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신형 아반떼 시승기를 적으면서 안전을 위해 토션빔(CTBA)을 이용했다고 적었는데요. 이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것 같아 이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전해드리려 합니다.
반대의견은 대체로 아반떼와 포르테가 토션빔(CTBA)을 이용했기 때문에 승차감이 떨어지고 운동성능도 부족하다는 글이 대다수인데요. 이런 글을 적어주시는 분들은 토션빔 방식이 기존 멀티링크 방식에 비해 원가절감이 될 뿐, 다른 이점은 거의 없다고 보시는 것 같습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지적하는 것과 같이 원가 절감 효과도 꽤 크다고 합니다. 토션빔을 구성하면 멀티링크에 비해 부품수도 줄고, 구조도 단순해져 원가가 줄어듭니다.
그러나 사실은 토션빔은 이점이 많은 구조고, 사용되는 범위도 적지 않다는 점을 말씀 드리려 합니다. 결코 멀티링크에 비해 토션빔방식이 우월하다는 것이 아니라, 양쪽 모두 장단점이 있으며 자동차 회사들이 이 방식을 선택하는 이유를 말씀드리는 겁니다.
토션빔, 멀티링크가 뭐기에
CTBA(Coupled Torsion Beam Axle)라는 것은 현대기아차가 사용하는 용어로, 바퀴 양쪽이 좀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어진 방식이라는걸 강조하고, 기존 토션빔 방식이 '낡은방식'이라는 인상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우선 토션빔이 뭔지를 알아봐야겠습니다.
위 그림은 맥퍼슨 스트럿 방식 앞바퀴와 토션빔 방식의 뒷바퀴의 단순화 된 구조도 입니다.
얼핏 보기에도 앞바퀴 부분이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것이 눈에 보이시지요.
뒤쪽 구조도를 좀 더 멀리서 보면 이렇게 생겼지요. (실제 CTBA는 이렇게 생기지 않았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사진을 구할 수 없어서요)
트레일링암을 이용하면 구조가 단순해지고, 더 가벼워지고, 고장도 적게 납니다.
뒷좌석 부분 공간도 훨씬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됩니다.
신형 아반떼가 천장 높이는 더 낮아지면서도 뒷좌석 공간은 더 넉넉해진 것이 이같은 서스펜션을 선택한 덕분입니다.
무엇보다 가로로 강력한 빔을 설치해야 하므로 측면 충돌 안전성이 높아지고, 후면 추돌 안전성도 높아집니다.
"그래? 김기자 말대로면 안전을 중시한 차는 다 토션빔 방식을 써야겠네?"
그건 아닙니다.
멀티링크는 운동성능만 놓고 보면 구조상 더 이상적인 방식이어서 상당수 메이커들이 멀티링크를 이용합니다.
그러나 토션빔이 없는차는 반드시라고 할 만큼 가로빔을 설치해야 하는데, 빔을 추가하면 결국 무게가 늘고 공간이 좁아집니다.
그럼 멀티링크는 어떨까요?
위 사진은 피아트의 멀티링크입니다만. 그림이 세밀하게 잘 나와있네요. 서스펜션구조가 우수해 바퀴가 정확하게 위아래로, 좌우가 서로 영향을 미치지 않고 움직일 수 있게 돼 있습니다.
그러나 멀티링크라고 해서 모두 같은 것은 아니고, 구조는 메이커마다 천차만별입니다.
그러나 이 구조를 선택하면 서스펜션 공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뒷좌석 공간이 좁아집니다. 스프링하 중량의 증가도 일어나구요.
요즘의 강화된 충돌시험에 따른 별도의 안전 빔을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소형차에 적용이 쉽지 않습니다.
토션빔은 싸구려 소형차에만 쓰이는거 아닌가요?
토션빔은 경차 및 소형차에 많이 활용됩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공간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요.
그런데 정말 싸구려에만 장착되느냐면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아는 유명한 준중형 차들도 토션빔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우디 TT & 폭스바겐 골프 4세대
TT는 스포츠카, 골프는 절묘한 핸들링의 교과서라는 점을 알고 계실겁니다.
그런데 이들이 바로 트레일링암 방식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 그룹이 원가절감을 이유로 서스펜션이 형편없는 차를 내놨을 것 같지 않습니다. 공간,무게 등과 타협은 해야 했겠지요.
