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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흥미꺼리/취재 뒷담화

양재동 현대차 사옥 앞 머리띠 착용이 금지된 사연

현대차 양재동 사옥 앞에서 동희오토 등 일부 노조가 시위에 성공 했다는 사실을 지난번 기사에서 다룬 적이 있는데요.

당시 차도에 버스를 세워서 막고, 현대차측 직원이 나와서 함께 현대차 지지 시위를 하는 한편, 노조의 시위 모습을 일반인이 보지 못하도록 에워싸는 등의 고난이 기법으로 시위대의 플랭카드가 노출되는 것을 막았었지요.
관련글: 현대·기아차 사옥에서 감히 시위를? 직원 불법 동원해서 가려버려!

요즘은 현대차측이 그 장소에 시위 허가를 먼저 내고 시위를 하는척 하면서 하릴없이 시간을 떼우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현대차에 대한 옹호 캠페인인데, 아마 시위하시는 분들은 시위당직인가보죠?

플랭카드 내용이 '새로운 노사문화 글로벌 최고기업'이군요.

참 새로운 노사문화인것 같기는 합니다.

그나마 이 정도의 인원만 배치된 것은 법원이 세워놓은 다음과 같은 표말 때문입니다.

자세히보면 현대차가 시위에 참가했던 인물들에게 뭔가 채무를 안겨준 모양입니다. 아마 업무상 손해배상 등을 청구해 승소한게 아닐까 싶은데,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채권자 현대차가 채무자 동희오토 노조 측에 채무자로서 금지사항을 받아낸 모양입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 지나치게 광범위 합니다. 이 정도면 절대 시위하지 말고, 그와 비슷한 짓도 해선 안된다는 취지의 법인가요?

황당한 금지내용은 이렇습니다.
- 플래카드, 머리띠,조끼, 어깨띠 등을 두르는 행위 (조끼도 벗어야 하고, 여자분들은 머리띠를 풀러야 하나요? 어께끈까지? 헉...)
- 현수막, 피켓을 걸거나 들고 있는 행위
- 유인물을 배포하거나, 언론출판물에 광고하거나, 인터넷에 게시하는 행위
- 임직원에게 접근하는 행위 (이건 좀...)
- 반경 10미터 이내에서 노숙을 하거나, 빨래를 널거나, 드러눕는 행위


그런데 재판관이 위트가 있는건지. 현대차가 마음에 안드는 구석이 있었는지

이 고시에는 <표현목록>이라는 항목도 들어있습니다.

금지된 표현 (그러면서도 한번 더 공개해주신)내용은  이렇습니다.
- 정몽구는 수천억 해먹고도 집행유예, 비정규직은 최저임금 올려달랬더니 해고 구속되는 이 더러운 세상
- 기아차 서산공장 동희오토 비정규직 문제 해결하라! 정몽구가 나서라 동희오토.
대박히트 상품 모닝 생산, 최초의 100% 비정규직 공장, 생산직 900명 전원이 하청업체 계약직, 현대기아차 그룹의 법 위장도급 회사.
실제 경영권 정몽구 회장. 노동조합 설립 이유로 계약해지. 징계해고, 업체 폐업 등으로 100여명 해고
- 동희오토 진짜 사장은 나다! -몽구-
- 원청 사용자성 인정
- 월급은 비정규직 3분의1, 잔업특근 회사맘대로, 필요할땐 하청 계약직으로, 필요없으면 계약해지.노조만들면 업체폐업.
- 아버지 따라하면 안됩니다! 정의선 부회장! 부모를 잘 만난 당신은 실장으로 입사해 10년도 안돼 부회장에 오르지만, 우리 노동자들은 10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으로 가난을 벗어날 길이 없습니다.
당신은 모르겠지만, 당신의 아버지가 당신에게 물려준 1조7천억. 그 어마어마한 돈에는 우리 비정규직의 피눈물이 숨어있습니다.
우리는 이제라도 당신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박한 외침에 귀 기울이길 기대합니다.
디자인 경영으로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차세대 경영자답게 아버지의 노동탄압과 같은 구태의연함은 배우지 않길 바랍니다.
-모닝은 기아차 맞고, 모닝 만드는 노동자는 기아직원 아니고? 동희오토 문제 정몽구가 나서라!


한분이 현대차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던데요. 현대차가 시위 허가를 받았다고 해도 아마 1인 시위는 용인이 되는 모양이지요?

그러나 위의 법적인 문제로 입 한번 열지 못하고, 플래카드도 들지 못하고 저렇게 내려놓고 있군요.

이거 참 새로운 노사문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