.6리터 아반떼 대신 1.4리터 베르나를 선택한다면, 보다 가벼운 주행성능과 개성있는 디자인 등이 어필했기 때문일 겁니다. 베르나는 성능에서건 가격에서건 결코 우습게 볼 차가 아니었습니다.

---- 밤 11:30분에 추가 ---

어익후. 댓글이 상당히 격하네요.

대체로 전면부 디자인에 대한 불만이 많은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뭐 그렇게 나쁜 디자인도 아니라는 생각인데, 어쩌면 제가 찍은 사진이 신통치 않아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현대차가 내놓은 사진을 보셔도 똑같게 느끼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래를 클릭하면 팝업창이 뜹니다. 

 [화보] 베르나 트랜스폼 출시  

이걸 보셔도 역시 '안습'이라면 솔직히 적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어떻게봐도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시면 그게 맞는거지요. 현대차도 그 말씀을 들어야 다음번 디자인에서 개선점을 찾을 수 있는거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