혼다 시빅
혼다 시빅도 트레일링암을 이용합니다.
그림은 유럽과 북미에 판매되는 혼다 시빅R인데요. 스포츠 성능을 강화해 혼다에서 가장 스포티한 소형모델인데도 불구하고 트레일링암을 채택한거죠.
도요타 매트릭스&코롤라
도요타의 북미 인기모델인 매트릭스도 트레일링암을 이용합니다. 이 차와 플랫폼을 거의(!) 공유하는 일본 베스트셀러 모델인 코롤라는 기존 모델은 확실히 트레일링암이었는데, 이번 모델은 어떤지 정확히 모르겠네요.
GM대우 라세티 프리미어
외국 자료에서 찾아보니 홀덴 시보레 크루즈 (GM대우 라세티 프리미어)가 토션빔을 이용한다고 돼 있네요. 제가 이 차의 아래를 보지는 못했는데, 맞나요?
마치며-현대차 이미지는 기술과 잠시 떼놓자
신형 아반떼를 시승해보니, 토션빔을 썼느냐 아니냐는 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일찌감치 토션빔을 이용한 준중형차들을 타봐도 전혀 문제가 될게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현대차는 소비자들에게 여간 밉보인게 아닙니다.
나보다 연봉 많은 귀족노조가 있는 회사, 내수와 수출형의 차별, 국내서 더 비싸게 파는 회사, 불친절, AS의 어려움, 계속 올리는 차량 가격, 고장많은 자동차, 원가를 줄여서 있던 기능도 빼는 회사...
이런 부정적 관점들이 현대차라는 기업 이미지에 덧씌워져 있기 때문에 '신형 아반떼가 토션빔을 채택한 것은 원가 절감으로 회사의 사리사욕을 챙기기 위한 것' 이라고 단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정말 현대가 돈 때문에 그랬나' 싶은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술을 바라볼 때는 최대한 선입견이 없이 바라보고자 합니다.
현대차의 토션빔 방식은 승차감과 운동성능에서 별반 손해를 끼치지 않았고, 반면 공간활용이나 차체 경량화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더불어 이전 아반떼에 비해 충돌 안전성능도 향상됐구요.
그러니 시승기에도 좋다고 쓸 수 밖에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대의견은 대체로 아반떼와 포르테가 토션빔(CTBA)을 이용했기 때문에 승차감이 떨어지고 운동성능도 부족하다는 글이 대다수인데요. 이런 글을 적어주시는 분들은 토션빔 방식이 기존 멀티링크 방식에 비해 원가절감이 될 뿐, 다른 이점은 거의 없다고 보시는 것 같습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지적하는 것과 같이 원가 절감 효과도 꽤 크다고 합니다. 토션빔을 구성하면 멀티링크에 비해 부품수도 줄고, 구조도 단순해져 원가가 줄어듭니다.
그러나 사실은 토션빔은 이점이 많은 구조고, 사용되는 범위도 적지 않다는 점을 말씀 드리려 합니다. 결코 멀티링크에 비해 토션빔방식이 우월하다는 것이 아니라, 양쪽 모두 장단점이 있으며 자동차 회사들이 이 방식을 선택하는 이유를 말씀드리는 겁니다.
토션빔, 멀티링크가 뭐기에
CTBA(Coupled Torsion Beam Axle)라는 것은 현대기아차가 사용하는 용어로, 바퀴 양쪽이 좀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어진 방식이라는걸 강조하고, 기존 토션빔 방식이 '낡은방식'이라는 인상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우선 토션빔이 뭔지를 알아봐야겠습니다.
위 그림은 맥퍼슨 스트럿 방식 앞바퀴와 토션빔 방식의 뒷바퀴의 단순화 된 구조도 입니다.
얼핏 보기에도 앞바퀴 부분이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것이 눈에 보이시지요.
뒤쪽 구조도를 좀 더 멀리서 보면 이렇게 생겼지요. (실제 CTBA는 이렇게 생기지 않았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사진을 구할 수 없어서요)
트레일링암을 이용하면 구조가 단순해지고, 더 가벼워지고, 고장도 적게 납니다.
뒷좌석 부분 공간도 훨씬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됩니다.
신형 아반떼가 천장 높이는 더 낮아지면서도 뒷좌석 공간은 더 넉넉해진 것이 이같은 서스펜션을 선택한 덕분입니다.
