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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2000~5000만원

현대 투싼 ix 시승기…한단계 올랐지만 한계도 있어

현대 투싼 ix는 SUV라고 하면서도 스스로 SUV를 ‘Sexy Utility Vehicle’이라고 풀이 했을 정도로 추구하는 방향이 분명한 차다. 스타일을 중시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차라고 표방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전면과 후면이 모두 날렵하고 개성이 넘친다. 전면과 후면에 구불구불한 유선형의 꾸밈이 대담하다. 자칫하면 과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도 세련되게 가다듬었다.

▶ [화보] 투싼 ix 시승해보니


실내에 들어와 앉으니 기존에 비해 차체가 낮게 만들어진데다 시트포지션도 낮은 편이어서 SUV치고 안정된 느낌이다. 아기자기하고 볼록하게 부풀어진 느낌의 대시보드나 4스포크 핸들은 무척 예쁜데다 신형 쏘나타와 비슷한 느낌을 풍긴다.

최근 현대나 기아차 실내 재질의 '싼티' 논쟁은 더 이상 없을듯 하다. 우레탄과 플라스틱을 섞은듯한 단단한 재질의 내장재에 적절한 수준의 패턴을 입혀 고급스럽게 잘 만들어졌다. 남들에게 뽐낼만 하다.

4스포크 핸들 디자인은 꽤 도전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손으로 감싸쥐면 플라스틱 장식이 잡히고 왼손 손바닥에 볼륨 스위치가 닿는 등, 그립감은 좋지 못하다. 비슷한 시기에 발매된 쏘나타도 핸들 그립에 문제가 있다. 또 두 차 모두 차 안에 시계가 없어 작은 버튼을 눌러야 LED화면 한가운데 시간이 나타난다. 사소한 문제지만, 계속되면 차 만들기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한 것으로 보이기 십상이다.

시동을 걸어보니 엔진 사운드는 여전히 디젤의 티를 벗지 못했다. 수입 디젤 SUV들은 사운드가 조용해져 디젤인지 휘발유인지 알기 어려운 것과 대조적이다. 하지만 힘은 수입SUV가 부럽지 않았다.

시승차는 디젤 2.0리터 엔진을 장착한 전륜구동 차량이었다. 가속패달을 끝까지 밟으니 앞바퀴에서 바퀴가 "끼기긱"하고 미끄러지는 소리를 내며 출발했다. 언덕길을 진입하기 위해 핸들을 약간 돌린 채로 가속을 하니 소리가 꽤 크게나면서 핸들이 풀리지 않고 더 감겨 위태롭게 느껴졌다. 강한 토크로 인해 핸들이 꺾이는 토크스티어(Torque Steer)라는 현상이다.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는 40kg∙m에 달하는 강력한 엔진에 비해 하체가 다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지간히 운전을 즐기는 사람이라도 이 차를 운전할 때는 전자 자세제어장치를 끄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이번에 새로 장착된 6단 자동변속기는 수동모드도 다루기 쉽고, 즉각적인 변속을 한다. 신형 엔진과 변속기 덕에 연비도 놀랄만 하다. 15.4km/ℓ(2WD, 자동변속기 기준)로 SUV중 최고 연비다.

차체와 서스펜션이 매우 단단해져서 노면 충격에는 통통 튀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코너를 돌아나가는 느낌은 국산차 답지 않게 여유롭다. 아직 독일차와 비할바가 아니지만, 중저가 일본차들과는 대등하거나 오히려 우월하다.


파노라마 썬루프는 고급 수입 SUV들이 앞뒤 사이 프레임 없는 방식으로 업그레이드 됐지만, 이 차는 아직 프레임이 있다. 뒷쪽 천장 유리의 덮개를 운전석에서 닫을 수 없게 설계된 점도 의아하다.

비탈에서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잠시 정지 상태를 유지하는 밀림방지장치가 갖춰져 있어 밀리는 백화점 지하 주차장에서 유용했다.

가격은 2WD 전륜구동 자동변속기를 기준으로 ▲X20 디럭스 2135만원 ▲LX20 럭셔리 2390만원 ▲LMX20 프리미엄 2700만원이다.

▶ [화보] 투싼 ix 시승해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