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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F1코리아 시즌1위차 사진? 엉뚱한 차가 1면에 실리다

아래 글은 연합뉴스 측의 요청으로 본문과 제목이 순화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F1코리아그랑프리가 개최 됐습니다. 문화일보를 비롯한 여러 언론들이 F1시즌 1위를 달리는차 사진이라면서 '레드불'이라고 쓰여진 차량을 1면에 게재했는데요. 사실은 이게 레드불팀의 차가 아니어서 문제입니다. 기자가 실수한건지 일부러 그런건지 모르겠네요.

저희 어바웃카 애독자분들은 설마 이걸 모르시는 분은 없을테지만, 혹시라도 모르시는 분들이 실수하지 않도록 한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위 사진 구도는 꽤 잘 나왔죠? 선명하기도 하구요. 하지만 F1차량 특유의 속도감이 표현되지 않았습니다. F1사진을 제대로 찍는 사람들, 아니 자동차 사진을 찍어본 사람이라면 셔터속을 조금 더 느리게 해서 차가 달리는 듯한 역동감을 표현하기 마련이죠.

하지만 위 사진은 조리개를 꽤 개방해서 배경은 좀 흐려진 느낌이고, 차가 달리는 듯한 느낌은 전혀 없네요. 어째 멈춰 있는걸 찍은것 같죠. 여러 사진이 있었을텐데 굳이 이 사진이 선택된 것은 의외네요.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캡션의 팩트도 틀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올시즌 랭킹 1위인 마크 웨버(앞)가 코스로 진입하고 있다" 고 했는데, 차들이 서로 구별하기 어렵긴 합니다만, 적어도 저 차는 마크웨버의 차가 아닌것은 분명합니다.

마크웨버의 차는 아래 차입니다.

전날 레드불팀이 제공한 비슷한 각도의 위 사진에서 보면요. 차체 옆면에 그려진 커다란소가 단순하게 2D로 표현됐지요.

하지만 앞서 보여드린 (국내 언론사의 1면을 장식한) 연합뉴스의 소는 입체감도 있고 미친소처럼 근육질로 그려져 있습니다. 아무리 봐도 다른 소입니다.

게다가 아래 사진에는 LG의 로고도 있는데, 위 사진에는 그 중요한 로고도 없죠. 하루만에 갑자기 차체에 색칠을 했을리도 없는데,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요?

두 팀은 비록 차체는 같지만 전혀 다른 팀이기 때문입니다.

음료회사 레드불(RedBull)은 팀을 2개 소유하고 있는데, 하나는 레드불팀, 하나는 토로로소(Toro Rosso)팀입니다.

두 팀은 차체는 공유하지만 레이서도 다르고 엔진도 다른 팀입니다. 구별하기 위해서 소 그림을 다르게 그려놓았죠.

▲ <틀린그림찾기> 뭐가 다른지 아시겠지요? /사진 김한용기자


▲ 제가 '마크웨버가 사고로 탈락되는 바람에(예선 및 본선) 사진을 찍기 힘들어서 다른 사진을 찍어놓고 마치 마크웨버 사진인 것처럼 올린 것 같다'고 쓴 글에 사실관계가 틀렸다는 연합뉴스측 지적이 있었기에 첨언합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연합뉴스가 찍은 사진은 예선전이어서 본선에 마크웨버가 탈락된 것과는 관계 없다고 합니다. 또한 연합뉴스에 따르면, "연합뉴스에서는 뒤늦게 사진캡션에 사람이름을 잘못 적었다는 것을 알고, 이에 대한 <고침>을 전송했는데 그게 반영되지 않고 문화일보에 나갔다"는 설명입니다.

연합뉴스는 어떤면에서 보면 언론사는 아니지만, 그래도 언론 종사자로서 사실관계가 생명일텐데, 어째서 저런 잘못된 캡션을 붙였는지 모르겠습니다.

▲ 위의 제 표현이 틀렸다는 연합뉴스 측의 지적이 있었기에 첨언합니다. 연합뉴스는 통신사 위주이긴 합니다만, 넓은 의미에서 '언론'의 범주에 속한다는 설명입니다. 표현도 완화 했습니다.

한편, 레드불팀은 르노(르노닛산얼라이언스)가 공급한 엔진을 장착했고, 토로로소팀은 페라리가 공급한 엔진을 장착했습니다. 얼핏 생각하면  페라리 엔진이 잘 달릴 것 같은데, 단순히 엔진 성능으로 결과가 좌우되는건 아니었는지 이번 시즌의 결과는 레드불팀의 압승입니다.

또 비록 이번 경기에서 세바스찬베텔의 차량이 엔진트러블로 중간에 리타이어 하는 불상사가 생기긴 했으나, 1위는 여전히 레드불 팀의 머신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레드불팀은 올해 2010년 시즌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둬 처음으로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는데요. 이번 코리아 그랑프리에서 마크웨버는 경기장 날림시공으로 인해 잔디 대신 깔아놓은 융단을 밟고 스핀을 해버렸고, 마크웨버는 알론소의 꽁지물기 압박에 엔진을 혹사시켜 리타이어해서 점수를 따지 못해 경기 이후 1위 자리가 위태롭게 되고 말았습니다.

가뜩이나 예선전(퀄리파잉)에서 이 둘이 1위, 2위를 차지하면서 레드불팀은 올 시즌 무난한 우승을 점치고 있었기에 안타까움은 더 할 것 같습니다.

F1 코리아그랑프리 후 팀 점수:
1. 레드불 426
2. 맥라렌 399
3. 페라리 374
4. 메르세데스 188
5. 르노 143


그동안 시즌 1위를 달리던 마크웨버도 정말 아까웠을겁니다. 경기장 문제로 탈락해 2위로 떨어졌거든요. 배수시설 미비와 융단이 깔린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을 저주할 것 같네요.

F1 코리아 그랑프리 후 선수 점수:

1. 페르난도 알론소 231
2. 마크웨버 220
3. 루이스 해밀턴 210
4. 세바스찬 베텔 206
5. 젠슨버튼 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