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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2000~5000만원

신형 쏘나타(YF) 시승기…만족 반, 아쉬움 반

23일 신형 쏘나타를 시승했습니다. 30분~1시간 가량의 짧은 시승이었으므로 여러가지 테스트는 해볼 수 없었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엔진의 우려…탁월한 성능, 아쉬운 안정성

쏘나타의 2.0리터 엔진을 한마디로 말하면 '유별나지 않은 운전자에게 기분 좋은 성능을 제공하는 물건'입니다.

엔진힘이 강해진데다 차체도 가벼워져 차가 밀고 나가는 느낌이 탁월합니다. 브레이크와 엑셀을 꾹 밟고 있다가 브레이크를 놓으니 살짝이나마 휠스핀도 일으킵니다.

다만 엔진 고유의 진동과 소음이 있는 편인데, 저는 유별난 운전자라 처음 운전할때는 엔진이 좀 이상하다고 느껴지더군요. 그러나 그것도 10여분간 운전해보니 금세 익숙해졌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도 있습니다. 정지상태에서 메뉴얼 모드로 2단을 놓고 천천히 출발을 해보니 이러다 엔진 시동이 꺼지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기묘한 진동이 일어났습니다. 특정 RPM과 특정 부하가 만나면 그런 떨림이 발생하는 듯 했습니다. 아마 엔진 구조상 밸런스 샤프트를 제거했기 때문에 이같은 특징이 드러나는 것 같았습니다.

현대차는 아마 이같은 사실을 알고도 고민을 했을것이고, 20~30대의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하는 만큼 평탄한 안정성보다는 성능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대륙을 위한 디자인? vs 탁월한 뒷모습

현대차 디자인은 대체로 무난한 스타일을 추구했지만, 이번 스타일은 좀 특이하다.

특히 크롬이 과하게 느껴지는 그릴이나 길게 뻗은 헤드램프는 국내서 호감갖기 힘든 디자인인데 좀 무리수를 두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중국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조만간 미국시장을 뛰어넘을 것이 분명해 보이는 상황에서 그쪽 수출을 염두에 둔 디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반면 뒷부분 디자인은 참 잘 만들어졌습니다. 훨씬 비싼 폭스바겐 CC를 떠올리게 하는 비율이나 전체적 형상이 우수합니다.

테일램프에 미등이 켜지는 부분이 곡선형으로 처리된 점도 참 우아하고 멋져보였습니다. 공기역학적인 트렁크 리드나 테일램프 위로 철판을 적절히 구부려 곡선을 적절히 사용한 점도 놀랍습니다. SONATA라고 쓴 글씨가 수평이 맞는건지 아닌지는 좀 애매하지만


실내 내장 …대부분 대만족

실내 내장이 고급스러워 눈이 휘둥그레질만 합니다. 현대차 실내가 전반적으로 크게 향상된 모양입니다. 으리으리하고 단차가 없습니다.

다만 버튼류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파란 조명이 들어오는건 여전합니다. 파란색은 잘 보이지도 않고 사진에도 잘 안나오는데 왜 이걸 고집하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기아가 쓰는 붉은색 LED보다 단가가 더 비싸서 이런 세심한 부분에도 신경을 좀 더 쓰면 좋겠습니다.

트립컴퓨터는 수많은 정보를 볼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연비운전을 하는 비율, 평균속도, 누적그래프 등이 나옵니다. 이런 것들을 이용하면 나도 모르게 경제운전을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차량을 알아서 관리해주고, 서버에 연결해 정보를 올려준다는 등의 모젠의 차량관리 기능은 도무지 사용하기 쉽지가 않았습니다. 쉽게 좀 만들어주면 좋겠는데요.

계기반에는 1개의 컬러모니터와 2개의 원형 흑백모니터가 있습니다. 흑백모니터는 다른 기능은 없고 연료 게이지와 오일온도 게이지 역할만 합니다. 컬러모니터는 평균연비-순간연비나 다양한 정보가 나타나도록 할 수 있습니다. 매우 진보적인 기능입니다. 

