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국GM 알페온이 충돌시험에서 최초로 최고점수인 만점을 받았다는 기사를 보신 분들이 많을겁니다.
한국GM측이 이런 보도자료를 뿌렸기 때문이죠.
내용에는
라고 적혀있습니다.
모 매체의 기사는 이런 식으로도 나왔습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최초'라거나 '만점'이라는 표현은 쓴 적이 없다고 하는데요. 어찌된 내용인지 살펴보겠습니다.
◆ '최초'라는 단어의 의미, 다르게 해석
물론 알페온이 과거의 차들에 비해 안전하게 만들어진 차라는 점은 맞습니다. 하지만 최초라는 표현을 쓴다면 알페온이 다른 차에 비해 더 안전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 쉽지요.
이 기사를 곧이 곧대로 읽기 전에, 충돌테스트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것과 전혀 다르다는 점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11년형 차종 중 충돌테스트를 한 차는 모닝, 엑센트, 닛산알티마, 그랜저, 알페온 등 총 5개 차종에 불과합니다.
대형차급 중 충돌테스트를 한 차는 단 2대입니다. 알페온과 그랜저지요.
그 테스트 결과, 두 차종은 모두 대부분 테스트에서 동일한 점수를 얻었습니다.
테스트한 2개 차종이 모두 1등급을 받았는데, '최초'라는건 조금 비약인것 같습니다.
다른 테스트 차종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모닝을 비롯해 이번에 테스트한 5개 차종은 모두 동일하게 1등급을 받았거든요.
◆ '만점'이라는건 무슨 기준일까
위에서 한국GM은 '최초로 만점' 이라고 적었는데 뭐가 만점이라는 뜻일까요? 여러분들은 아마 모든 테스트 결과에서 만점을 받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셨을겁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GM이 '만점'이라고 주장한 것은 다른겁니다.
아래는 국토해양부 교통안전공단 홈페이지 캡쳐내용입니다.
그랜저는 운전석 무릎부위에 무릎에어백을 장착해 다리 부위 상해를 줄여주고 있습니다. 운전석과 조수석이 모두 16점 만점에 15.9점으로 100점 환산시 99점을 받았습니다. 알페온에 비해 오히려 점수가 우수합니다. 그러나 이 역시 만점은 아니죠.
다른 시험 결과를 보면 측면 충돌의 경우 알페온이 조금 더 우수한 점수를, 좌석 안전성의 경우 그랜저가 조금 더 우수한 점수를 받았습니다. 젖은 노면에서 시속 100km주행 중 제동에 있어서도 현대 그랜저(42.4m)에 비해 한국GM 알페온(44.6m)이 2미터 정도 더 밀려가서 멈추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한국GM은 어떤 점에서든 최초라거나 만점이라는 표현을 써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위에 쓴 글을 다시 한번 보면.
각 시험이 아니라 시험들을 합한 '종합점수'를 말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국토해양부의 보도자료에 포함된 표입니다.
다시 말해 한국지엠의 '만점'의 의미는 각 시험별로는 점수가 일부 낮은게 있긴 하지만 종합했을때 97%가 넘으면 100%로 표기하도록 돼 있는 국토해양부 규정에 따라 만점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업체들의 꼼수가 숨어있습니다. 국토해양부는 작년 중반부터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올해부터 기둥 측면 충돌을 테스트 해달라고 요청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발표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기존 테스트가 커튼에어백의 효과를 나타내는데 미흡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그 진정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둥테스트의 실제 점수는 2점으로 16점인 다른 테스트에 비해 미약합니다만, 위 그래프에서 보시듯이 퍼센트로는 100%로 기록되고, 하나의 별개 항목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둥테스트 점수를 추가해서 평균을 내면 알페온 97.2%, 그랜저 97.4%로 기준인 97%를 넘기 때문에 100%로 표기됩니다. 하지만 기존 테스트대로 기둥테스트 점수를 빼면 평균 96.5%, 96.75%로 훨씬 낮아지고 그대로 표기해야 합니다.
커튼에어백만 붙이면 바로 3.5~3.25점씩 높아진다니 이 테스트를 통해 올해 테스트 한 차종들의 종합점수는 기존 테스트에 비해 한 단계씩 높아진 셈입니다.
가뜩이나 테스트 차종이 대부분 만점이 나와서 변별력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우리 KNCAP이 업체들의 요구를 호락호락 들어줘서야 되겠나 싶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처럼 천장 강도 테스트 등, 제조사들이 통과하기 힘들고 실제 사고를 잘 반영하는 테스트를 조속히 시행하는 쪽으로 노력해야죠.
◆ 자동차 충돌테스트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얘기가 길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자동차 충돌테스트를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해 설명드리려고 합니다.
