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드디어 직분사 엔진 개발에 성공했다고 하는군요. 내구성이나 문제가 있는지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드디어 자동차 선진국들과 행보를 같이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축하해야 마땅한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2.4리터 엔진으로 출력도 201마력까지 뽑아낸다고 하니 만세 삼창까지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180마력을 못넘는 2.5리터 수입 세단들은 적어도 출력과 연비 경쟁에서는 꽤 멀어질 것 같습니다.
직분사엔진이 뭐길래 이렇게 유난을 떠는지 이해가 안되는 분들도 계실줄 압니다.
기술시간에 배우셨듯이 가솔린 엔진은 연료흡입>압축>연소>배기 의 4행정을 거칩니다.
그런데 직분사엔진은 압축>연료분사>연소>배기를 한다는 겁니다.
연료가 들어있는 혼합기 대신 빈 공기를 압축하고, 압축된 공기에 연료를 뿜어 거의 동시에 점화를 시킨다는거죠.사실 폭발 전에 공기 압축을 강하게 시킬 수록 폭발력이 높아져 더 큰 힘을 얻게 되는데요. 그동안 마음대로 공기를 압축시킬 수 없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공기를 압축시키는것에 비례해 공기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연료가 섞인 공기가 뜨거워지면 연료가 저절로 연소되겠죠. 이것이 바로 노킹입니다.
직분사엔진은 빈 공기를 압축한 후 차가운 연료를 집어넣기 때문에 더 많이 압축해도 잘못된 연소가 생길 확률이 적어집니다.
또, 이 엔진은 초당 수천번 일어나는 매 연소마다 연료량을 여러차례 나눠 분사할 수 있기 때문에 울트라 린번 모드, 고출력 모드 등으로 출력을 변화시켜 출력과 연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직분사엔진이 우리에게 오기까지
그러면 우리에겐 이런 좋은 엔진이 왜 아직도 없었을까요?
현대적인 의미의 직분사엔진은 아시다시피 1996년 미쓰비시가 만들어 겔랑에 장착한 GDI엔진이 그 시초입니다. 그러나 유럽 등에 수출한 결과 해당 지역 황 함유량의 문제로 인해 연비가 예상보다 많이 떨어지는 등 문제가 발생해, 쓰디 쓴 실패를 맛보게 됩니다.1997년과 1998년 닛산과 도요타가 직분사 엔진 장착차를 내놓기 시작했구요. 도요타는 특히 직분사와 포트분사(흡기관내 분사)를 동시에 하면서 정숙성과 성능을 함께 추구한 엔진을 내놓았습니다.
1999년에는 당시 에쿠스 등을 내놓고 자신감이 넘치던 현대가 미쓰비시와 기술계약을 맺고
에쿠스 4.5에 미쓰비시 설계 GDI엔진을 장착했다가 실패했지요. 당시 미쓰비시와 계약을 맺은 회사는 푸조, 볼보 등이 있었습니다.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던것은 폭스바겐이었습니다. 2000년 폭스바겐은 FSI(Fuel Stratified Injection)라는 이름의 직분사 엔진을 내놨습니다. 폭스바겐은 직분사 엔진을 이번에 처음 내놓은게 아니었습니다. 사실 연비와 출력이 르망24시 레이스카인 아우디 R8(판매되는 차와 이름이 같습니다)에서 이미 검증된 기술이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더욱 열광했습니다.
폭스바겐 루포에 처음 장착된 이 1.4리터 엔진은 출력이 105마력. 1.6리터 엔진은 125마력에 달했고, 연비도 우수했기 때문에 충격을 던져줬습니다.
2003년 BMW는 푸조와 공동으로 미니쿠퍼S의 엔진을 직분사로 만들어내는 것을 시작으로 2006년에 335i와 535i 등에 직분사 엔진을 장착하게 됩니다. 이어 320i도 직분사화 됐는데, 국내 들어오는 320i는 아직 직분사 엔진은 아닙니다.
2009년에는 포르쉐의 전 차종, 페라리 캘리포니아가 직분사 엔진을 장착했습니다.
직분사 엔진은 현재 가솔린으로 얻을 수 있는 가장 높은 연비와 출력을 낼 수 있게 해주지만, 구현이 결코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다음은 무엇일까
직분사 엔진, 터보.. 그 다음 엔진은 무엇일까요.
압축착화-점화겸용엔진(HCCI;Homogeneous charge compression ignition)이 그 답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가솔린엔진은 점화 플러그를 통해 연소를 시키고, 디젤엔진은 압축을 통해 연료 온도가 높아지면서 스스로 압축착화 된다는 것인데요. 연소와 폭발의 차이는 엄청난 것입니다. 연소는 플러그의 주변부터 분자 하나씩 타들어가는 것이고, 압축착화되는 디젤은 플러그 없이 전체 분자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하기 시작하니 폭발력이 다를 수 밖에 없죠.
그런데 과학자들은 가솔린도 강하게 압축하면 본의 아니게(?) 폭발이 일어나 노킹이 발생한다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이 노킹을 인위적으로 발생시키면 가솔린으로도 디젤 못지 않은 폭발을 일으킬 수 있고, 높은 연비와 출력을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압축비는 디젤 못지 않은 15:1 이상으로 올릴 수 있어 출력과 연비가 30% 가량 향상됩니다. 연료도 아직은 휘발유 뿐이지만, 장차 디젤이나 기타 등등 다른 연료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구요.
단점으로는 폭발이 불규칙해서 다루기 쉽지 않고, 폭발력이 너무 강해 엔진 자체가 손상될 가능성이 높다는점도 단점입니다. 또 아직은 압축착화를 시킬 수 있는 영역대가 한정적이어서 점화를 겸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구요. 하지만 디젤 엔진을 대중화 시켰듯 이 엔진도 여러 문제를 해결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 HCCI 엔진은 메르세데스-벤츠에서 시제품이 나왔구요. 디젤박사와 오토박사(내연기관 엔진을 발명)의 이름을 따서 DiesOtto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S클래스급 차체에 1.8리터 가솔린 엔진, HCCI,직분사,터보를 장착해 최대 235마력을 냅니다. 으휴. 연비는 무려 16.7km/l에 달한 다니 일반 S클래스의 두배가량 되는 셈이죠. 대단합니다.
다음글에서 Diesotto 엔진을 장착한 디조토 F700 콘셉트카에 대해서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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