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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흥미꺼리/취재 뒷담화

삼성전자, LG전자 3D TV 비교해보니

요즘 삼성전자에서 LG전자 3D TV를 마구 때려대고 있지요. 삼성전자 강남사옥에서 화요일마다 치뤄지는 '화요포럼'에서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나서면서 언론사들이 신나서 이를 보도했습니다.

삼성 vs. LG 3DTV 논쟁 블로그전으로 비화
삼성전자 -LG전자, ‘3D TV’ 이전투구
*삼성·LG, 3D TV 공개시연회 안하나 못하나

전 최근 이렇게 삼성이 공격적으로 나선 이유가 뭔가 참 궁금했는데요. 조금 살펴보니 그럴만 하더군요. 그분들의 생각을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요.

얼마전에 전자신문 ebuzz 등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3D TV를 비교 시연 했는데, 소비자들 대부분이 LG전자 3D TV가 우수하다고 판정하면서 삼성이 발끈 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관련기사는 어쩐일인지 대부분 삭제 됐구요. LG전자는 "삼성전자가 제발 비교시연에 나왔으면 한다"고 짐짓 폼재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이에 반응했던 것인지, 에누리 순위를 보니 LG전자의 3D TV가 삼성 것보다 많이 팔리고 있나봐요.

아래는 에누리 순위입니다.





차세대 TV시장의 주력모델이 될 40인치대의 중저가 3D TV시장에서 LG에 1,2위를 내줘버렸어요. 물론 4백만원대 50인치대 TV에서 삼성이 1등이지만, 장차 3D TV가 널리 보급되면 200만원 이하 40인치대가 주력이 될텐데, 중저가에서 밀린다는 것은 삼성전자 입장에선 큰일입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소모적인 논쟁을 그만하자고 하는 것 같은데, 저는 이같은 논쟁이 이뤄지는 것은 전적으로 환영합니다. 소비자들이 더 바른 정보를 얻고 서로 치열한 경쟁을 통해야 보다 우수한 TV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될테니까요.


여러가지 얘기들이 나오고는 있는데, 잘못된 정보가 정말 많더군요. 특히 아래는 모 언론사의 비교표인데요.

셔터글래스방식, 필름패턴 편광안경방식이라고 쓴 것 외에는 다 조금씩 틀렸군요.


특히 '셔터글래스 방식이 색감에서 우수하다' 이게 정말일까요? 직접보니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또, 삼성전자가 최근 자사 3D TV를 홍보하기 위해 자사 기업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도 잘못은 여러가지 나옵니다.


삼성전자 블로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오는데요.

삼성전자 블로그: 3D TV 아주 쉽게 이해하기 (1)

이 글은 아주 쉽게 이해하기가 아니라, 아주 잘못 이해하기 십상이었습니다.

여기서 문제 하나. 극장용 3D 영화는 패시브 방식일까요 액티브 방식일까요?

편광안경을 쓰므로 패시브 방식이다? 땡 틀렸습니다. 놀랍게도 극장용 3D는 액티브 방식입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극장용의 큰 스크린에는 경제적이거나 기술적인 이유 등으로 패시브 방식에 꼭 필요한 필름을 씌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액티브 방식과 마찬가지로 좌우 화면을 번갈아 비추게 됩니다.



위 글은 극장에서 보는것과 같은 화면을 얻으려면 액티브 방식이어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겁니다. 영사기 2개를 번갈아가며 비추니 액티브라는겁니다.

그런데, 글쓴이는 극장 방식이 삼성식과 유사하다는 점을 강조하다보니 액티브Active와 패시브Passive가 뭘 말하는지 그 자체를 잊고 있는겁니다. 액티브와 패시브는 다른 어떤것도 아니고, 최종적으로 얼굴에 걸치는 안경의 방식을 말하는겁니다. 단순히 투과(Passive) 시키는 필름방식과, 전기를 넣어서 좌우를 번갈아 여닫는(Active) 것의 차이입니다.

사실 극장에는 패시브 방식 안경과 액티브 방식 안경이 공존하고 있는데요, 패시브 방식이 훨씬 많이 쓰입니다.

틀린 정보는 또 있었습니다. 액티브 안경의 문제로 지적된 깜박임 현상을 이 블로그에서는 아래와 같이 반박했는데요.

