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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각종 국제모터쇼

제네바모터쇼 관심 끌던 차 G-Tron... '저게 뭐기에'

제네바모터쇼는 서울모터쇼와 달리 콘셉트가 확실히 잡혀 있지요. 그 중 하나는 친환경 신기술이 총출동하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제네바모터쇼에 오기 위해서는 프랑스나 취리히 등에서 기차를 타고 오거나 차를 몰고 오게 되는데, 세상에 이렇게 깨끗한 공간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쫙 펼쳐져 있습니다.


심지어 취리히를 비롯한 스위스 주요 도시에는 거리 어디든 곳곳에 물이 솟아나는 샘을 만들어 놓은 것을 볼 수 있고, 이걸 그냥 손으로 마시는게 일상적으로 돼 있을 정도로 환경에 대한 믿음에 굳건합니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말고 약수를 마실 수 있는 환경인겁니다.


이런 곳에서 친환경차를 발표하는건 어쩌면 당연하겠지요. 기자들도 이런곳에 오면 막연히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속에 자리잡게 되고 여기 전시된 차들을 보면 친환경차에 대해 평소보다 더 관심을 갖게 될겁니다. 그리고 실제 자동차의 친환경성보다 더 깨끗하게 보이게 될거구요. 


그래선지 아우디는 매년 제네바모터쇼에서 새로운 친환경차를 내놓고 있는데요. 그동안 e-tron이라는 레인지익스텐더 방식의 전기차(혹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내놓고 있었지만 올해는 새로운 친환경 브랜드로 g-tron이라는 것을 내놨습니다.


바로 이차죠. 



요리보고 

조리봐도


그다지 특이해보이지 않습니다.


g-tron이라니, 가스차? 우리나라 택시 같은거? 


하지만 모터쇼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그것도 월드 프리미어 Q3 RS를 제치고 첫번째에 자리잡고 있네요.



실제로 이 차의 절개 모형 앞에서는 인파가 한순간도 떠나지 않을 정도로 계속, 샅샅이 살피는 모습이었습니다.


가만, 저건 카본으로 둘러싼 가스통이군요. 그것도 두개씩이나.


우리나라 택시에 들어가는 것하고는 뭔가 질적으로 달라보이잖아요. 


뭐가 다른지 한번 살펴보지요.







우리가 택시나 일부 승합차, 장애인 자동차 등에 사용하는 자동차 연료는 LPG인데요.


이는 원유를 가져다가  휘발유, 경유, 등유를 정유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생성되는 가스를 버리지 말고 재활용하자는 측면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가스입니다. 문제는 이게 남아돌때는 괜찮았는데, 최근 수요가 급증하면서 LPG가 부족해졌다는겁니다. 이제는 남아도는 자원이 아니라 오히려 따로 수입해야 하는 자원이 되고 말았습니다. 당연히 가격도 올랐지요.


무엇보다 LPG의 한계는 석유의 고갈과 함께 더 이상 생산할 수 없는 연료라는 점에 있습니다. 석유가 고갈되는게 가까운 시일내  닥칠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원유 가격은 크게 오르겠지요. LPG가 남아돌지 않는 이상 생산하려면 결국 원유가격의 증가분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을겁니다.


g-tron은 CNG(천연가스)를 이용한 최초의 소형 승용차입니다. 천연가스는 석유에 비해 아직도 상당한 매장량이 남아있으나 아직 사용처가 그리 많지 않아 오히려 개발이 더딘 자원입니다. CNG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도 아직 명확한 답이 없습니다. 


우선 CNG는 액화해 사용해야 하는데, 액화가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죠. 택시에 사용되는 LPG통이 약 30바 정도인데, 이것도 폭발하면 어쩌나 걱정 많이 하는데 CNG는 적어도 200바 정도의 압력으로 압축해야만 액화가 됩니다. 


따라서 폴리아마이드로 가스통을 만들고, 저런 탄소섬유로 수십겹 감싸고, 다시 유리섬유로 감싸는 통을 만드는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최근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도 만들어지는데 같은 방식의 통을 이용합니다. 



통이 두개로 만들어져 있는데, 두개일때 장점은 높이가 낮아져 트렁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차를 보면 트렁크에 불룩하게 통이 올라오는걸 볼 수 있는데, 두개로 나누면 좀 더 비싸질거고 반면 조금 더 평평한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되겠지요. 


보통 천연가스차들의 주행거리가 짧은편인데, 이 차는 이 점을 만회하기 위해 천연가스를 전기 레귤레이터로 적절한 압력으로 조절해 엔진으로 보내는 방식을 써서 출력이 적게 필요할때는 적은 연료를, 출력이 많이 필요할때는 많은 연료를 보낸다고 합니다.


여튼 이 g-tron 자동차는 바이퓨얼(bi fuel)을 지원하는데요. 통의 아래에 보면 가솔린 연료통도 있는걸 보실 수 있을겁니다. 


이 통에 담긴 천연가스로만 400km를 달릴 수 있고, 가솔린 연료를 추가로 태우면 900km를 더간다고 합니다. 한번 주유로 1300km를 달릴 수 있다고 하니 대단하네요. 




이 4기통 가솔린, CNG 겸용 엔진이 110마력을 내고, 효율이 그렇게 믿기 힘들 정도로 좋다고 하네요. 


정말 많은 업계 관계자들의 타겟이 돼서 마치 불꽃이 튀는 듯 했습니다.




아우디는 이렇게 차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 차에 들어가는 CNG의 새로운 개발 방법을 연구해 CNG 생산회사까지 세우기로 했습니다. 일반 CNG 는 땅속에 상당량 있지만 이 CNG를 꺼내는데 들어가는 과정이 친환경적이지 못하니 차라리 CNG를 합성하자는 생각입니다. 전기와 수소를 이용하면 인조 CNG를 생산할 수 있는데, 아우디는 이걸 e-gas라고 부르겠다고 하는군요. 


물론 이를 위해 바람이나 태양열 같은 신 에너지를 개발하는 것도 함께 한다고 하구요. 


미래에 앞서나갈 각오를 가진 자동차 회사라면 적어도 이정도의 계획은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우리 자동차 회사들도 본받아야 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