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제타를 시승했다. 다른 말이 필요없다. 이 차는 배터리, 모터 같은 복잡한 장치 없이 그저 디젤엔진만으로 달리는데도 연비가 22.2km/l다. 다른건 몰라도 연비만은 소위 '종결자'라 할만 하다.
기 아차 모닝이나 쉐보레 스파크 같은 경차는 말할 것도 없고, 같은 날 출시한 쏘나타 하이브리드나 기아차 K5 하이브리드(연비 21km/l)도 체면을 구기게 됐다. 국내 최고 연비를 자랑하는 폭스바겐 제타, 과연 어떤 차인지 확인하기 위해 시승에 나섰다.
폭 스바겐 제타는 연비를 극대화한 제타 1.6 블루모션과 2.0리터 엔진으로 성능을 강화한 제타 TDI, 2가지 모델이 나온다. 2.0리터엔진을 갖춘 제타도 18.0km/l를 내지만 먼저 압도적인 연비를 자랑하는 1.6 블루모션을 시승하기로 했다.
디젤엔진이라고 하는데 진동과 소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이 차에 장착된 디젤엔진의 단점이라면 가속할 때 "와앙~" 하고 고음으로 올라가는 가솔린 엔진의 사운드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너무 조용하게 가속되는게 단점이라니 아이러니하다.
◆ 가속성능은 당연, 고르게 우수한 '능력자'
코 너에 들어서는데 느낌이 꽤 탄탄하다. 연비가 우수한 블루모션 모델인데도 17인치 휠을 장착한데다 서스펜션도 비교적 단단하게 만들어진 유럽형 모델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폭스바겐 골프가 통통 튀는 감각을 애써 즐겨야 하는 타입이었다면, 이 차는 여성들이 운전하는데도 전혀 부담이 없을 것 같이 여겨졌다.
선루프에 후방센서도 갖췄다. 악명높던 폭스바겐코리아의 내비게이션은 빠진게 차라리 다행이다. 오디오는 폭스바겐 특유의 것으로, 단순하지만 특별한 불만은 없다.
차 에서 내려 외관을 살펴보니, 전면부는 흡사 미래에나 등장할 만한 로보트의 얼굴을 보는 듯 하다. 후면은 최근 유행하는 아우디 A4와 약간 비슷해보인다. 특히 흰색차는 대각선에서 바라보면 A4와 혼동할 수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정확히 후면에서 보면 트렁크 라인이 A4처럼 떡 벌어진 느낌은 아니고 위아래로 높아 약간 불안하게 느껴지는 비례다. 이 트렁크는 무려 510리터다. 골프백 4개와 보스톤백 4개가 들어간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디자인은 굉장히 스타일리시하게 만들어졌다.
디젤엔진에 DSG, 어지간한 옵션을 모두 갖추고도 가격은 3190만원으로 수입차 치고는 가격대비 성능이 매우 우수한 편이다.
폭스바겐은 유럽 최대 자동차 메이커다. 신뢰성이 밑받침된 이 브랜드는 벤틀리 아우디 등을 거느리고 있는데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포르쉐와의 합병으로 기업 이미지와 내놓는 차종 또한 강렬하게 변화됐다. 이제 실용성을 떠나 재미있는 차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제타 또한 이전 모델이 다소 심심한 느낌이었다면, 이번의 제타는 훨씬 진취적으로 밀고 나가는 느낌이다. 디자인이 젊은 층에게 호응을 얻을 만큼 개성있는데다 주행성능도 결코 부족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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