 - 깜빡임(Flickering)

셔터글라스 안경의 깜빡임 속도는 형광등과 같거나 더 빠릅니다. 형광등은 사실은 초당 60회 깜빡이지만, 보통 사람들은 이를 전혀 알지 못하고 불편함 없이 살아갑니다.


그렇지만 형광등은 초당 60회 깜박거리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우리의 전기는 60hz의 교류 전기를 갖는데요. 이 경우 실은 초당 무려 120번 깜박이게 됩니다. 그런데도 어렸을때 형광등 앞에서 손을 흔들어보신분은 손이 여러개로 보였던 기억이 있으실겁니다. 초당 120회로도 눈은 쉬 피로해졌죠.

그럼, 이번엔 요즘 형광등 앞에서 손을 흔들어보세요. 이상하게도 여러개로 보이지 않으실겁니다. 왜냐면 요즘 형광등에는 초당 120회의 깜박임마저 줄이기 위해서 전자식 안정기가 장착돼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형광등은 초당 2만번 가량 깜박거리기 때문에 눈으로는 깜박임을 인식할 수 없게 됐습니다.

반면 액티브 안경의 경우 초당 60회 깜박인다고 합니다. 이 정도 깜박임이라면 눈에 정말 확연히 드러나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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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공식 블로그라는 곳에서 이런 오류를 범하는데, 정보를 인터넷에서만 얻어서는 안되겠다 생각되더군요.

그래서 직접 모 마트를 가봤습니다.

제가 TV의 전문가는 아닙니다만, 두 방식을 직접 비교해보니 차이가 확연하더군요. 제 글만 보지 마시고, 여러분들도 한번 가보세요.

삼성전자 3D TV

삼성전자 3D TV의 안경을 쓰는 순간 한눈에 컴컴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치 선글라스를 쓴 느낌이 듭니다.

그도 그럴것이 빛이 왼쪽 오른쪽으로 번갈아 들어오니까요. 빛이 평상시 보던것보다 절반 이하로만 들어오니 당연히 어둡습니다.


빛이 절반이면 화면의 색감도 크게 떨어집니다. 노출부족인 사진을 보시면 어떤 느낌인지 아실겁니다.

깜박거림을 아무리 더 빠르게 하더라도 절반의 노출이 된다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같은 밝기를 내려면 화면에서 나오는 빛의 밝기가 2배가 돼야 할텐데, 아직 그런 기술을 내놓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또, 움직임이 빠른 영상은 왼눈/오른눈이 약간씩 다른 영상을 보게 되는데, 조금 어지럽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번갈아 보여주는 빈도를 더 높여야 할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작 깜박임 자체는 익숙해진다면 별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3D TV를 사면 안경 한두개는 주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안경은 한개도 안주기 때문에 따로 구입해야한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삼성전자 3D TV 안경은 개당 가격이 10만원이 넘는다는군요. 쩝.

가족이 4명이면 TV가격 + 40만원. 아 비싸다. ㅠㅠ

애들이 깔고 앉거나 밟거나 자주 떨어뜨려도,  바로 고장나게 생겼던데요. ㅠㅠ


하지만, 장점이 없는것은 아닙니다. 화면이 정말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천천히 움직이는 세밀한 화면을 보는 경우에는 '아아 정말 짠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선명함을 보면 삼성전자가 자신들의 TV만이 FULL HD 3D 라고 말하는 이유를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LG전자 3D TV

삼성전자 3D TV를 보다가 LG전자 3D TV를 보니 안경을 쓰자마자 "아 밝다"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안경 자체가 삼성전자 안경처럼 까만 색이 아니고 반투명한 느낌이었습니다.


이렇게 밝으면 평상시 보는데도 별 지장이 없겠구나 싶었는데요.

유별나게 눈에 거슬리는게 있었습니다.

TV의 각 픽셀 행마다 검은색 가로줄이 좍좍 그어져 있는겁니다. 모르고 보면 괜찮은데, 한 순간에 이게 눈에 띄면 계속 보게 됩니다. 으음...

