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오너가 스포츠카 수리를 맡겼다가 하루만에 차 주행거리가 크게 늘어난 사실을 발견했다. 더구나 차도 제대로 고쳐지지 않아 더욱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7일 정모씨는 그동안 메르세데스-벤츠 AMG 승용차를 타면서 겪었던 고충을 털어놨다.
지난해 12월 정씨는 자신이 몰던 벤츠 C63 AMG 차량 계기반에 '체크엔진'이라는 경고등이 들어온 것을 발견했다. 지난 2년반 동안 이 경고등이 들어와 수리센터에 들어간 것만 10여차례였다.
운행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벤츠코리아 공식딜러 한성자동차의 AS요원에게 차를 맡겼다.
하지만 다음날 돌아온 차를 보니 황당했다. 계기반 미터기(적산거리계)의 숫자가 이틀전에 비해 무려 180km나 늘어나 있었기 때문이다.
180km라면 서울에서 대전을 가고도 남는 거리다. 시속 60km로 한번도 세우지 않고 꼬박 3시간을 달렸어야 도달할 거리다.
정씨는 "이렇게 장거리를 시운전 해야 했다면 소비자에게 미리 알렸어야 하는게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하지만, 회사측에선 "문제가 많이 발생한 차는 잘 수리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의례히 이렇게 점검한다"며 "양평까지 다녀오느라고 고생이 많았다"고 오히려 큰 소리를 쳤다.
정씨는, 회사측의 큰 소리와는 다르게 이 사건을 겪고 났는데도 수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정씨의 차는 며칠 후 또 다시 '체크엔진' 경고등이 들어와 다시 수리센터에 들어가야 했다.
그제야 센터의 담당 수리직원은 정씨에게 "AMG 차량은 한국에서 수리할 수 있는 인력이 없다"면서 "우리가 점검해서 독일 본사에 정보를 넘긴 후 돌아온 조치 사항대로 수리를 하기 때문에 수리도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고 해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 CL63 AMG. 2억이 넘지만 수리할 수 있는 AS 인력이 없어 큰 문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자회사 AMG에서 엔진 및 변속기 등 주요 부품을 생산하는 AMG 라인업을 국내에 대거 투입했다.
AMG는 퍼포먼스를 크게 높인 차량으로 C63 AMG(9250만원)가 가장 저렴한 모델이고, SL63 AMG(1억9490만원), SLS AMG(2억8900만원) 등 고가차량 위주로 총 8종에 달한다.
AMG센터라는 것은 허울 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벤츠 코리아 측은 이에 대해 "이에 대비해 한성자동차가 AMG센터를 만드는 등 전국 3곳에 AMG차종을 수리하기 위한 기반 시설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또한 앞뒤가 맞지 않는 해명이다.
정작 센터를 만들었다는 당사자 한성자동차의 관계자는 "우리 AMG센터는 단순히 경정비를 위한 '퀵샵' 개념이지 본격적인 정비를 하는 센터가 아니다"라면서 "기존 센터의 일부를 헐어 만들어 워크베이(작업대)도 몇개 안된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그 차 처럼 체크엔진 불이 들어와도 해결할 수 없는 경우, 당분간 그냥 타라고 말할 뿐 마땅히 해결을 해줄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공식 수입업체가 엔진 수리를 할 줄 모른다면 중고차를 팔때는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업계 관계자는 "메르세데스-벤츠 측이 판매에 급급해, 수리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무리하게 차를 들여와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면서 "AMG를 비롯해 벤츠 AS의 전반적인 정책을 확고히 하지 않으면 이미지 실추가 심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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