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자신들이 2년 연속 판매 1위를 차지했다고 주장하자 여러 모터사이클업체들이 제각기 자신이 판매 1위를 차지했다고 반박했습니다.
BMW코리아는 28일 경기도 이천에서 개최한 'BMW 모토라드 미디어데이 2013' 행사에서 BMW모토라드가 지난 2012년 한해동안 1107대를 판매해 2년 연속 500cc 이상 대형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는 지나치게 자의적인 기준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지적입니다. 하필 500cc를 대형 모터사이클의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는 것이죠.
할리데이비슨코리아의 홍세나 홍보 담당자는 "국내는 물론 세계 기준에서도 650cc를 초과한 경우만 대형모터사이클로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정말 그런가?
▲ 한국이륜자동차협회의 통계자료. 650cc 이상을 대형바이크로 구분했다./KoMIA 홈페이지 캡쳐 |
정말 그렇네요. 스쿠터, 100 125 150 250 ATV 650은 나눴지만, 500을 나눈건 보이지 않네요.
홍세나씨는 또 이렇게 얘기합니다.
"BMW 모토라드는 647cc인 스쿠터까지 모두 '대형'에 합산한 기록인데 비해 할리데이비슨은 883cc 이상 모터사이클만 1072대를 판매했으므로 여전히 대형모터사이클 시장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다"는 겁니다.
1107대나 1072대나 겨우 35대 차이니까 비슷하네요.
그런데 BMW는 650cc가 안되는 스쿠터를 221대나 팔았고 650cc 이하의 바이크도 몇 종류 있으니까 아마 650cc를 대형 바이크의 기준으로 한다면 '대형 바이크에서 1위'는 역시 할리데이비슨이 되겠네요.
▲ BMW 모토라드 미디어데이 2013 행사에서 BMW가 500cc 이상 대형 모터사이클시장에서 업계 선두를 2년 연속 차지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
뭐 배기량이 그리 중요한가요. 국내서 가장 많은 수입 모터사이클을 판매하는 업체는 혼다코리아입니다.
혼다코리아 신범준 홍보 과장은 "국내는 자동차 관리법상 260cc를 초과하는 모터사이클을 대형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도로교통법에는 125cc 초과를 대형으로 본다"면서 "혼다코리아는 대형 모터사이클을 723대 판매했지만 전체 6177대를 판매해 수입 모터사이클 업계에서 가장 많은 판매를 거뒀다"고 말하네요.
의외의 반전은 이들이 판매 대수 근거 자료로 삼는 한국이륜자동차산업협회의 말입니다.
한국이륜자동차산업협회측은 "우리가 집계를 하고 있지만 모터사이클 업계는 자동차 업계와 달리 정확한 등록 집계가 나오지 않고 제조사가 자율적으로 판매대수를 공개한 것"이라고 합니다.
읭?
다시 말해, 제조사가 "우리 이달에 100대 팔았다"고 하면 그렇게 적어준다는겁니다. 자동차 업계는 국토부 자료를 근거로 하고 있으니 거짓말을 할 수 없지만, 바이크쪽은 대충 적는게 일상화 돼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이분은 "실제 등록대수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으니 이 숫자를 가지고 기사를 쓰면 안될 것"이라고도 말했습니다.
매달 숫자가 나오니까, 12월에 대충봐서 야 우리가 1등하자, 하면서 올려 적어도 누구하나 알 수가 없다네요.
이 캄캄한 상황은 올해 말에 끝날 것 같습니다. 이분 말씀이 "올 하반기에 협회가 국토부와 전산을 구축해 등록대수를 정확하게 잡을 예정"이라면서 이후에 쓰라고 하네요.
행사장 프리젠테이션 자료. 대체 누구맘대로 500cc 이상이 대형이라고.
다른 업계 관계자는 "BMW 모토라드 측이 정확하지도 않은 숫자에 세그먼트도 마음대로 나눠가며 1등이라고 억지를 쓴다"면서 "일등 지상주의가 지나쳐 업계 내 불필요한 불화를 일으키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정리하자면
1. 일단 대형 바이크 기준을 500cc로 나눈게 엉터리
2. 한국 이륜차산업협회에서 '참고만하고 비교용으로 쓰지 말라'고 하는데 굳이 그 값으로 1등이라고 한게 엉터리.
아무래도 BMW가 잘못했네요. 1등이 뭐 그리 중요하다고 무리수를 두는지 모르겠어요.
한편, 한국이륜자동차산업협회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판매대수를 가장 많은 판매를 일으키는 업체는 국산 브랜드인 대림으로 5만2382대를, 두번째는 S&T로 2만5497대입니다. BMW의 52배, 25배 넘게 파네요. 물론 이 또한 신뢰해선 안되겠지만요.
'자동차 흥미꺼리 > 취재 뒷담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디테일 압권인 포르쉐표 젤리…도저히 버릴수가 없어 (0) | 2013.06.03 |
---|---|
[쉽게보는 Q&A] 자동차 급발진 원인 밝혀졌다? 천만의 말씀 (4) | 2013.05.30 |
[궁금녀 Q&A] 독일차 가격 또 내린다 (0) | 2013.05.23 |
[자동차 Q&A] 차 왜 맨날 부수나. 인제 서킷 달려보니 어떠신가 (0) | 2013.05.16 |
"비싼 차 구입해도 비용처리 NO, 법인세도 안깎아줘" (0) | 2013.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