현대 i20. 소형차급이지만 트레일링암을 이용해 뒷좌석과 적재 공간을 늘렸다.
무엇보다 가로로 강력한 빔을 설치해야 하므로 측면 충돌 안전성이 높아지고, 후면 추돌 안전성도 높아집니다.
"그래? 김기자 말대로면 안전을 중시한 차는 다 토션빔 방식을 써야겠네?"
그건 아닙니다.
멀티링크는 운동성능만 놓고 보면 구조상 더 이상적인 방식이어서 상당수 메이커들이 멀티링크를 이용합니다.
그러나 토션빔이 없는차는 반드시라고 할 만큼 가로빔을 설치해야 하는데, 빔을 추가하면 결국 무게가 늘고 공간이 좁아집니다.
그럼 멀티링크는 어떨까요?
위 사진은 피아트의 멀티링크입니다만. 그림이 세밀하게 잘 나와있네요. 서스펜션구조가 우수해 바퀴가 정확하게 위아래로, 좌우가 서로 영향을 미치지 않고 움직일 수 있게 돼 있습니다.
그러나 멀티링크라고 해서 모두 같은 것은 아니고, 구조는 메이커마다 천차만별입니다.
피아트 멀티링크
그러나 이 구조를 선택하면 서스펜션 공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뒷좌석 공간이 좁아집니다. 스프링하 중량의 증가도 일어나구요.
요즘의 강화된 충돌시험에 따른 별도의 안전 빔을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소형차에 적용이 쉽지 않습니다.
토션빔은 싸구려 소형차에만 쓰이는거 아닌가요?
토션빔은 경차 및 소형차에 많이 활용됩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공간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요.
그런데 정말 싸구려에만 장착되느냐면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아는 유명한 준중형 차들도 토션빔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우디 TT & 폭스바겐 골프 4세대
TT는 스포츠카, 골프는 절묘한 핸들링의 교과서라는 점을 알고 계실겁니다.
그런데 이들이 바로 트레일링암 방식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 그룹이 원가절감을 이유로 서스펜션이 형편없는 차를 내놨을 것 같지 않습니다. 공간,무게 등과 타협은 해야 했겠지요.
혼다 시빅
혼다 시빅도 트레일링암을 이용합니다.
그림은 유럽과 북미에 판매되는 혼다 시빅R인데요. 스포츠 성능을 강화해 혼다에서 가장 스포티한 소형모델인데도 불구하고 트레일링암을 채택한거죠.
도요타 매트릭스&코롤라
도요타의 북미 인기모델인 매트릭스도 트레일링암을 이용합니다. 이 차와 플랫폼을 거의(!) 공유하는 일본 베스트셀러 모델인 코롤라는 기존 모델은 확실히 트레일링암이었는데, 이번 모델은 어떤지 정확히 모르겠네요.
GM대우 라세티 프리미어
외국 자료에서 찾아보니 홀덴 시보레 크루즈 (GM대우 라세티 프리미어)가 토션빔을 이용한다고 돼 있네요. 제가 이 차의 아래를 보지는 못했는데, 맞나요?
마치며-현대차 이미지는 기술과 잠시 떼놓자
신형 아반떼를 시승해보니, 토션빔을 썼느냐 아니냐는 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일찌감치 토션빔을 이용한 준중형차들을 타봐도 전혀 문제가 될게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현대차는 소비자들에게 여간 밉보인게 아닙니다.
나보다 연봉 많은 귀족노조가 있는 회사, 내수와 수출형의 차별, 국내서 더 비싸게 파는 회사, 불친절, AS의 어려움, 계속 올리는 차량 가격, 고장많은 자동차, 원가를 줄여서 있던 기능도 빼는 회사...
이런 부정적 관점들이 현대차라는 기업 이미지에 덧씌워져 있기 때문에 '신형 아반떼가 토션빔을 채택한 것은 원가 절감으로 회사의 사리사욕을 챙기기 위한 것' 이라고 단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정말 현대가 돈 때문에 그랬나' 싶은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술을 바라볼 때는 최대한 선입견이 없이 바라보고자 합니다.
현대차의 토션빔 방식은 승차감과 운동성능에서 별반 손해를 끼치지 않았고, 반면 공간활용이나 차체 경량화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더불어 이전 아반떼에 비해 충돌 안전성능도 향상됐구요.
그러니 시승기에도 좋다고 쓸 수 밖에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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