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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흥미꺼리/취재 뒷담화

차바닥 매트 때문에…美서 일가족 4명 사망

아무 생각 없이 쇼핑몰에서 매트를 사다가 차 바닥에 깔곤 하는데요. 일부는 청결을 이유로 헝겊 매트 위에 고무 매트를 덧 깔기도 하지요. 미국서는 이같은 차 바닥 매트로 인해 일가족 4명이 전원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지난 22일 미국 ABC뉴스는 도요타가 미국 전역의 도요타와 렉서스 딜러에게 경고를 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모든 딜러는 차량 출고전 바닥매트를 철저히 검사해 정확하게 장착됐는지를 확인하라는 것입니다.

이같은 경고는 지난달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렉서스 차량의 충돌사고로 4명의 가족이 숨진것에 따른 것입니다.

당시 ABC뉴스는 한 운전자가 일가족 3명을 태우고 가던 중 충돌직전 911과의 전화 통화 내용을 그대로 보도해 충격을 던져줬습니다.

통화 내용에서 운전자는 "우리 가속패달이 걸렸다(stuck)"며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는다(there's no brake)"고 소리쳤습니다. 911 전화 응답자는 "시동을 끄거나 차를 정지시킬 수 없느냐"고 물었지만, 운전자는 "교차로가 가까워지고 있다. 교차로가 가까워지고 있다. 신의 가호가 있기를(Pray)"이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전화가 끊겼습니다.

고속으로 달리던 렉서스는 교차로에서 다른 차를 들이받고 길가로 굴러 화염에 불탔습니다. 차 안에는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경찰인 마크세일러와 그의 부인, 딸, 처남 등 4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날 전화 통화를 한 것은 처남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죠.

미국 경찰을 비롯한 조사요원들은 이같은 의문의 충돌사고에 대해 조사한 결과 원인이 바닥매트 때문이었던 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고정되지 않은 바닥매트가 밀려 들어가 가속패달을 눌러 시속 200km 이상으로 가속됐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도요타는 딜러들에게 매트를 고정하고 출고하도록 경고하고, 또 매트를 2중으로 깔지 못하도록 운전자들에게도 경고하기로 했습니다. 두꺼운 매트는 엑셀 패달을 눌러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같은 사고에 대해 렉서스를 수입하는 한국도요타자동차측은 "국내에는 이같은 이슈가 발생한 적이 없다"며 "출고전 딜러들에게 시트가 정확히 설치된 것을 확인토록 하고 운전자들에게도 이같은 위험을 고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같은 문제는 도요타 차량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바닥 매트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으면 어떤 차든 엑셀이 눌리거나 브레이크가 눌리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대부분 운전자들은 이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군요.

오르간 패달형 가속패달의 경우 매트가 쉽게 타고 올라가기 때문에 비교적 위험이 큽니다. 렉서스를 비롯한 유럽차 대부분이 채택하고 있고, 최근 현대·기아차 등 국산차에서도 에쿠스, 제네시스 등 신형 차종에 점차 적용하고 있죠.

한편, 2007년 도요타 자동차는 미국서 5만5000대의 차량의 바닥 매트가 미끄러져 가속패달을 누르게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리콜을 실시했습니다. 한국도요타자동차 측은 "한국에서는 바닥 매트가 미끄러지는 차종이 판매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리콜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스스로 조심하는 길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고정할 수 없는 바닥매트는 구입하지도 말고, 현재 있는 바닥매트도 절대 밀리지 않도록 고정시켜야겠습니다. 

더구나 운전석 바닥에는 어떤 물건도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캔 같은 작은 물건이 엑셀 패달을 누르거나 혹은 브레이크 패달 밑으로 들어가 밟히지 않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만일 매트가 엑셀 패달을 눌러 차가 급발진을 하는 일이 있더라도 침착하게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세울 수 있도록 항상 이미지 트레이닝도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