다른 차종의 경우 연비운전을 하면 [ECO] 램프가 들어온다며 홍보를 하던데 사실 그건 별 도움이 안되고 이같은 순간연비가 나와야 연비운전을 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크롬으로 두른 계기반은 눈부시고 좀 남세스럽습니다. 현대기아차는 수퍼비전이라고 하는 이 눈부신 계기반의 적용을 점차 늘려가는데, 이게 보기엔 좋은지 몰라도 야간 운전의 안전을 위해선 별로 좋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후방카메라는 야간에도 카메라 화질이 우수하고 가이드라인이 별도로 나옵니다. 경쟁차종(?) 렉서스 전차종, 벤츠 일부차종은 가이드라인이 없고, BMW 등은 화질이 형편 없는데, 그런것에 비하면 매우 좋습니다. 핸들을 돌리는 것에 맞춰 가이드가 좌우로 기울어지며 차 진행방향을 알려주니 주차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창이 열린 상태에서 창틀 안쪽을 만지다 문득 이상한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창틀을 덮는 고무가 손만 대니 그냥 밀려나와 분리되는 겁니다. 잡아 당기거나 하지도 않았는데 어째서 이게 벌어지는 의아했습니다.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을 이렇게 엉성하게 마감한다는 점에 좀 실망했습니다.

실내 공간…더 넓은 공간, 희한한 뒷좌석

앞좌석은 크게 넓어졌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이전 소나타와 마찬가지로 넉넉한 공간입니다.

특히 시트의 경우는 질감이 단단한데다 몸을 감싸줘 스포츠 버킷시트 느낌이 강하고 각 부분의 각도가 세심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몸에 착 달라붙는데 국산차 시트가 이렇게 발전하다니 감격할 정도입니다. 허리를 볼록하게 튀어나오게 하는 전동식 경추 지지대를 갖추고 있을 정도로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입니다. 경추지지대는 1cm만 높은 위치에 있었으면 더 좋았을테지만 이대로도 괜찮습니다.

지난번 차에 앉아봤을 때, 뒷좌석 공간이 좁지 않을까 우려했습니다. 천장 곡선이 너무 급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머리가 닿을지 모른다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뒷좌석에 앉아 10여분간 달려보니 의외로 넉넉합니다. 특히 무릎공간이 이전 쏘나타에 비해 굉장히 넓습니다. 머리공간도 약간 더 넉넉합니다.

실내 공간 길이는 똑같은데 어째서 이렇게 됐을까. 가만 살펴보니 뒷좌석 방석부분이 엉덩이가 낮아지도록 기울어져 있고 엉덩이가 닿는 부분과 등 부분이 꽤 깊게 파여있었습니다. 기존 쏘나타에 비해 대략 5cm가량 낮은 위치에 엉덩이를 넣고 앉으니 머리공간이 남고, 허벅지 각도가 들어올려져 무릎공간도 더 넓어진겁니다.

그러나 시트가 같은 각도라도 엉덩이와 등받이를 파놓으니 정자세로 앉았을때 등의 각도가 기존 쏘나타에 비해 약간 일어서게 됩니다. 뒷좌석에 앉은 사람은 좀 꼿꼿히 앉아야 해서 불편하다는 말입니다. 또 시트의 두께가 얇아지면서 노면의 잔충격이 많이 전달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당연히 시트가 앞으로 폴딩되지는 않습니다. 팔걸이 뒤에 구멍이 뚫려있는 스키스루는 제공합니다.

현대는 쏘나타의 뒷좌석 공간을 늘리는 대신 앉는 자세는 조금 불편하게 만든 것입니다. 뒷좌석에 타는 사람이 누구인지, 사용빈도는 어떤지에 따라서 선택의 여지가 있겠습니다. 택시로는? 적당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딱딱한 서스펜션…가변식 서스펜션 아쉬움

국산 중형차라고는 믿을 수 없을 수준으로 노면 잔 충격이 그대로 느껴져 굉장히 딱딱하게 느껴졌습니다. 딱딱하면서도 코너링 할 때 독일차처럼 썩 단단하게 받쳐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시승차는 17인치 휠을 장착한 모델로 16인치 기본형은 이보다 부드러울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대 쏘나타는 중형차 처음으로 가변식 댐핑 시스템을 장착했습니다. 노면에 따라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혹은 부드럽게 자동으로 바꿔준다는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이 시스템은 아무 표시도 없고 스위치도 없어서 도무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노면이 너무 딱딱하다고 느껴지는데, 이게 시스템이 자동으로 단단하게 한 것인지 원래 그런것인지 알 수 없다는 얘기죠. 코너를 돌 때 서스펜션이 자동으로 부드러워져서 단단함이 떨어지는지, 그런것도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이전 쏘나타의 더블위시본에서 맥퍼슨스트럿으로 전륜 서스펜션을 교체한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훨씬 가볍고 코너링에서 오히려 좋은 반응을 냅니다. 중요한 것은 방식이 아니라 세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김한용의 평가 (개인적인 의견이니 참고만 바랍니다)

디자인: ★★★★★
가속력: ★★★★
코너링: ★★★★
브레이크: ★★★★
실내공간: ★★★★
인테리어: ★★★
가격대비 성능: ★★
총점 : 74점 (100점 만점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