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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흥미꺼리/취재 뒷담화

“GM대우 브랜드가 없어지는게 아니구요…”

GM대우 브랜드가 없어진다는 내용의 기사가 내일자 일간지에 실립니다. GM대우 브랜드 대신 미국 시보레 브랜드를 붙여서 판매할 것이 확정됐다는 내용입니다.

소비자들이 GM대우라는 브랜드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시보레 브랜드를 선호하는 움직임이 있어서 그런다는 거죠.

하지만 GM대우 측은 이것이 오해라고 펄쩍 뛰었습니다.

이 얘기의 근원은 작년 가을 중앙일보가 GM대우 릭라벨 부사장과의 인터뷰에서 릭라벨 부사장이 "GM대우 브랜드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며 "시보레 브랜드로 교체하겠다"고 얘기했다는 보도 한 것에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GM대우측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고, 당시 인터뷰가 녹음된 파일을 아무리 들어봐도 그렇게 들었을 가능성이 없었는데, 어떻게 그런 기사가 나오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이후 GM대우 브랜드가 시보레로 바뀐다는 소문은 계속됐고, 심지어 일부 소비자들은 그것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이번 기사는 1)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GM대우 마이크 아카몬 사장과 인터뷰 과정에서 나온 얘기와 2) '지역 총판 담당'이라는 현장 실무자의 얘기를 인용해 만들어진 모양입니다.

마이크 아카몬 사장은 "올해 3월 GM대우 브랜드를 존속시킬지, GM대우와 시보레를 가지고 갈 것인지, 시보레만 가지고 갈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는데요. 어떻게 될지는 아직 연구중이라는 설명을 했습니다. 그동안도 연구중이었으니 별로 새로울 것이 없는 얘기였지요. 그런데 일부 기자들은 이것을 시보레 브랜드로 전환할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역 총판 실무자의 말에도 GM대우 측은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사장이나 이사선에서 결정이 나야 그 다음에 지역 총판에 지시가 가는게 정상이지, 사장들도 모르는 사안을 어떻게 일개 지역총판 담당자가 알고 시보레 브랜드를 진행할 것을 공표하겠느냐는 겁니다.

상식적으로 그 말이 일리가 있습니다. 영업직이 지나치게 자신의 기대에 입각해 생각한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GM대우 측은 얘기합니다.

GM대우는 시보레 브랜드 왜 안쓰나?

GM대우에서 시보레 브랜드를 쓰면 여러가지로 좋을겁니다.

1) 망한 브랜드 이미지를 떼 버릴 수 있다. 2) 수입차 같은 느낌이 든다. 3) 시보레 마크를 장착한 사람이 많아 어느새 한국에선 거부감도 적은 브랜드다. 4) GM대우 마크보다 멋있다.

그렇지만 단점도 있다고 합니다.

1) 대우라는 오래된 역사적 전통을 잃는다. 2) 로고, BI, CI, 설비 등 모두 교체하려면 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든다. 3) 과연 들어간 비용에 비해서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인가

지금은 GM대우 마크에 비해 시보레 마크가 조금 더 멋있게 보이지만, 그것 때문에 차 살 사람이 얼마나 있냐는거죠. 영업사원 입장에서야 바꿔주면 좋겠지만, 바꾸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상쇄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지금 스터디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결론은 나지 않았구요.

GM대우의 사장,이사들이 다 알면서 모르는체 할 가능성도 있겠지요. 하지만 고민을 하고 있다는데, 곧이 곧대로 믿어주는게 어떨까요? 3월에 정식 발표가 나면 그때 기사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