이게 숫자상을 볼 때 HD냐 아니냐를 놓고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하나의 화면을 둘로 쪼개서 왼쪽 눈과 오른쪽 눈으로 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해상도가 절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한쪽 눈에 한번에 들어오는 해상도가 절반이니 HD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LG전자는 양쪽눈으로 보는게 뇌에 들어오면 합쳐지니 HD가 맞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눈에 봐도 삼성전자의 3D TV가 더 세밀하고 섬세한 느낌이었고, LG전자의 3D TV는 좀 더 굵은 선의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TV의 3D영상이 무슨 학술적이거나, 예술적인 면 위주가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의 한 분야라는점으로만 보면 LG전자 화면이 더 즐겁게 볼 수 있는 듯 했습니다. '우와 볼만하다'라는 느낌을 줄 수 있는겁니다. 밝은 매장에서 첫눈에 3D화면을 보면 누구나 LG전자가 우수하다고 할 만 했습니다. 뭐, 밝은 곳이 아니라 집에서 불을 끄고 본다면 얘기가 또 달라질 수 있을테지만요.
 
그런데 문제는 2D화면에 있습니다.

우리가 3D TV를 사더라도 99% 이상의 시간은 2D화면을 보며 지내게 되는데요.

LG전자 방식은 2D화면에서도 가로줄이 그대로 드러나보여서 조금 거슬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분좋은 3D화면을 위해 2D 화면을 희생해야 하는가. 그 부분이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어필할지 모르겠습니다.

3D 안경은 의외였습니다. LG전자 안경이라고 굉장히 싼 줄 알았는데, 필름 2개 붙여놓고 개당 7만원에 팔고 있더라구요. 삼성전자 안경에 비해서 원가는 절반도 안될텐데, 이렇게 비싸게 팔다니 좀 너무합니다. 하지만 이 안경은 LG것만 있는게 아니고, 다른 메이커와 공용으로 사용하고, 심지어 자신의 안경테에 맞출수도 있으니 선택의 여지는 높아집니다. 삼성전자 안경은 같은 방식을 쓰더라도 다른 브랜드 것과는 호환되지 않습니다.

--- LG전자의 댓글을 보고 수정합니다. (3월 18일)
LG의 안경은 처음 구매시 6개가 제공되고, 추가 구매시 개당 1만원에 판매된다고 합니다. 마트 직원이 잘못된 정보를 준 것 같네요.

여튼 요즘 하이마트나 이마트 같은 곳에서도 LG, 삼성의 3D TV를 전시해놓고 있으니 반드시 직접 비교해 보시고 구매하시는게 좋겠습니다.


마치며...싸울일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줄 일

LG는 필름 안경방식, 삼성은 셔터안경 방식만을 제공하는데요.

LG에서는 필름식으로 수렴할 것이라고, 삼성쪽에선 셔터 안경방식으로 바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햇병아리 정도의 기술수준으로 자신의 방식이 정답이라고 말하는 것은 매우 오만한 태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TV를 정자세로 앉아서 보는 사람이 어딨으며, 안경을 써야만 볼 수 있다는 3D가 무슨 큰 의미가 있습니까? 현재 3D TV는 실생활에서는 거의 쓸모가 없고, 그저 가격차가 크지 않으니 재미로 산다고 보면 됩니다.

제조사들도 지금 3D TV는 미완성의 방식이고, 불과 2~3년 후면 기술이 훨씬 발전해 지금 기술이 사장될 것이라는 것 쯤은 분명히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럼 TV분야 세계 1,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 LG전자가 해야 할 일은 뭔가요. 다양한 방식의 제품을 내놓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야 합니다. 이런것들을 통해 소비자들이 원하는게 밝은 화면인지 선예도가 높은 화면인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지요. 무슨 배짱으로 한 방식만 줄곧 만들고 밀어붙이겠다는겁니까?

고만고만한 필름, 셔터글라스에서 싸울일이 아니고, 안경을 쓰지 않고 볼 수 있는 3D TV를 내놔야 하고, 더 편안한 화면을 만들어야죠. 나아가 3D는 기능만 제공할게 아니라, 3D 콘텐트를 업로드하고 다양하게 시청할 수 있는 플랫폼도 만들어야 합니다. 하드웨어 회사가 왜 그런것 까지 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시대에 뒤떨어진겁니다. TV주도권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나 OS로 이전하고 있고, 장차 TV 시장에는 TV 하드웨어 제작보다 셋톱박스나 시스템공급업체가 훨씬 더 많은 부가 수익을 올리게 될 것이 명확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