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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흥미꺼리

[궁금녀의 안전QnA] 자동차 충돌시험 결과…수입차가 더 나빠요?

최근 자동차 안전에 대한 관심이 부각됨에 따라, 새 코너로 매주 '궁금녀의 안전 QnA'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자료사진. 내용과 상관이 없음



[12월 22일] 수입차 안전도가 더 나빠요? 

궁금녀: 지난주에는 자동차 충돌시험 결과가 발표됐던데요.

발빠른김기자:
네, 자동차 안전도 평가가 나온 것이 지난 주 안전에 대한 가장 큰 이슈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국토해양부 자동차 성능시험연구소에서 작년 하반기부터 나온 신차 12종을 가져다 일일히 충돌시험을 했습니다. 그 결과 기아 K7이 54점 만점중에 무려 53.7점을 받아 가장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 현대 쏘나타가 53.4점, 아반떼가 53.3점을 받아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습니다.

이들 차량과 함께 기아 K5와 스포티지, 현대 투싼 등도 충돌 시험에서 최고등급을 받았고, 종합점수에서 50점 이상을 받아 `올해의 안전한 차'로 선정됐습니다.

반면, 르노삼성 SM3가 45.2점으로 시험 차종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특히 수입차인 아우디 A6, 메르세데스-벤츠 E 220(이백이십) CDI, 렉서스 ES350 등은 이번 안전한 차의 기준인 50점에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궁금녀: 어? 그래요? 수입차가 훨씬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네요.

발빠른김기자:
사실 수입차가 안전성이 떨어지는게 아니라, 국산차의 안전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보는게 맞습니다. 예전에는 올해의 안전한 차에 두세대의 차종이 선정됐을 뿐이지만, 올해는 무려 6대가 선정됐을 정도니까요.

이번에 시험한 차들은 대체로 안전한차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정면충돌’ 이나 ‘측면충돌’ 안전성에서는 7차종 모두가 별 5개를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의 시험은 미국 고속도로보험협회가 실시하는 충돌시험에 비해 오히려 충돌 조건이 더 가혹합니다. 그런데도 이처럼 좋은 성적을 냈다는 것은 주목 할만 합니다. 아직 미국과 유럽에서는 K7등 국산 신차의 충돌 시험을 실시하지 않았는데요. 곧, 해외에서도 좋은 결과가 들려올 것으로 예상할 수 있겠습니다.

궁금녀: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난건가요?

발빠른김기자:
정면충돌 안전성에서  벤츠 E220 CDI와 아우디 A6는 별 4개를 받는데 그쳤습니다. 좌석을 따로 떼서 테스트하는 좌석 안전성면에서는 렉서스 ES350은 불과 별2개, 아우디 A6가 별 3개를 받는 등 특히 평가가 저조했습니다.

보행자 추돌시 상해 정도를 파악하는 보행자 안전성 면에서도 기아 스포티지가 별 4개, 기아 K5·K7 이나 현대 아반떼가 별 3개를 받았지만, 르노삼성 SM5 나 벤츠 E220 CDI가 별 2개, 아우디 A6가 별 1개를 받는데 그쳤습니다. 사람을 치게 되면 크게 다친다는 거죠.
 
궁금녀: 차이가 꽤 있네요. 그러면 수입차들의 안전도가 대부분 떨어지는건가요?

발빠른김기자:
아닙니다. 이번 조사결과를 놓고, 굳이 평가가 낮을 수 밖에 없는 수입차를 가져와서 비교한게 아니냐는 주장도 있습니다.

기아 K7을 비롯해 이번 테스트에 나온 국산차들은 모두 올해나 작년에 새로운 플랫폼을 내놓은 차종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플랫폼이라는 것은 말하자면 뼈대를 뜻하는데요.

당연히 차의 뼈대가 충돌 안전에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됩니다. 차는 매년 조금씩 변화되지만 플랫폼을 만드는데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한번 만들면 5년에서 7년까지 계속 사용됩니다. 새로 나온 플랫폼이 더 안전하게 만들어지는 것이 일반적이구요.

그런데, 이번에 테스트한 렉서스 ES350이나 아우디 A6는 신차라고는 하지만, 겉모습만 조금 바뀌었고, 사실은 6~7년씩 된 낡은 플랫폼들입니다. 내년에 플랫폼을 바꿀 예정이죠. 그래서 이렇게 미흡한 결과가 나온 것인데요. 수입차 중에서도 작년에 풀 모델 체인지를 한 BMW 5시리즈나 폭스바겐 CC를 놓고 테스트 했다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겁니다.

이번 테스트에서도 나타납니다. 제동거리 테스트만 놓고 보면 아우디 A6의 경우는 시속 100km로 주행하다 급제동을 해보면 제동거리가 38.6미터로 매우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이번에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던 기아 K7은 제동거리가 45.8미터로 7.2미터나 길었습니다. 7미터라면 위급 상황에서 큰 사고를 겪느냐 마느냐를 가늠짓는 큰 차이라고 할 수 있죠.

이처럼 이번 평가에선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유럽산 자동차들은 대체로 제동능력이나 선회능력 등 운동성능이 국산차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궁금녀: 너무 많은 정보가 있어서, 어떤차를 선택해야 안전한건지 더 알쏭달쏭한데요?

발빠른김기자:
아무래도 운전자라면 누구나 사고를 겪게 되는데요. 아무래도 조금이라도 안전한 차량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죠.

그런데 막연히 수입차와 국산차를 갈라놓고 어떤 브랜드가 위험도가 높다거나 안전하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안됩니다. 같은 이름의 차종이라도 매년 결과가 달라지니 자세히 살펴봐야 합니다.

성능시험연구소 측에 따르면 같은 차를 5대씩 구매해서 각각5억씩 하는 인체모형 더미를 태우고, 정면, 부분정면, 측면, 기둥측면 등을 테스트한다고 합니다. 세금이 15억~20억 씩이나 들어가는 아주 값비싼 시험이라고 하니까요. 좀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겠습니다.

하지만 수입차들은 국내서 제대로 테스트가 이뤄지지 않는 만큼 유로엔캡 같은 해외 충돌시험 자료를 함께 참고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여러가지를 살펴보기 힘들다면 대체로 새로운 플랫폼이 안전하다는 것을 기억하면 됩니다. 자동차 회사들은 매년 테스트 규정이 강화되는데 맞춰서 차량의 안전도를 향상 시키기 때문입니다.

또, 같은 등급이라고 해도 경차나 가벼운차가 무거운 차에 비해 위험이 크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고정 벽에 차를 부딪치는 이번 시험은 말하자면 같은 등급의 차끼리 부딪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겁니다. 차끼리 부딪치는 차대차 시험에서는 가벼운 차가 충격 에너지를 더 많이 받기 때문에 피해가 큽니다. 국내는 아직 차대차 시험을 하고 있지 않지만, 건설교통부는 내년부터 시행할지 여부를 놓고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