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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기아 쏘렌토R (XM)

신형 쏘렌토 직접 만나보니…SUV가 아니었네

"SUV라고요? 크로스오버 세단이예요"

마케팅 문구로 들릴지 모르지만, 차를 직접 보면 공감하는 독자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일산에 위치한 한 스튜디오에서 기아 쏘렌토를 직접 만나게 됐다. 대형 스튜디오의 커다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안에는 쏘렌토 3대의 뒷모습이 보였다.

아니, 뒷모습만 봐서는 쏘렌토가 아닌 새로운 CUV인줄 알았다. 그만큼 차가 낮고 날렵해 보였다.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실제 천장이 크게 낮은 것은 아니고(15mm 낮음), 천장이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형상이어서 차가 낮아보인다고 설명했다.


앞 모습을 보니 로체나 포르테등 요즘 날렵한 기아차 라인을 떠올리게 했다. 갑자기 데자뷰가 일어난듯 혼란스러웠다.

최근 렉서스가 신형 RX350을 내놓으면서 SUV가 아니라 '크로스오버 세단'을 표방하고 나섰던 점이 오버랩됐다.

왜 SUV를 세단이라고 판매하는 것일까. 세계적으로 SUV 시장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국내서 SUV의 대명사 랜드로버나 JEEP브랜드 판매량이 한달에 10대 수준에 머무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때문에 새로 나오는 SUV는 더 이상 SUV의 이미지가 아닌 세단의 이미지를 입는다. 세단과 SUV의 중간적인 성격을 띄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SUV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소음진동(NVH), 연비, 고속 주행성능을 모두 세단 수준으로 높이고 도심 주행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이 요즘 추세다. 반면 SUV 특유의 실용성이나 약간의 험로에서도 거칠 것 없이 달리는점은 그대로 살리고 있다.

◆ 세계 최고의 놀라운 R 엔진

SUV의 가장 큰 취약점은 연비라고 그동안 생각해왔다. 디젤엔진은 토크가 약간 높은 반면 마력은 휘발유차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쏘렌토 2.2리터 디젤모델은 기존 선입견을 완전히 깨뜨릴만하다.

신형 R엔진을 장착한 쏘렌토 연비는 14.1km/l, 마력은 200마력, 토크는 44.5kg·m로 연비면 연비, 마력이면 마력, 토크면 토크... 동급에서는 경쟁할 차가 없다. 국내에 나온 차중 우위에 있다는 것이 아니라 지구상에 현존하는 엔진 중 가장 뛰어난 수준이라는 것이다.

BMW X3등에 장착되는 2.0d엔진도 177마력에 그친다. 차 급은 다르지만 '폭스바겐 골프 GT 스포츠 TDI(170마력, 35.7kgm, 14.6km/l)'와 비교를 해도 훨씬 앞선다.

대체 어떤 방법과 기술로 이런 엔진이 갑자기 튀어나오게 된 것인지 그게 궁금할 따름이다.

비로소 마무리까지 완성됐다

스튜디오의 쏘렌토는 촬영관계상 일부 부품이 분해돼 있는 등 완전한 상태가 아니어서 세부적인 완성도를 말하기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이 차는 디자인에서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기존 기아 모하비나 현대 베라크루즈는 전반적인 디자인이 잘 됐으면서도 마무리에서 지나치게 서두른듯한 어설픔이 느껴졌더랬다. 그 다양한 시도들이 쏘렌토에 와서 비로소 완성된 듯하다. 예컨데 보닛과 휀더 사이에 틈을 만들어 놓은 디자인은 폭스바겐 골프 등 유럽차에서 간혹 발견되지만 국산차에선 처음 보는 것이어서 신선하다.

차체의 전반적인 밸런스(proportion)가 뛰어나고 빈틈 없이 꽉 짜여진 느낌이 든다. 모하비의 뒷모양이 평평한데다 벙벙한 미국차 느낌이 들었다면 이 차는 고급스럽고 세련된 유럽차나 일본차 느낌이다. 골리앗의 느낌이 아니라 작고 야무진 다윗의 느낌이다.


실내 구성과 옵션도 향상

완전히 풀플랫으로 접혀들어가 짐칸으로 사용될 수 있는 2열 3열 시트가 매력적인데, 2열시트는 뒤로 상당한 각도로 기울어지기 때문에 눕다시피 앉을 수 있다. 3열시트는 좁긴하지만 구색맞추기가 아니라 제대로 앉을 수 있는 자리라고 말할 수 있겠다. 물론 성인은 머리가 천정에 닿고 무릎이 앞좌석 등받이에 닿지만 어린이들은 문제없겠다.

3열을 위해 별도의 공조장치와 에어덕트가 있고, 천정은 '파노라마 글래스루프'라서 유리로 돼 있으니 개방감도 나쁘지 않았다. 물론 이들은 옵션사항이다. 옵션으로 치자면 통풍시트에 제논라이트 등 실로 다양하게도 갖췄다.

그러나 차체자세제어장치,ABS,TCS, 운전석과 동승석(조수석) 에어백은 더 이상 옵션이 아니다. 기본 장착했다는 것이다. 비로소 한국에도 안전을 생각하는 차가 나오게 됐구나 싶어서 매우 기쁘다.

신형 쏘렌토의 가격은 디젤 2.2리터 기준으로 2700만원~3300만원대, 휘발유 모델은 2300만원~2800만원, LPI모델은 2400~2900만원대다. 여기에 4륜구동을 장착하면 200만원이 추가된다.



(올린 사진이 적어 죄송합니다. 부지런히 더 올리겠습니다. 전면 사진일부는 우선 닷컴 화보에 올렸습니다.)

▶ [닷컴화보] 신형 쏘렌토 직접 만나보니 - (1)