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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신기술

LPG 하이브리드…찬반 양론도



오늘 기아차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 모하비 수소연료차 공개 행사장에 다녀왔습니다. 이들 차량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마뜩찮은 반응입니다.

1. 디젤진영 : 연비 떨어지는 LPG가 어떻게 친환경인가

박영후 한국보쉬디젤부문 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연비가 떨어지는 LPG 엔진을 어떻게 환경친화적이라고 하는가"라며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디젤이 연비도 더 뛰어나고 CO2 배출량도 적기 때문에 유럽 등은 대부분 디젤을 기반으로 하이브리드 차를 만들고 있는데, 한국만 유독 LPG를 이용한다는 것이죠.

박사장은 하이브리드에 대한 정부 지원에도 반기를 들었습니다. "CO2 발생량으로 보면 디젤 일반차량이 하이브리드를 장착한 휘발유차보다 오히려 뛰어난데 굳이 하이브리드 차량만 지원하겠다는 정부 시책을 이해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CO2 발생량이 적은 디젤차량에 오히려 환경개선분담금을 내도록 해 디젤차량의 판매를 저해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최근 출시되는 디젤차는 DPF(미립자필터)를 통해 분진등의 공해물질도 적게 나오는데도 말입니다.

오늘 행사장에서 대림자동차대학 김필수교수는 "현대 기아차는 LPG를 이용해 틈새 시장을 노리고 있지만, 디젤에도 눈을 돌려야할 것으로 보인다"며 "유럽에서 연구중인 디젤 하이브리드 차량이 등장하면 그 획기적인 연비 때문에 파급력이 대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LPG차량의 경우 해외시장에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못해 수출도 어렵다는 문제도 지적됐습니다.

2. 특정기술에 지원하는건 불합리

유럽은 CO2 발생량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어떤 방법을 이용했든 세금혜택등을 주는데 비해, 우리 정부는 굳이 하이브리드만 지원하기 위해 골머리를 싸매고 있는것도 웃기는 일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말입니다.

게다가 국산 하이브리드만 지원한다면 통상마찰이 우려되므로 모든 하이브리드를 지원해야 하는데, 그러면 렉서스 LS600h 등 연비도 나쁘고 값도 비싼 수입 대형 하이브리드까지 세금혜택이나 구매혜택 등 지원이 돌아가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내 소비자들의 세금으로 수입차를 돕는 정책을 낼 수 없으니 정부는 얼마나 골치가 아플까요.

환경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명확히 정해진것은 없다"면서도 "가격의 상한선을 둬서 (예를 들어) 3천만원 이하 하이브리드차만 지원하는 방안이 나올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3. 1000만원 더 내고 월 10만원 절약하기?

오늘 나온 포르테 하이브리드의 경우 운행비 절약 수준이 신차 가격차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로 꼽힙니다.

기아차에 따르면 1.6리터급 포르테 LPG 하이브리드 차량은 연비가 17.2km/ℓ 로 1년간 2만km를 주행하는것을 가정하면 유류비가 104만원입니다. 포르테 가솔린 모델의 연간 주유비(202만원) 대비 98만원 저렴합니다. (가솔린 가격 : 1534원, LPG가격 : 895원 기준)

그러나 전문가들은 하이브리드 신차의 가격이 가솔린 대비 최소 1000만원 가량 비쌀 것으로 내다봅니다. 차량을 운행하고 10년이 넘어야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계산입니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 측도 "정부 보조금을 통해 가격차를 어느정도 만회해야 정식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전문가들은 최소 10년에 한번씩 차량에 내장된 배터리와 관련 부품을 교체해야 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경제적 이익을 보기는 더 어려울 것 같습니다.

4. 운행 편의성 떨어져

실제 하이브리드차를 운행해 본 사람들의 반응도 양쪽으로 나뉩니다. 강동구청에서 베르나 하이브리드 차량(판매가격 2400만원)을 운행해본 한 직원은 "차가 무거워 가속이 더디고 연비도 그다지 높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현대차측은 "하이브리드 시스템 품질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에 올해 8월 나올 하이브리드차는 훨씬 나은 품질을 낸다"고 말했습니다. 시승해본 기자들도 신형 하이브리드가 훨씬 나아졌다고들 합니다.

5. 고압전류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 불안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에 대한 우려를 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는 리튬이온배터리가 수소메탈전지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져 발화나 폭발의 우려가 있다고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리튬이온폴리머는 핸드폰에 장착할 정도로 안정적이지만, 차량에 장착하는 이 배터리는 전압이 100~300V 수준으로 높은 고압이고 배터리 용량도 핸드폰의 수백배 수준입니다. 때문에 사고시 폭발이나 화재, 감전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우려입니다. 실제로 사고가 나면 소방관들은 임의로 차를 분해하고 안의 사람을 꺼낼 수가 없다고 합니다. 잘못해서 고압선을 건드리면 감전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림자동차대학 김필수교수는 "LG화학이 만든 리튬이온배터리는 수소메탈전지에 비해 오히려 발열도 적고 안정적이어서 안전문제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미국 GM등이 개발중인 전기차에도 같은 전지가 공급된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여러가지 논란은 있지만, 한편으로는 어쩌면 우리가 세계 최고의 하이브리드차 생산국가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