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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신기술

메르데세스-벤츠 S400 하이브리드가 다른점

고백하자면 행사장 가기 전에는 S400 하이브리드를 무시하는 마음이 없잖아 있었습니다. 아니, 많았습니다.

연비 향상효과는 불과 0.9km/l라 하니 메르세데스벤츠가 그딴걸 왜 만들었나 싶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차를 보고나니 놀라운 점이 몇가지 있었습니다. 기존 하이브리드카와 완전히 다른 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리튬이온 배터리, 일반 납전지와 크기에서 거의 차이가 없다

◇ 자동차 배터리? 그게 뭐에 필요해

기존 하이브리드는 배터리가 아무리 작더라도 뒷 트렁크 공간을 이용했습니다. 트렁크가 좁아지고 냉각을 위한 별도 휀을 만들어두었어야 했죠.

그래서 현대 아반떼 하이브리드와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실내 뒷선반 위에 구멍이 뚫려있습니다.

여기서 공기를 흡입해 트렁크 내의 배터리를 식힌 후 뒷편으로 뽑아낸다는거죠. 배터리 등을 장착해야 하기 때문에 트렁크 공간이 줄어들고 뒷편 무게가 무거워진다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반면 메르세데스-벤츠 S400h의 경우 본래 트렁크 안에 위치한 자동차용 납 배터리를 그대로 들어내고 그 자리에 리튬이온 배터리팩을 장착했습니다.

생긴것(form factor)도 비슷하고 밀도가 높아선지 무게는 25kg에 불과합니다. 본래 납배터리 무게도 상당하기 때문에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일반차에도 기존 배터리 대신 이것을 장착하면 충전 과정을 대폭 감소시킬 수 있을 것 같네요.

다만 가격은 기존보다 훨씬 비싸졌다고 합니다.



◇ 전기모터도 단순하게

다 같은 하이브리드라 해도 전기모터를 붙이는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이 차의 경우는 패러랠 방식을 이용한 마일드 하이브리드 차 입니다. 엔진 축이 돌아가는데 전자석을 이용해 축을 더 빨리 돌도록 하는겁니다.

엔진(왼쪽)과 연결된 변속기(오른쪽)


엔진과 모터 사이에 클러치가 별도로 없기 때문에 모터가 힘만으로 차가 움직이게 할 수는 없습니다. 모터힘으로 차를 움직이게 하려면 엔진까지 억지로 돌려야 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니 말입니다.

기존 엔진과 달라진 점은 불과 10cm도 안되는 두께의 얇은 전기 모터를 장착한 겁니다. 무게도 많이 나가지 않는데다 부피도 크게 차지하지 않습니다.

설명을 위해 등장한 전기모터 단면.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커다란 모터가 끼어있다.

전기 모터를 떼 놓고 보면 이렇게 생겼다. 전자석은 고정돼 있고 주변의 축이 돌아가는 방식이다.


◇ 달라진건 없다…잃을 것도 없고 얻기만 해

행사장에서 올리버 볼라츠(Oliver Vollrath)는 "잃은건 없고 얻기만 했다"고 했습니다.

일반적인 하이브리드카가 성능 향상을 목표로 하다보니 부품과 무게가 크게 늘어나 운동성능을 해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차의 경우는 성능에 큰 욕심을 내지 않다보니 연비와 운동성능이 조금 향상됐을 뿐 기능적인 손해는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엔진룸을 보면 그 말에 설득됐습니다. 기존 차와 다른점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S400 하이브리드L의 엔진룸


특이한점은 별도의 제너레이터가 그대로 남아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모터가 발전기 역할을 하게 되면서 다른 하이브리드카들은 제너레이터를 앞다퉈 없앴는데 말입니다. 볼라츠는 "모터가 발전기 역할을 하긴 하지만, 더 강한 발전을 할 수 있도록 만들려면 별도 부품을 필요로 한다. 그보다는 원가 절감을 위해서 기존 제너레이터를 그대로 놔두는게 낫다"고 했습니다.

모터가 발전기 역할을 하는 것보다 더 많은 발전량이 필요하지만. 원가 절감을 이유로 기존 발전기를 그대로 유지했다.

독일에서 온 자동차 전기관련 개발 담당 올리버 볼라쯔(Oliver Vollrath)가 S400hL을 설명하고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번 하이브리드차는 기존 S350과 기본 파워트레인 면에서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무게배분도 기존과 같고 무게 증가도 거의 없었으며 운동 감각도 비슷하다고 했습니다. 심지어 하이브리드를 더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크지 않다고 합니다.

가만, 도요타도 모든 차종에 하이브리드를 더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두었다고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는 설계 변경이 거의 없이 하이브리드를 더할 수 있어 장차 모든 차종에 하이브리드 옵션을 더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 같아 보였습니다.

지금 하이브리드를 만드는데 가장 비싼 부품인 배터리가 조금만 더 싸진다면 우리가 타는 모든 차가 하이브리드화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