전에 자동차 충돌테스트를 하는 장면을 직접 취재한 적이 있었는데요. 여러분들 다 아시겠지만, 교통안전공단에서 충돌 테스트를 하는 차종을 직접 구입해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 테스트 한다고 합니다. 예산문제도 있고 해서 많은 테스트를 하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참 안타까운 현실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각 테스트 별로 한대의 차종만 구입해 테스트합니다.
차라는게 10번 충돌하면 10번 다 조금씩은 다른 결과가 나올텐데요. 단 한차례의 테스트로 결과를 내다 보니 엄밀하게 정확한 결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정면 충돌에서 100%가 나온 차들이 한번은 100% 더라도 다음번에는 97%가 나올수도 있는겁니다. 다시 말해 97%가 나온차라고 해서 100%가 나온차에 비해 안전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라는겁니다.
따라서 테스트를 진행하는 기관은 그 점수만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유의미한 등급을 나눠놓고 소비자들이 차를 구입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합니다. 상황에 따라 각 테스트 점수가 얼마나 높았는지 세밀하게 비교할 필요도 있겠지만, 각 충돌상황을 명확히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니 차량 구매를 위한 정보를 위해서라면 등급만 살펴보면 됩니다.
충돌테스트 최초 만점? 그건 그저 양심을 저버린 마케팅 용어에 불과한 셈입니다.
한국GM측이 이런 보도자료를 뿌렸기 때문이죠.
내용에는
국내 신차 안전도 평가시험 시행 이래 최고 점수를 기록하여 가장 안전한 차로 평가 받았다./ 알페온은 시속 56km/h 정면 충돌, 64km/h 부분 정면 충돌, 55km/h 측면 충돌 및 후방 추돌 시험을 합한 종합점수에서 국내신차 안전도 평가(NCAP) 최초로 만점을 기록했다.
라고 적혀있습니다.
모 매체의 기사는 이런 식으로도 나왔습니다.
한국지엠의 준대형 럭셔리 세단 알페온(Alpheon)이 국토해양부 주관한 '2011 신차 안전도 평가(KNCAP)'에서 만점으로 1등급을 획득했다. 그동안 1등급으로 평가된 차는 많았지만 만점을 받은 차는 알페온이 최초다.
과연 이게 사실일까요.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최초'라거나 '만점'이라는 표현은 쓴 적이 없다고 하는데요. 어찌된 내용인지 살펴보겠습니다.
◆ '최초'라는 단어의 의미, 다르게 해석
물론 알페온이 과거의 차들에 비해 안전하게 만들어진 차라는 점은 맞습니다. 하지만 최초라는 표현을 쓴다면 알페온이 다른 차에 비해 더 안전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 쉽지요.
이 기사를 곧이 곧대로 읽기 전에, 충돌테스트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것과 전혀 다르다는 점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11년형 차종 중 충돌테스트를 한 차는 모닝, 엑센트, 닛산알티마, 그랜저, 알페온 등 총 5개 차종에 불과합니다.
대형차급 중 충돌테스트를 한 차는 단 2대입니다. 알페온과 그랜저지요.
그 테스트 결과, 두 차종은 모두 대부분 테스트에서 동일한 점수를 얻었습니다.
테스트한 2개 차종이 모두 1등급을 받았는데, '최초'라는건 조금 비약인것 같습니다.
다른 테스트 차종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모닝을 비롯해 이번에 테스트한 5개 차종은 모두 동일하게 1등급을 받았거든요.
◆ '만점'이라는건 무슨 기준일까
위에서 한국GM은 '최초로 만점' 이라고 적었는데 뭐가 만점이라는 뜻일까요? 여러분들은 아마 모든 테스트 결과에서 만점을 받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셨을겁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GM이 '만점'이라고 주장한 것은 다른겁니다.
아래는 국토해양부 교통안전공단 홈페이지 캡쳐내용입니다.
정면 충돌은 정말 만점입니다. (물론 그랜저도 정면 충돌에서 동일하게 만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선진국들의 충돌테스트인 미국 IIHS나 유럽 EuroNCAP테스트에 '정면충돌'은 없다는 겁니다.
외국에선 정면충돌이 실제 충돌 상황과 계연성이 적다는 이유로, 차량의 일부만 충돌하는 오프셋테스트만 합니다. 오프셋테스트는 일반 정면충돌에 비해 충돌부위가 적기 때문에 훨씬 가혹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이런 중요한 테스트를 안하고 있을까?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부분정면충돌시험이라는 이름으로 테스트 하고 있습니다. 실제 사고는 부분정면충돌로 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정면충돌보다 몇배는 더 중요한 시험입니다.
알페온도 물론 테스트를 했고, 그 결과는 아래 보시다시피 만점이 아닙니다.
알페온은 16점 만점에 운전석이 14.8점, 조수석이 15.8점으로 꽤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적어도 만점이라고 할 수는 없을겁니다.
