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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흥미꺼리/취재 뒷담화

현대차 "실용적 전기차 불가능" vs 닛산 "그건 당신 생각이고"

지난해 현대차 임원이 “닛산의 전기차가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의견을 내자 닛산 측이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당시 반박했던 닛산의 임원이 지난 13일 다시 한국을 찾아 기술설명회를 열었다.

경향닷컴은 작년 12월 8일 <현대車 “전기차 상용화 무리…지금은 하이브리드에 충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는 현대·기아차의 기술총괄본부 이기상 상무가 “닛산의 전기차 리프는 자그마한 경차인데다 실용성이 없어 단순히 마케팅 효과를 노린 것에 불과하다”며 “현재 기술로는 200마일을 달리려면 950kg의 배터리를 싣고 달려야하기 때문에 실용적인 전기차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 사실이 담겼다.


이 보도에 대해 당시 일본 닛산자동차 측은 즉각 반박했다. 닛산 자동차 측은 전화를 통해 “그렇다. 실용적인 전기차를 만드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닛산이 아닌 공장에서는 아마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닛산의 리프는 경차가 아니라 일반적인 크기로 만들어진 중형차”라고 설명했다.

가즈히로 도이는 13일 코엑스에 설치된 닛산 기술소개 부스인 <닛산 테크놀로지 스퀘어>를 소개하기 위해 다시 방한했다. 이날 도이는 닛산의 신기술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도이는 이날 다시 한 번 더 “현대차 측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닛산 전기차 계획은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 주력 사업”이라며 “닛산이 세계 곳곳에 투자하는 금액을 보나 전기차를 20년 넘게 개발해 온 것을 보나 마케팅만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는 얘기”라고 말했다.

도이는 “전기차는 생산하고 운행해봐야만 노하우가 쌓이는 것”이라며 “이를테면 반클러치로 전진 중 온도가 상승하는 문제나, 주행소리가 지나치게 조용해 보행자를 위해 듣기 좋은 소리를 만들어내야 하는 문제 등은 실제 만들어보기 전에는 알기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리프처럼 차에 200㎏가량의 배터리를 장착해 160㎞를 달리도록 만들지, 혹은 300㎞까지 달릴 수 있도록 만들지의 여부도 자동차 회사가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한번 주유로 약 400㎞를 주행해야 한다는 가솔린 차량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전기차는 주유소를 갈 필요가 없기 때문에 한번 충전 후 일주일가량 타는 게 아니라, 주차장 콘센트에서 매일 충전하는 개념으로 바뀔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도이는 또 전기차나 친환경 차들에 대해 여러 가지 부정적인 의견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런 부정적인 면만 부각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전기차는 새로운 가치도 많고, 좋은 부분도 많기 때문에 그 점을 봐야 친환경차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이산화탄소를 60% 감축하기 위해선 전기차(수소전지차)가 아니고선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전기차로의 진행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전기차 보급속도가 얼마나 빠를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전기차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기 때문에 2020년도에 시판되는 10% 가량이 전기차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대차의 전망에 비해 10배 넘는 수준이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주요 원료인 리튬의 물량 부족 우려에 대해선 “아직 지구상에 리튬 매장량은 충분하다고 본다”며 “오히려 네오디움(전기모터용 자석)이 중국에서만 전량 공급되기 때문에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왜 혁신적인 차를 만들지 못하는지 기자들의 집요한 질문이 이어지자 그는 조심스럽게 쓴 소리를 했다. “현대차는 기술 혁신적인 차량을 만들기보다 시장에서 잘 판매되는 차를 만드는 데만 집중한다”며 “자동차 회사들은 각각의 개념을 갖고 움직이면 된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의 내구성이 크게 떨어지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자동차 회사들이 모두 겪는 수순”이라며 “80년대는 일본차들이 유럽차들에 비해 디자인이 우수했던 적이 있었지만 당시는 내구성이 낮아 국내외에서 비난을 많이 받았고 10여년이 지나서야 내구성이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LEAF 차량 제원 현대 아반테
차체크기 전장(mm) 4445 mm 전장(mm) 4505
전폭(mm) 1770 mm 전폭(mm) 1775
전고(mm) 1550 mm 전고(mm) 1480
축거(mm) 2700 mm 축거(mm) 2650
차량성능 주행가능거리 160km/100miles  
(US LA4 mode)
연비 15.2(자동 4
15.8(
수동 5)
최고속도 over 140km/h  
(over 90mph)
최고속도 n/a
모터 타입 AC 모터 엔진형식 1.6 VVT
최고출력 (kW) 80kW 최고출력 124PS/6,300rpm
최대토크 (Nm) 280Nm 최대토크 15.9kg.m/4,200rpm
배터리 타입 판형 리튬-이온 배터리 배기량(cc) 1,591
배터리 용량(kWh) 24    
출력 (kW) over 90    
에너지 밀도 (Wh/kg) 140    
파워 밀도 (kW/kg) 2.5    
모듈수 48    
충전시간 고속충전: 30 이하  
(DC 50kW
고속충전기)
   
가정충전: 8시간 이하  
(AC200V)
   
배터리 레이아웃 시트  바닥 아래    
 

사실 기사에 담지 못했지만, 현대차가 전기차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i10 전기차를 내놓기도 했고, 하이브리드카인 블루윌에 플러그인 충전기능을 장착하기도 했습니다. 도요타가 프리우스 플러그인을 내놓은 것과 같은 상황이죠. 남보다 앞서서 내놓기 보다 뒤떨어지지 않으면 된다는 2등 전략인데요. 과거 일본에서 도요타가 취했던 바로 그 전략입니다. 누구 말마따나 국내 최초의 피자집을 만들기 보다, 국민들이 피자에 맛들였을때 피자집을 세우는 전략인 셈입니다. 도요타는 2등 기술력으로 1등 판매를 거두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기술의 닛산, 마케팅의 도요타라는 말이 일본에서 널리 퍼져 있죠.

하지만 도요타가 오늘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확고한 브랜드 성격을 만들지 못하고 현실적인 차만을 내놨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최대시장 북미에서 유일하게 내세웠던 가치였던 품질과 신뢰가 최근 위협받으면서 잠시 넘봤던 세계 1위는 고사하고 회사의 위기론까지 대두될 정도입니다.

사실 현대차는 전기차와 수소연료 전지차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차의 분위기가 자사 기술개발을 부각하기 보다, 잘 팔리는 점을 부각하는데 초점이 맞춰진 것 같아 그 점이 좀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