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어제 인터넷 기사를 보니 중국의 한 부자가 5억짜리 차를 부쉈다는 기사가 인기 기사로 올라왔더라구요.
A. 네, 그저께인 14일 중국 산둥성에서 칭다오 모터쇼가 열렸는데요. 이 모터쇼 행사장 앞에서 한 남자가 자동차 회사의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면서, 인부들과 함께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를 산산이 부숴버렸습니다. 커다란 망치로 꼼꼼하게 부숴놨는데요. 이 차 가격이 무려 5억원이었습니다.
Q.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고 5억짜리 차를 망치로 부쉈다구요? 어휴. 너무 했네요.
A. 요즘 돈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진 중국 갑부들은 서비스가 문제 있으면 바로 차를 부숴버리거나 불태워버리는 일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는데요. 몇년전에 5억짜리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를 망치로 부수는 일이 생기면서 그걸 따라하는 인물들이 여럿 생긴것 같습니다.
Q. 중국 소비자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다혈질인가봐요.
A. 국내소비자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국내서도 얼마전에 BMW 3시리즈의 시트 안쪽 레일부분에 녹이 스는 문제가 있었는데요. 회사가 방청제를 뿌려주긴 했지요. 그런데 한 소비자가 이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차를 몰고 BMW코리아 본사앞에 가서 온통 빨간색 페인트로 '녹차' 이렇게 크게 써놓고 시위를 하는 경우도 있었죠.
현대차 제네시스쿠페를 산 소비자가 차에서 소음이 나는 등 문제가 있다면서 차에 올라 타서 망치로 유리를 깨는 경우도 있었구요. 심지어 어떤 사람은 엉뚱하게 핸드폰이 잘 터지지 않는다면서 2억짜리 벤츠 S클래스를 몰고 SK 본사 로비 앞 유리문으로 돌진한 사람도 있었죠.
Q. 그러고보니 좀 심하네요. 자동차가 무슨 죄가 있다구요.
네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서비스를 하는 사람한테 얘기해야지, 자동차에 이렇게 화풀이를 해서야 되겠습니까. 자동차는 결코 완벽할 수 없는 기계장치고, 고쳐가면서 타야 하는건데 자동차에 대한 기대치가 워낙 높다 보니까 이런 볼성사나운 일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자신의 차라 하더라도 공공장소에서 고의로 차를 파손하거나 불을 지르는 행위는 법적으로도 금지돼 있는일이기도 하니까 주의해야합니다.
Q. 이번에는 자동차 마니아들이 좋아할 소식인것 같은데, 자동차 경기장이 새로 열렸다구요.
네 강원도 인제에 드디어 자동차 서킷이 열렸습니다. 공사당시는 인제오토피아였다가 이번에 인제 스피디움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구요. 지금은 막바지 작업중이고 25일에 개장합니다.
Q. 우리나라에 서킷이 이미 몇개 있는것 같은데요. 좀 차별화 된 점이 있을까요?
이미 태백에 태백레이싱파크가 있고, 전남영암에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이라는 F1 경기장이 있지요. 그런데 모두 서울에서 가기에는 너무 멀었던데다 자동차 경주장만 있어서 숙소 같은걸 잡기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만들어진 인제 스피디움은 국제 자동차 경주장 뿐 아니라, 함께 온 가족들을 위한 모터스포츠 체험관, 카트 경기장 등이 있구요. 객실에서 서킷 경기를 바로 내려다 볼 수 있는 호텔, 콘도 등이 맞닿아 있는 복합 자동차 콤플렉스로 지어졌습니다.
규모도 상설 자동차경기장으로는 국내 최대 길이인 3.98㎞의 서킷과 2만석 규모의 메인 그랜드 스탠드를 갖추고 있습니다.
Q. 아 훨씬 즐길거리가 많다는 장점이 있겠네요. 호텔에 콘도까지, 돈도 무척 많이 들었을텐데 누가 이렇게 큰 사업을 하게 된건가요?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의한 BOT방식으로 지어졌습니다. 총 1863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구요. 방송사 SBS의 계열사인 태영건설, 포스코ICT, ㈜KRF 등의 출자를 통해 설립됐습니다.
Q. 기대되는데요. 서킷은 직접 보셨나요?
네 어제 직접 가서 여러 차종으로 번갈아가면서 시승을 해봤는데요. 언덕과 내리막이 계속돼서 롤러코스터를 타는것처럼 스릴이 상당하고 아주 재미있는 서킷이더라구요.
미국의 유명 서킷 디자이너 알란 윌슨(Alan Wilson)이 디자인했구요. 국제자동차연맹(FIA)의 국제 규격에 맞도록 설계됐습니다. 동시에 36대가 달릴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교통 여건도 개선되는데, 현재는 서울에서 2시간 정도 걸리던게 내 후년부터는 1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게 된다고 하네요.
20분간 주행할 수 있는 입장료를 3만원 정도에 팔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누구나 차만 있다면 20분을 아주 짜릿하게 최고속까지 달려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Q. 좋은것 같기는 한데, 잘 될것 같으세요?
우선 국내 다른 서킷들이 좀 어려움을 겪긴 할겁니다. 서울서 전남 영암 서킷이 4시간 넘게 걸리고, 태백도 적어도 3~4시간 걸리거든요. 반면에 인제서킷은 훨씬 접근성도 좋고, 시설도 우수해서 가뜩이나 운영이 어려운 이 서킷들이 더 힘들어지겠죠. 더구나 영암서킷은 박준영 전남 도지사가 야심차게 밀어붙인 사업이기도 한데, 앞으로 정치적으로도 큰 부담이 될 것 같습니다.
또 서킷에서 사고가 나면 보험 처리가 하나도 안되거든요. 그런데 국내 자동차 문화가 아직 미숙해서 안전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다 보니까 사고가 날 수도 있겠고 초반에는 인사사고 같은 위험한 일들도 벌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서킷도 생기고, 자동차 회사들도 참여하면서 우리나라 자동차 문화도 발전하는거니까요. 앞으로 크고작은 문제가 좀 생기더라도 뚝심 있게 사업을 계속 해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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