특히 운전석 인체 모형을 보면 무릎 부위에 플라스틱이 들어와 다리가 꺾인 것을 보실 수 있을겁니다.
그러면 경쟁모델인 현대차 그랜저는 어떨까?
아래는 현대차 그랜저의 부분정면 충돌 안전성 평가 결과입니다.
그랜저는 운전석 무릎부위에 무릎에어백을 장착해 다리 부위 상해를 줄여주고 있습니다. 운전석과 조수석이 모두 16점 만점에 15.9점으로 100점 환산시 99점을 받았습니다. 알페온에 비해 오히려 점수가 우수합니다. 그러나 이 역시 만점은 아니죠.
다른 시험 결과를 보면 측면 충돌의 경우 알페온이 조금 더 우수한 점수를, 좌석 안전성의 경우 그랜저가 조금 더 우수한 점수를 받았습니다. 젖은 노면에서 시속 100km주행 중 제동에 있어서도 현대 그랜저(42.4m)에 비해 한국GM 알페온(44.6m)이 2미터 정도 더 밀려가서 멈추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한국GM은 어떤 점에서든 최초라거나 만점이라는 표현을 써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위에 쓴 글을 다시 한번 보면.
국내 신차 안전도 평가시험 시행 이래 최고 점수를 기록하여 가장 안전한 차로 평가 받았다./ 알페온은 시속 56km/h 정면 충돌, 64km/h 부분 정면 충돌, 55km/h 측면 충돌 및 후방 추돌 시험을 합한 종합점수에서 국내신차 안전도 평가(NCAP) 최초로 만점을 기록했다.
각 시험이 아니라 시험들을 합한 '종합점수'를 말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국토해양부의 보도자료에 포함된 표입니다.
다시 말해 한국지엠의 '만점'의 의미는 각 시험별로는 점수가 일부 낮은게 있긴 하지만 종합했을때 97%가 넘으면 100%로 표기하도록 돼 있는 국토해양부 규정에 따라 만점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업체들의 꼼수가 숨어있습니다. 국토해양부는 작년 중반부터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올해부터 기둥 측면 충돌을 테스트 해달라고 요청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발표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기존 테스트가 커튼에어백의 효과를 나타내는데 미흡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그 진정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둥테스트의 실제 점수는 2점으로 16점인 다른 테스트에 비해 미약합니다만, 위 그래프에서 보시듯이 퍼센트로는 100%로 기록되고, 하나의 별개 항목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둥테스트 점수를 추가해서 평균을 내면 알페온 97.2%, 그랜저 97.4%로 기준인 97%를 넘기 때문에 100%로 표기됩니다. 하지만 기존 테스트대로 기둥테스트 점수를 빼면 평균 96.5%, 96.75%로 훨씬 낮아지고 그대로 표기해야 합니다.
커튼에어백만 붙이면 바로 3.5~3.25점씩 높아진다니 이 테스트를 통해 올해 테스트 한 차종들의 종합점수는 기존 테스트에 비해 한 단계씩 높아진 셈입니다.
가뜩이나 테스트 차종이 대부분 만점이 나와서 변별력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우리 KNCAP이 업체들의 요구를 호락호락 들어줘서야 되겠나 싶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처럼 천장 강도 테스트 등, 제조사들이 통과하기 힘들고 실제 사고를 잘 반영하는 테스트를 조속히 시행하는 쪽으로 노력해야죠.
◆ 자동차 충돌테스트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얘기가 길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자동차 충돌테스트를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해 설명드리려고 합니다.
전에 자동차 충돌테스트를 하는 장면을 직접 취재한 적이 있었는데요. 여러분들 다 아시겠지만, 교통안전공단에서 충돌 테스트를 하는 차종을 직접 구입해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 테스트 한다고 합니다. 예산문제도 있고 해서 많은 테스트를 하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참 안타까운 현실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각 테스트 별로 한대의 차종만 구입해 테스트합니다.
차라는게 10번 충돌하면 10번 다 조금씩은 다른 결과가 나올텐데요. 단 한차례의 테스트로 결과를 내다 보니 엄밀하게 정확한 결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정면 충돌에서 100%가 나온 차들이 한번은 100% 더라도 다음번에는 97%가 나올수도 있는겁니다. 다시 말해 97%가 나온차라고 해서 100%가 나온차에 비해 안전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라는겁니다.
따라서 테스트를 진행하는 기관은 그 점수만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유의미한 등급을 나눠놓고 소비자들이 차를 구입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합니다. 상황에 따라 각 테스트 점수가 얼마나 높았는지 세밀하게 비교할 필요도 있겠지만, 각 충돌상황을 명확히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니 차량 구매를 위한 정보를 위해서라면 등급만 살펴보면 됩니다.
충돌테스트 최초 만점? 그건 그저 양심을 저버린 마케팅 용어에 불과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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